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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와서 미안해, 라오스
정의한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6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라오스라는 국가가 아시아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히 어떤 곳이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몰랐었다. 가까운 곳이 아닌 유럽 여행을 먼저 한 나는 언제나 아시아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티벳이다. 수많은 여행서에서 티벳을 접했고 책을 읽을수록 환상은 커져갔기 때문이다.
라오스를 책으로 만난 것은 이 책이 처음인데 사실 어떤 독자가 읽어도 라오스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인다. 이 책을 왜 만들었나 싶을만큼 라오스에 대한 애정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아시아 한 곳의 후진국에서 영어도 통하지 않고 상식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입에도 맞지 않는 음식들에 대한 소개에 그친 것으로 보였다. 책의 말미에 라오스에 대한 감사함을 억지로 붙여놓으면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보통 여행서는 가이드북이 아닌 이상 문학만큼 유려한 문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는 저자가 여행지에서 얼마나 감상적이고 여행을 즐겼는지를 사진이 아닌 글에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저 여정을 풀어놓은 것에 불과한 듯 보였고 불행 중 다행으로 몇몇 사진이 이를 상쇄해준 듯 했다.
라오스가 티벳만큼 매력적인 곳일 수 있어도 이 책으로 그 매력을 발견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것 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