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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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따끈따끈한 신간을 챙겨보는 유일한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더 잡>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이번 추석 연휴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귀재이기에 이번에도 어떤 소재를 갖고 독자들을 찾아주었는지 기대되었고, 역시나 그의 여느 작품들 못지 않게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소도시에서 뉴욕으로 성공을 쫓아 온 네드 앨런. 컴퓨터 잡지의 광고영업인으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그의 회사가 날벼락같이 폐간이 되어버리고 그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다른 직업을 찾아서 발로 뛰어다니게 된다. 그러던 중 고교 동창이었던 제리를 만나게 되고 그가 제안한 투자 관련 일을 하게되면서 이내 그가 돈세탁의 운반책이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된다. 이미 중대한 약점을 잡힌 이후라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게 되었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제리에게 복수하게 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속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잘 나가며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던 중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 속도가 놀라울만치 빠르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나락이 깊어지기에 독자들 또한 놀라움을 느낄 정도다. 무엇보다도 <더 잡>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서 뉴욕으로 무작정 가게 된 주인공을 통해서 미국사회에서의 뉴욕이 어떤 상징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통해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냉철히 보여주는 것이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의 또 다른 묘미다.

 

역시 이번에도 더글라스 케네디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빅 픽처>처럼 좀 더 기발하고 신선한 소재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딘가 다르게 그 후의 작품들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의 명성을 널리 알려 준 <빅 픽처> 같은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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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편 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이만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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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잘 하는 머리는 정말 따로 있을까?' 고등학교 내내 이런 의문을 품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과목도 물론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학, 과학에는 영 소질이 없었기에 꿈을 쫓아서 문과를 간 게 아니라 싫어하는 과목들을 피해서 문과로 갔다. 그 후 고2때부터 수학 시간에는 진도를 따라갈만하면 놓치기 마련이었고 단과 학원도 열심히 다녀봤지만 결국 수학을 좋아하는 것도 실패였고, 잘 하는 것도 실패였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입시에 대한 부담이 없이 수학을 대하고 공부하면 그 때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뭐든 공부라는 것이 그야말로 학문으로 대해야지 점수 잘 받으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 바로 이것이 이 나라 교육의 가장 큰 맹점이다. 그리고 난 그 희생양이라고 뒤늦게나마 스스로 조금의 합리화를 보태서 위로해본다.

 

수학 교수가 수학의 역사를 찾아서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에 자못 흥미롭다. 고등학교 때 한번 쯤은 들어봤던 피타고라스의 정리, 피보나치 수열 등이 탄생한 지역으로 떠나서 직접 그 흔적을 찾아보는 여정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도 여행기로서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주 오랜 수학의 역사가 탄생한 이집트에서는 국가의 정치적인 불안함의 연속으로 인해 잘 보존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하자면 수학의 역사를 쫓은 여행기라는 취지는 좋았으나 성과는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를 표현하는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수학은 그 말만으로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수학을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으로 여기기보다는 따분하고 복잡하며 어려운 학문으로 여기기 때문인지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수학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2권을 읽어보기 전에는 좀 더 수학과 가까워진 후 나머지 여정을 따라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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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마실 - 커피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골목을 거닐다
심재범 지음 / 이지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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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을이다. 독서와 커피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는 이 매력적인 계절을 하루 하루 제대로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매일 출근길에 커피를 산다. 걸어서 출근하는 길은 커피전문점들이 많이 모여 있는 테헤란로 부근이라서 다양한 커피를 맛 볼 수 있는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일까.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파리만 날리는 커피전문점들도 꽤 많이 보인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가격대가 많이 낮은 편이다.

 

아메리카노보다는 라떼를 즐겨 마시는데 며칠 전 회사 근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라떼를 사 먹고는 다시는 가고 싶지가 않아졌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만을 내세워서일까 커피맛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게 이 커피전문점의 라떼 맛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매일 커피를 접하다보니 커피맛을 알게 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대가 약간 부담이 되어도 스타벅스나 커피빈을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싸구려 커피를 먹을바엔 믹스커피가 낫기 때문이다.

 

커피를 즐기다보니 커피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지고 내가 마시는 커피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겼다. 커피전문점이 과포화 상태에 있는 한국에서 과연 퀄리티 높은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전문점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기내 바리스타 승무원인 저자가 영국, 프랑스, 미국 그리고 일본의 유명 커피전문점들을 기행한 기록을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단순히 맛 좋은 커피전문점들의 방문을 가볍게 읽는 것이 아니라 커피와 관련한 전문 용어를 알고 커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전문지식이 있어야 이 책을 온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렇지 못한 내게 여러 용어들은 낯설 뿐인데다가 나같은 독자들을 위하지 않은 저자의 다소 불친절함이 아쉬웠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다른 곳보다도 영국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퀄리티가 높다는 것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의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커피보다는 티를 더 즐겼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여러 커피전문점을 방문하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내게 커피는 일주일에 5일 동안의 피로를 그나마 조금은 물리쳐주는 역할을 하는 음료에 불과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커피를 마시고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런 환경에서 단순히 커피를 그런 용도로만 대하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커피전문점의 수만큼 질 좋은 커피를 소개해주는 곳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미각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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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소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3 링컨 라임 시리즈 3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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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마다 내게 하나의 통풍구가 되어주는 것은 바로 '책'이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픽션, 즉 서스펜스로 일상을 그나마 회피해보고 싶은 소박한 욕심 채우기에만 만족하고 있는 나 자신의 미래가 걱정될 때도 있건만, 워낙 '스토리'를 좋아하는데다가 서스펜스라면 고도의 집중력으로 읽어 내려가는 활자중독을 가진 나를 누가 말리랴.

 

그런 나에게 미국 서스펜스 시리즈는 일본의 그것만큼이나 흥미롭다. 여러 작가들의 시리즈를 접해보고 있지만 '제프리 디버'의 시리즈를 지금에서야 접하게 된 것은 내가 일부러 좀 더 늦게 접해보기 위해서 미뤄두었기 때문이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그만큼 기대가 크기에 섣불리 읽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라고나 할까. 사실 지금의 나는 이런 픽션보다는 차라리 다른 장르의 책에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미국 서스펜스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카페타 시리즈는 오랜 공백으로 인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할 판이고,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특징 없는 비슷함의 연속에 잠시 손을 놓고 있다. 그러던 내게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는 하나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고나 할까. 무엇보다도 비슷한 캐릭터의 주인공들과 달리 장애인으로서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며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링컨 라임 캐릭터가 독자를 매료시킨다. 비록 <곤충 소년>이 링컨 라임 시리즈의 첫 번째가 아니기에 색스와의 로맨스가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은 가히 최고라고 평하고 싶다.

 

지금까지 접했던 대도시를 공통적으로 배경으로 한 시리즈와는 달리 이 책 속의 배경은 미국 남부지방의 시골 이다. 도시와는 다른 문화가 경찰 수사에도 스며들었기에 체계와 형식이 없고, 조용한 시골마을이라서 큰 범죄 또한 드물게 발생하는 지역인 것이다. 바로 이 곳에 링컨 라임과 색스는 라임의 장애 수술을 하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그 지역 경찰로부터 살인사건 수사 의뢰를 받게 된다. 사건의 용의자로 속칭 곤충소년이라고 불리우는 개릿 핸런이 의심을 받고 있고 그를 쫓는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색스의 돌발행동과 믿었던 주변인들의 반전으로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된다.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독자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일 정도다. 그렇기에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호흡이 짧다고나 할까. 그것이 바로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싫증을 단숨에 가실 수 있게 한 링컨 라임, 그의 활약상을 기대하고 있는 나는 벌써 그 매력에 매료되어 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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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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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누군가와 핸드폰이 서로 바뀐다면? 짜증부터 날 것이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다가, 요즘처럼 핸드폰이 다양해지고 케이스까지 다양해서 그럴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로맨틱 스토리의 대가(?) 기욤 뮈소가 바로 핸드폰이 바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해준다. 그 과정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억지스러움에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뭐 어떠랴 기욤 뮈소의 이야기에는 중독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셰프인 한 남자와 플로리스트인 전직 경찰이었던 한 여자, 둘은 뉴욕의 공항에서 우연히 부딪치게 되어 핸드폰이 바뀐 후 각자 미국과 프랑스인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착한 후에 핸드폰이 바뀐 걸 알게 된 후, 남의 비밀을 캐보고 싶은 호기심에 서로 핸드폰에 있는 사진과 자료들을 훔쳐본다. 그러던 중 전직 경찰이었던 여자가 경찰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미해결 사건을 남자가 우연히 알게 된 후 이 둘은 이 사건을 매개로 만나서 함께 해결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몇몇 탁월한 이야기꾼이 있는데, 나라별로 대표 작가를 꼽자면 미국은 더글라스 케네디, 일본은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프랑스는 단연 기욤 뮈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달콤하면서도 중독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에 어느새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아주 오랜전에 읽었던 <사랑하기 때문에>에 이어 얼마 전에 읽었던 <구해줘>는 최고였다. 물론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우연이 너무나도 많기에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뭐 어떠랴! 팩트가 아닌 픽션인데.

 

책 속에서 영국, 프랑스, 미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러브 스토리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는 기욤 뮈소의 경험이 녹아든 배경 묘사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는 것을 '천사의 부름'이라고 한다면, 기욤 뮈소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내게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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