돌아온 여행자에게 - 여행을 마친 뒤에야 보이는 인생의 지도
란바이퉈 지음, 이현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 틈만 나면 해외로 나가곤한다. 요즘은 직장생활의 지루함과 회의감이 극에 치달아서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멀리 여행을 가볼까 싶은 생각도 한다. 내 인생에서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저당잡힌 청춘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지배당하고 있는 참이다

 

대만 작가가 쓴 책은 거의 읽어 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대만 사람. 어지간히 여행을 많이 다녔나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가 대만이고, 틈만 나면 비행시간도 짧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깨끗한 곳인 대만으로 향하곤 하는데 그 나라 사람은 대만이 지긋지긋한가보다. 내가 한국을 느끼는 것처럼.

 

무작정 여행을 다닐까 싶다가도 멈칫하게 만드는 건, 내가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벌 수 없다면 또 다시 불안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모은 돈은 금방 바닥날 것이고, 나이는 어중간해지고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스펙없이 중소기업 전전하다가도 경력 단절이 생기면 더 답이 없다. 여행을 다녀도 마음이 편해야 여행이 즐거운데 그렇지 않으면, 좋은 곳에 가도 그 곳이 내게 좋게 느껴질리가 없다. 그런 걸 보면 나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한, 타협하기 쉬운 보통의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싶다. 그런데 이런 나의 막연한 생각을 저자가 동의해주고 있다. 가장 큰 도전은 늘 똑같은 일상을 항상 패기있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런 경우에는 슬로라이프를 해보라고 권해준다. 주변 사람과 사물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보라고 한다. 여행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늘 현실을 도피하기만을 바랐던 내가 왜 일상의 지루함에 짓눌려버렸는지 알게 되었다. 그 어떤 호기심도 없이 무관심하고 별다른 능동적인 활동도 하지 않고, 늘 같은 생활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퇴근하면 그저 피곤하다는 이유로 유튜브를 보거나 책 조금 읽다가 금방 잠들어버린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었다.

 

예전에 유튜브로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들도 지긋지긋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호기롭게 세계여행을 시작한 듯 보였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곳에 가도 즐거움이 생기지 않고, 새로운 것을 보아도 늘 비슷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여행 슬럼프를 겪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행도 기간이 계속되면 마음은 이미 집에 있게 되는 슬럼프가 도래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일상을 충실히 영위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답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여행 없는 삶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여행을 하기 전에는 꼭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하고 가라고 저자가 권유해준다. 모두 내가 마음으로 느꼈지만 확신할 수 없었던 점들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많은 나라를 다녀보고 느꼈던 것이기에 나의 막연했던 생각들이 확신이 되었다.

 

밸런스'. 살면서 가장 진리로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 어떤 것도 과중해지거나 부족해지면 깨진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이다. 밸런스 있는 삶을 유지하는 게 가장 현명한 삶에 대한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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