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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단식 - 머리를 쓰지 않고 발로 뛰지 않는 IT 중독을 벗어나라
엔도 이사오 & 야마모토 다카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디지털을 단식하라. 왠지 엉뚱한 말로 들린다. 디지털 없이 사는 삶은 도태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이 더해가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강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를까.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회사 내에서의 디지털 사용 빈도를 축소하라고 충고한다.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많고 관료제 못지 않게 융통성 없이 처리되는 일이 많아짐에 따라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말이다.
나는 방송이라는 특수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디지털의 활용보다는 편집 툴과 같은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쓰는 빈도가 높아서 예외일 수 있다. 그러나 IT 분야 뿐만이 아니라 왠만한 다른 분야의 직장에서는 1인 1컴퓨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바야흐로 이런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렇게 생각했다. 사원을 채용할 때 OA에 익숙한 사원을 선호하고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함은 이제 기본이 되었다.
사실 이런 시대적인 흐름과 기업 문화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직원들은 이 책을 읽고 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을 듯 하다. 이메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의 방법 시도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혼자서 이런 방법을 활용함에는 분명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각 기업의 CEO를 비롯한 임원급 사원들이 읽고 고찰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야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쉽게 공감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이런 사례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기 때문인 듯 하다. 막연히 디지털을 이용한 일처리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아날로그로서의 변화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요컨대 원론적인 부분에만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씁쓸함과 안타까움만 남긴 채 덮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