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읽는 생명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하세가와 에이스케 지음, 조미량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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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실 이름값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게 아니라 한 번 읽고 이해가 안 되서 몇 번씩 읽느라 밤새 읽어야 할 판이 아닐까. 그저 생명과학에 대한 교양서라고 생각해서 읽었는데, 교양서는 맞지만 디테일하지 않은 내용에 실망했다. 생명과학의 특성상 글만큼이나 그 글에 대한 그림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부분이 매우 적다. 그래서 생명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추지 않은 채 이 책을 읽다가는 이해 불가일 것 같다.

 

책의 저자가 일본인인데 책의 군데군데 고등학교 때생명과학을 그저 암기식으로만 공부하라고 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이 많다. 일본의 생명과학에 대한 학습법이 그런가보다. 그런데 비단 우리나라라고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나의 짧은 생각이긴하지만 전공도 하지 않은 초짜 학생(?)으로서 나는 다른 학문 분야보다 생명과학에는 인과관계를 비롯한 논리성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잘 갖춰지지 않았다고 본다. 35억년 전 생명이 지구상에 살기 시작할 때부터 현재의 인류가 지금처럼 발달해 온 과정 및 인간 신체의 여러 부분에 대한 지식들 중 아직도 수수께끼가 많다.

 

모든 것은 과거로 돌아가보지 않은 이상 그저 가설로만 남겨질 뿐이고 지금도 여러 과학자들은 이 가설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한 근거를 찾고 있다. 그래서 다른 학문과 달리 이 분야는 공부를 할 때 '왜?'라는 질문에 대해서 제대로 답을 찾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기때문에 생명과학은 때로는 그저 암기하는게 최선일 때가 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비판하며 큰 맥락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 분야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니 그 말도 어떤 부분에서는 맞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왜 이렇게 진화를 해 오는가에 대한 답은 언제나 환경에 더 적합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이다. 적자생존의 관점으로 본다면 모든 변화는 발달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생명과학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은 유전이다. 그러나 유전자 뿐만이 아니라 고등한 인간의 뇌는 아직도 미지의 부분 투성이이다. 메커니즘을 찾는 과정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하면 할수록 신비롭고도 아름답고 경이롭다. 생명과학을 공부하면서 점점 인간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이 뇌리에 맴돈다. 언제쯤이면 이 질문에 생물학적인 답을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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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테이블 - 그곳에서 한 달, 둘만의 작은 식탁을 차리다
김은아.심승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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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로망 중의 하나는 '피렌체'였다. 감수성 풍부한 십대 때 정확히 말하자면 열아홉에 나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알게 되었고, 피렌체라는 곳은 내게 꿈이 되어버렸다. 십년도 더 전에 썼던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그 때의 멜랑꼴리했던 심정이 지금은 다소 같잖게 다가오지만 요즘도 가끔 OST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누군가 내게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 물으면 망설임 없이 <냉정과 열정사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내게 이 영화는 큰 영향을 끼쳤고, 이 영화의 배경이었던 피렌체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불행히도 유럽에 일년간 체류했을 당시에 피렌체를 꼭 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런던에서의 직항을 찾기 힘들었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못 갔던 게 영화와 책을 본 후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가 꿈의 도시 피렌체를 밟지 못하게 된 이유이다. 지금의 내가 흠뻑 빠져있는 북유럽도 그 때에는 전혀 관심 밖의 나라였었지만, 만약 관심이 없어도 가보았더라면 지금은 아마 다른 의미로 기억될 곳이 될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시간은 흐르고 나는 어쩌다보니 삼십대가 되어버렸고, 피렌체는 여전히 못 가고 있으며 대신 현실에 치여서 살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정말 아주 단숨에 빠져버렸다. 책으로 이렇게 피렌체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내가 한때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이며 저자 또한 <냉정과 열정사이>를 나만큼이나 감명깊게 보았던 이유 때문인 것 같다. 간단히 말해서 이 책은 부부의 한 달 간 피렌체 체류기라고 할 수 있는데 부인의 직업이 '푸드 스타일리스트'라 주로 해 먹고 사 먹는 음식을 위주로 여행기가 꾸며졌다. 파스타와 피자의 나라 이탈리아, 그 뿐만이 아니라 서서 단숨에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까지. 이미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음식 문화가 깊이 들어왔고 이탈리아 단어까지 메뉴에 자연스레 기재되어 있다. ('그란데'가 이탈리아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접하는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에서 직접 접하는 현지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린 이탈리아는 다르다. 심지어 우리와 가까운 일본 또한 그런데 이탈리아는 오죽할까.

 

30일 동안의 결혼 2년차 부부의 한국에서의 일상을 벗어난 피렌체에서의 달콤한 일상은 단숨에 나를 유혹해버렸다. 인생을 즐기려면 '나중에'라는 말은 가장 피해야 할 말이지만 정말 피치못하게 나중에 꼭 타국에서 한 달간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나중에는 막연히 나중에가 아니라 내가 지금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즉시 실행에 옮길 때를 의미한다. 안 해보고 후회하느니 해 보고 후회하라고 하지 않던가.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고 여행은 정말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에 그저 인생은 원더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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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6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7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승규 2015-04-3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검색하다 들어왔는데, 이런 멋진 리뷰라니요!ㅎㅎ

감사합니다:-) 꼭 피렌체로 멋진 여행을 하시길!!

미미달 2015-05-06 20:42   좋아요 0 | URL
책 잘 읽었어요.^^ 덕분에 꼭 피렌체로 여행을 하고자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미미동경
임윤정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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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가깝고도 멀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호불호가 분명하다. 이는 역사적인 부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일것이다. 어쨌든 거리상 가깝지만 문화적으로는 너무나 다르기에 이런 부분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한 번도 일본을 가본 적은 없지만, 내 여행의 목적이 늘 그렇듯 '음식'을 위한 여행으로 일본을 택한다면 실패할 확률은 적을 것 같다. 일본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일본음식이 먹고 싶어서 굳이 일본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우동, 라멘, 이자카야 등 눈 앞에 보이는 간판들 중 반이 일본 음식점이다. 일본을 그토록 싫어해도 일본 음식을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은 못봤다. 유럽에서도 일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유럽인들에게 일본 음식이 일조하는 걸 많이 보았다. 우리나라 유학생들 아르바이트생이 대부분인 스시 음식점도 이름이 '와사비'이니 정말 음식에 있어서는 일본을 빼놓을 수가 없는 듯 하다.

 

작년에 일본을 가려고 계획을 했었으나 일본 대신에 홍콩으로 가게 되었다. 그 이유들 중의 하나가 일본 음식은 충분히 한국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딘타이펑처럼 세계 곳곳에 진출해있는 좋아하는 일본라멘집이 집 근처에 있으니 굳이 라멘 몇 백 그릇 가격으로 일본에 갈 필요가 있을까 했던 이유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내가 섣불리 한국에 있는 일본음식점들로 일본 음식의 맛을 한정시킨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일본에는 대를 이어서 하는 음식점이 굉장히 많다. 역사만큼이나 맛 또한 오래 세월 이어져온터라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하루에 재료가 동이 나면 문을 닫는 집는 꽤 많았다. 바로 이런 것이 장인정신이 아닐런지... 돈을 위한 장사가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 말이다.

 

책을 덮고나니 진짜 일본의 음식은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먹어보고 섣불리 그 나라 음식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덤으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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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2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표지부터 마음에 들어요. ~

미미달 2015-04-26 19:36   좋아요 0 | URL
아기자기하죠? 읽다보니 정말 꼭 가보고 싶더라구요.^^ 우리나라와 참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쉽게 창업하는게 아닌 대를 이어서 사명감을 갖고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물리학 오디세이 - 빅뱅에서 힉스 입자까지, 아름다운 물리학의 역사
앤 루니 지음, 김일선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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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내 생에 다시는 공부하지 않을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또 다시 이 늦은 나이에 어려운 학문을 잡고 있자니 다소 막막하고 성적표의 평균을 깎아내렸던 어두운 과거가 떠올랐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니 참으로 어려운 과목임은 맞지만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가장 충실한 과목 또한 물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리의 발전없이 이 세상이 발전할 수 있었던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늦게 알게 된 사실은 물리를 위한 도구로서 수학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문득 고1때 수학시간에 우리 반에 있던 어떤 애가 도대체 왜 삼각함수를 공부해야 하는거냐며 수학 선생에게 물어보던게 기억난다. 당시에는 나 역시 도대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몰랐고 어디에 쓰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정말 막연히 공부했었다. 웃겼던 것은 수학 선생조차 제대로 답을 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책은 물리학 각 분야의 역사를 짚어준다. 지금까지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인간은 얼마나 지대하게 과학에서의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이 세상에 대해서 탐구했고 세상이 발전될 수 있었던가.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호기심 덕분이다. 언제나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위해서 우리는 공부하지 않은가! 물론 어렸을 적부터 강압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니 이런 호기심의 충족보다는 막연히 공부하는 것에 의미를 두게 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일어나게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인간이 인간답고 품위있게 살기 위해서는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는걸 느끼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이런 공부를 위해 인생을 내건 수많은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세상에 대해서 조금씩 베일이 벗겨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과학자들의 성과를 보면 물질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부터 지구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까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결과가 자연스레 노벨상으로 이어지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속에 단 한 명도 한국인 과학자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아주 먼 훗날이 된 후 지금은 무지했던 과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현재의 우리가 과거를 생각하듯 말이다. 책을 읽고나니 우주와 지구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되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인데 다 읽고나서는 철학적인 물음까지 갖게 된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으로서의 사고는 바로 이런 것이며 이것이 연장선에서 과학이 발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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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 이승남 박사의 건강하게 물 마시기 프로젝트
이승남 지음 / 리스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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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물을 많이 안 마셨다. 물 대신에 뭘 마셨느냐하면 '청량음료'와 '과일주스' 그리고 커피! 그렇다보니 아무 맛도 안 나는 물을 그냥 먹는게 적응이 안 되기 시작했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무렵에는 너무 더워서 아메리카노만 주구장창 먹어서 살이 쫙 빠진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살이 빠졌다기보다는 그만큼 내 몸의 수분을 많이 뺀 것에 불과한거라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어리석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또 피부 주름은 굉장히 예민하다.

 

요즘은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도 노력을 해왔던 주된 이유는 순전히 피부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주름에 대해서 비례적으로 민감해지다보니 가장 기본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수분섭취'에 조금씩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물의 효능이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물만 많이 마셔도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짜게 먹는 것에 습관화가 되어있는데 이런 습관이 있는데도 물을 적게 마시면 수분 부족으로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여 몸에 이상이 오기 쉽다. 또 물을 제외한 왠만한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하여 오히려 우리 몸의 수분을 앗아간다고 할 수 있다. 나도 오래전부터 국민 커피(?)의 아메리카노는 정말 잠을 깨고 싶을 때만 마시고, 주로 라떼류를 즐기고 있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와 같은 커피를 즐긴다면 필히 물을 곁들여 마셔주는 것이 좋다.

 

책의 후반부에 제철음식의 효능과 몸을 건조하게 하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몸에 좋은 음식은 먹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곁들여 먹으면 좋은 음식과 아닌 음식이 있었다. 오이는 다른 과일과 먹기 보다는 오이만 먹어야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다. 그 전에는 늘 설탕 뿌린 토마토와 함께 먹었었는데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면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토마토만 먹으면 솔직히 너무 맛이 없는터라) 또한 당근은 껍질에 영양소가 더 많다.

 

요컨대 물 마시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첫걸음이라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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