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버스 : 청춘의 서울여행법
이예연.이창원.이혜림 지음 / 지콜론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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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서울여행법 수단은 '버스'다. 열정은 많고 체력도 넘쳐나지만 돈이 없는 그대들에게 사실 버스만큼 좋은 대중교통수단이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선호하고, 요즘에는 대중교통보다 차를 이용하기에 버스는 아침에 집에서 늦게 나왔을 때나 출근길에 타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집도 회사와 가까워서 버스를 타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틈도 없이 환승을 하고 내려야 해서 언제부터인가 버스 타는 재미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런 내게 이 책이 그 재미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디자인과 버스 그리고 여행을 접목시켜서 시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서울의 곳곳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특정 번호의 버스 몇 대를 소개해주었는데, 루트가 여행하기 좋고 그 나름의 특색 및 컨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내가 타 본 버스보다는 타보지 못한 버스가 사실 더 많았다.

 

내가 가장 버스 여행을 많이 했었던 때가 4년 전이었었는데, 서울이 아닌 런던에서였다. 2층 빨간버스를 타고 런던 시내 곳곳을 그야말로 여행자의 눈으로 여행했었으니, 1주일짜리 패스를 끊어서 참 많이도 돌아다녔더랬다. 런던의 대중교통이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비싸긴하지만 당시에는 심야버스도 있었기에 오히려 더 발달이 되어 있었다. 런던의 다양한 모습을 버스를 타고 구경하는 재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생각해보니 서울을 버스를 이용해서 이렇게 구경했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늘 버스 안에서는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전화를 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으로 서울도 런던 못지 않게 버스 여행을 하는 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주말에는 버스 여행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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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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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만나게 된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누군가로부터 선물받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 그 누군가는 몇년 전 아주 잠깐 사귀었던 친구다. 책을 좋아한다는 내 말에 나를 두 번째 만났던 그 날 홍대의 커피빈에서 주었던 그 노란 표지의 책을 읽으며 그 애를 떠올렸고, 우리의 관계가 끝이 나고 머지 않아 그 책 또한 나는 타인에게 줘버렸다. 그런 이석원의 첫 책을 나는 추억 반, 씁쓸함 반으로 각인하고 있던 중 그의 첫 소설이 나왔다. 바로 <실내인간>이다.

 

유명한 대중 소설가로 알려진 방세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작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조금만 밀려나도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어 사재기로 순위를 다시 올려놓고 다른 무명작가의 소설을 표절하는 등 악명 높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방세옥은 본명이 따로 있는 한 남자이며, 그 남자는 자신이 그저 세상의 먼지 같이 아무런 가치 없이 묻어가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열등감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결국 떠나버린 여자와의 재회를 위해서 그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죽기살기로 글을 써내려가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오늘의 그가 있게 된 것이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살다가 내 인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이다. 그때만큼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때가 없다. 혹시 이런 부족함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을까 싶은 조바심에 그때서야 좀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 속의 방세옥의 삶이 바로 그러했지만, 결론은 그를 떠나버린 여자는 현재의 그가 아닌 무명의 그를 사랑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 정답이란 따로 없지만 이런 사랑이야말로 조건없는 순수한 사랑일테다. 그리고 이것을 인정한다는 것, 누구에게나 이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가 전제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란 어려운 것이고, 이런 만남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운명같은 만남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찾아온다. 아주 드라마틱하게도 말이다. 그래서 사랑은 오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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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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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고수'라는 말을 평소에 잘 쓰지 않는만큼 내가 '고수'처럼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고수가 '장인'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왔던 것이 내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고수는 특별한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의 특기를 가지고 인생을 남들보다 좀 더 지혜롭고 성실히 살며 하루 하루 발전하고 삶을 사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 삶은 도전하는 삶보다는 안주하는 삶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소심한 성격인 탓에 해보기도 전에 걱정을 먼저 하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살다가 훗날 늙었을 때는 젊은 날에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해서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화살처럼 지나가는 시간을 느끼며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진 것이다. 물론 무조건 버렸던 꿈을 다시 쫓아가기 위해서 내 삶을 완전히 전환해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내 직업과 위치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소속감을 매우 중요시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도 내가 좋던 싫던 나와의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에 나의 발전에서 더 나아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갖고 매진하는 것이 고수의 기본적인 자세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회사의 업무 시간 배려로 육아와 일 모두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음에도 출근하면 그저 채팅과 인터넷 하기에 바쁘고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루는 직원이 있다. 업무에 대한 진행 상황을 보고할 때면 이런 저런 거짓말로 둘러대는 모습을 보면서 조직에 해를 끼치는 하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보면 고수로서의 삶은 나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게 된다.

 

어찌보면 이 책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늘 의문을 가지고 있는 내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준 책이다. 앞으로는 매순간 내가 하수로서의 삶이 아닌 고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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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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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가 똑같이 흘러가고 있고, 변하는 것은 점점 노화하는 내 피부, 한 살씩 먹어가는 나이일 뿐. 그에 비해 변하지 않는 것은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과 스트레스일 뿐이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마음만 먹으면 새롭고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대학 시절 빼고는 늘 이런 재미없는 인생으로 점철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아주 가끔 숨통 트이는 소소한 즐거움만으로 만족할 뿐 이렇게 박제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겠지. 매일같이 드는 회의감은 이런 우울함을 동반할 뿐이며 이런 것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 모두 여유가 많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쨌든 이런 나에게 그나마 있는 숨쉴 구멍은 바로 '책'이며 요즘은 그 책들 중에서도 '유쾌한 책'을 찾게 된다.

 

서울에 오랫동안 살아왔으면서도 '망원동'이 어디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곳이다. 지도로 검색을 해보니 홍대, 신촌 근처에 한강을 끼고 위치한 동네인데 오랫동안 내가 사는 곳인 서초동과는 거리상으로도 매우 멀고 강남역 가까이 살고있기에 굳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그 동네까지 갈 일은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망원동'이 궁금해졌다.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책을 읽고 나서 푸근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 동네와는 달리 사람 냄새 나는 동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고 치안 좋은 부촌에 살고 있는 자신감을 잠시 내려 놓고 남의 동네 구경을 해 본 느낌이다.

 

만화가로서 전성기를 지나 학습만화를 그리며 겨우 만화가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오영준, 망원동의 한 8평짜리 옥탑방에 혼자 살고 있는 그에게 전 직장에서의 부장이 캐나다에서 홀로 돌아와 기러기 아빠로서 그와의 동거를 자청하게 된다. 또 오래 전 만화교실에서의 '싸부' 또한 황혼 이혼을 앞두고 영준의 집에 객식구로 들어온다. 8평짜리 방에 남자 셋만으로도 벅찰 뿐인데 대학 후배인 공시생 삼척동자 또한 인근 고시원에 살면서 일주일에 나흘은 옥탑방에 머물고 있다. 어찌보면 잘 나가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네 남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좁은 방 한칸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답답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쾌함이 넘쳐난다. 소설은 이 넷이 옥탑방 한 칸에 붙어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로 풀어내고 있다.

 

문득 대학시절 학교 근처 친구의 자취방에서 여럿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며 놀던 때가 떠오른다. 그런 가족의 품을 떠나 혼자 살림을 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 친구를 항상 부러워했었다. 그 때의 나도 그 부러움 때문이었는지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 처럼 일주일에 사흘은 붙어 살곤 했었다. 돌이켜보면 대학을 졸업하고는 남의 집에 그처럼 놀러갈 수 있는 기회는 그때만큼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그 때가 그리울 뿐이고 이 책을 읽으며 그 때를 추억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대학시절이 다시 한 번 그립고 돌아가고 싶어진다. 혹여 망원동을 우연히라도 지나가게 되면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그리움이 또 다시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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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 - 세계 최고기업 인재들이 일하고 생각하는 법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유지연 옮김 / 타임비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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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대학원에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월급쟁이로서 사회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내 미래에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게 되었고, 졸업 후 1년 가량을 소속 없이 살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열심히 구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취업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소박한 스펙과 대범한 나이로 수많은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전공을 살려서 한 외국계 리서치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고, 그 후 다른 곳에서 패기와 꿈을 잃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렇고 그런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가고 있다.

 

여러 군데 면접을 보며 느낀 것은, 지금과 같이 꽁꽁 얼어붙은 취업난에 지원자는 철저히 '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여러 면접관들의 질문을 받고 답을 하면서 비록 '을'이지만 나도 그들을 평가할 수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작은 회사일수록 터무니 없는 허풍과 프라이드로 장시간의 면접으로 스스로의 이미지를 깎는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에게서 의뢰를 받은 중소기업이 이렇게나 많은 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세계 각국에 지사를 갖고 있었던 첫 외국계 직장에서도 클라이언트는 아니었던 마이크로 소프트였으니 말이다. 그런 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내가 생각하는 그 마이크로 소프트가 맞나싶을 정도로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난다. 

 

구글이 신의 직장인 이유는 누구나 알다시피 직원을 위하는 회사의 복리후생에 있다. 누구나 알겠지만 학생에게 억지로 공부하라고 윽박지른다고 그 학생이 최고의 능률을 올리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인을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고 그만큼 베푸는게 많은 회사는 인재가 더 원하는 직장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런 인재들로 인해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의 공통점은 채용 과정이 까다롭다는데 있다. 지금처럼 인·적성 시험이 보편화된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나도 몇 번 보긴 했지만, 쉽게 볼 문제들이 아니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의 구글이 채용 과정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그 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고 몇몇은 황당무계하다.

 

책 속 각각의 파트 끝에 나와 있는 문제들을 풀며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신의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만큼 신의 경지에 오른 인재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질문들이 한국에서의 대기업들처럼 문제지상에 나와 있는 게 아니라 면전 혹은 전화상으로 묻는 질문들이라는 점에서 입사까지의 과정이 몇 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토록 어려운 관문들을 넘어야 하지만 이는 결국 '협동심', '창의성'이라는 집약적인 구글의 인재상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또한 많은 기업에서 이런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잠재적 인재들의 재능을 말살하고 있는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신의 직장에 취업하고 싶다면 너도나도 하는 어리석은 스펙 쌓기에 골몰하기 보다는 멘사 회원 혹은 노벨상 수상 정도의 굉장한 스펙을 쌓는 게 아니라면 남들과 다른 '창의성'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취업뿐만이 아니라 인적 자원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데 필요한 역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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