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기술 - 글쓰기의 달인이 되기 위한 18가지 방법
후지사와 고지 지음, 연주미 옮김 / 예솜기획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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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학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나는 대학에 처음 들어와서 어떻게 실용적인 글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레포트 또한 문학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우습게도 문학적인 레포트를 제출해야만 했다. 그 후로도 어떤 글이든 글에서는 유려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실용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몰랐던 것이다.

쓰는 이의 감정을 배제한 채로 확실하게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방법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일본인이 집필한 책인데, 책날개를 보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어공부에 도가 터서 토익 900이 넘는다는 등, 얼핏 보면 이 책이 영어책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는 매우 수준급인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런 사람이 이런 난데없이 문장강화관련 책을 냈으니....역시나 허접하다. 매우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집필한 부분은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음직한 '상식'이다. 고로, 따지고 보면 그닥 중요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후반부에서의 잘못 쓰이는 문장 목록이 눈여겨볼 만해서 따로 메모했고, 역자가 일본인이 쓴 책을 우리나라 사람이 읽기 좋게 번역을 잘 한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오타가 보이는 점이 아쉬웠고, 이렇듯 장단점이 매우 많은 책이지만, 일단 대학생이 읽기에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레포트와 관련한 것보다는 이메일, 공문서처리, 홍보글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글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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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샤워
야마다 아카네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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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임신 8개월경에 임부를 둘러싸고 열리는 여자들만의 파티 '베이비 샤워'. 결혼은 생각 없지만 아기를 직접 낳아서 키우고 싶어하는 여주인공 미소노, 그녀의 바람으로 태어난 아기 그리고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커버린 아기가 초등학생이 된 때는 2015년. 미혼모를 자처하여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이 무척이나 비현실적이라고 여기기에 작가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일까? 책에서는 2015년의 초등학교 교실에 있는 학생의 반이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거나 기타등등의 이유로 편부, 혹은 편모 가정에서 자라난다고 설정한다. 2015년이 되기까지는 앞으로 8년의 세월이 남았다. 과연 소설 속의 상황이 정말 현실이 되는걸까? 궁금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고, 그 사람을 닮은 자식을 낳아서 키우고 싶은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욕망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유전자가 반이 섞인 아기를 낳아 키우고 싶어하는 여성의 심리는 폐경기를 앞둔 미혼의 처녀라면 가질 수 있는 욕망일까? 지금만 이해하기 힘든건지, 아니면 그 상황이 되어서도 이해하기 힘들 것인지 아직 20대 초반의 난 알 수 없다.

  미소노와  그녀의 친구 쿄코, 또 미소노가 낳은 아기의 유전적인 아빠인 다, 그리고 호적상 아빠인 츠요시. 이렇게 소설은 네 명의 인물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흩어져있던 이들은 아기가 태어날쯔음 뭉치게 되고 그토록 바라던 아기가 태어남과 함께 이들은 또 다시 제각각 다른 곳에 흩어지기 시작함으로써 이야기는 어정쩡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린다.

  자유분방한 섹스라이프를 즐기는 주인공과 그들의 주변인물이 무척이나 일본문학답다로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낙태율을 비롯한 한 순간의 실수로 죄없는 새생명이 버림받아야 하는 현실속에, 자기가 낳은 자식이 다른 여느 사람들의 가족구성과 다르다는데에 개의치않고 생명은 무조건 소중하다는 스토리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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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혼에 얽힌 상식을 뒤흔드는 <베이비 샤워>
    from 일다의 블로그 소통 2009-02-07 22:30 
    언젠가 친구와 타로 카드 점을 본 적이 있었다. 친구는 자신이 아이를 낳아도 괜찮을 것인가 라는 난제를 가지고 점을 봤다.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라도 태어나는 생명은 환영 받아야 한다.” 야마다 아카네의 소설 의 마지막 문장을 본 순간 타로 점을 보던 친구가 다시금 생각난다. 내 친구뿐 아니라 대부분 여성들에게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일 듯싶다.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에서 경제적 문제까지 난제..
 
 
 
클림트, 황금빛 유혹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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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처럼 미술의 '미'자도 모르는 문외한이더라도 '클림트'를 모르는 사람은 있을까. 그 정도로 클림트는 유명한 화가이고, 책의 표지를 장식하는 '키스'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저자의 해설대로 쭉 감상하노라면 내가 처음에 그림을 보았을 때랑 저자의 느낌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도 책 날개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예술 작품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새롭게 태어난다라고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클림트의 작품은 매우 각양각색이다. '키스'와 같이 추상적이면서 황금빛의 효과를 낸 작품도 있는 반면 매우 자연주의적인 작품을 비롯, 후기에 이르러서는 풍경화까지. 대체적으로 알고 있는 그의 유명 작품을 제외하고 그의 다른 작품을 많이 알 수록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추구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에서는 클림트의 작품 위주로 서술되고 있다. 인간 클림트에 대해서라던가 여러가지 에피소드 및 가십거리는 작품과 관련된 경우에서만 조금 밝힐 뿐이지 그 외의 클림트에 대해서는 책을 읽고 나서도 잘 알 수가 없었다. 저자가 책 앞 부분에서 말했듯 클림트가 다른 화가에 비해서는 이렇다할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것도 아니기에, 이렇게 밖에 쓸 수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보이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노라면 클림트는 조금은 '마초적'이고 예술계에서의 '이단아'였을 것이라는 짐작이간다. 클림트가 여인의 화가라고 불리울만큼 여성을 소재로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간혹 남성에게 종속되는 여성상을 보이는 부분이 없지 않다. 특히 <여인의 세 단계>라는 작품에 대한 설명에서 인용하자면 '결국 <여인의 세 단계>의 인물들은 각각 여인이 성을 자각하기 이전/성에 눈뜨고 향유하는 시기/성적 매력을 상실한 시기를 대변한다.' 이런 점에서 클림트는 그닥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되려 실망감을 안겨 준 화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인의 화가인 그가 진정 여성을 사랑해서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을 대거 남긴 것 보다는 한창 성적으로 물이 오른 여성을 위주로 에로티시즘을 구현했다라는 것은 남성우월적인 냄새만 풍길 뿐이다.

 다빈치에서 나온 art시리즈를 즐겨 읽고 있는데,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가고 또 하나씩 알아가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에 등장한 클림트와 절친했던 화가 '에곤 실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서 이 다음에는 '에곤 실레'관련 책을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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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 - 치명적 유혹, 매혹당한 영혼들
이명옥 지음 / 다빈치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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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정욕의 화신인 팜므 파탈이 작품속에 유행처럼 표현되었고, 이토록 치명적인 매력의 여성의 등장은 남성우월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의 입지가 조금씩 넓어짐을 의미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걸맞게 팜므 파탈의 여성은 남성에게 있어 남성을 유혹하여 죽음이나 고통 등의 치명적 상황으로 몰고가는 '악녀','요부'의 이미지로 남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신화 속의 팜므 파탈 그리고 섹스의 화신로 불리우는 전설의 배우 '마릴린 먼로'등, 19세기부터 금세기까지의 최고의 팜므 파탈을 그림과 곁들어 재미있게 소개해준다. 총 네 개의 챕터 1.잔혹 2.신비 3.음탕 4.매혹으로 나뉘어져 그 주제에 걸맞은 팜므 파탈을 소개해주는데 최초의 팜므 파탈인 '이브'를 비롯해서 어머니의 청을 듣고 왕 앞에서 춤을 추어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오게끔 한 '살로메'그리고 '모나리자','롤리타'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여성까지도 알고 보니 팜므 파탈적인 이미지가 있었다는데에 무척이나 놀랍고 흥미로웠다. 

여성의 이런 치명적인 매력은 이 책의 독자가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것 같다. 내가 여성 독자로서 이 책을 평가했을 때의 아쉬움과 불만이 있었다. 책의 작가가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객관적 혹은 다소 남성적인 시각에서 책을 서술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팜므 파탈에 관련된 여러 신화와 이야기를 접한 흥미로움도 물론 있었지만, 군데 군데 남성적인 시각에 동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불만인 부분도 없지 않다. 특히 기독교의 원죄설로 이브가 순진한 남자인 아담을 유혹해 죄악의 구동이로 빠뜨린 사악한 요부가 되었다는 설명에서 작가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고, 여성 작가로서 개인적인 생각이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은, 마치 이런 원죄설에 동조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오해마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환야>를 읽고 팜므 파탈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많은 팜므 파탈의 여성이 있는 줄 몰랐다. 내가 매료된 현대의 팜므 파탈 중의 하나는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속 여주인공이 될 터인데, 그 여주인공에게 매료되고 더불어 닮고 싶기까지 한 이 욕망은 모든 여성의 팜므 파탈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아닐까? 백과 사전을 찾아보니 팜므 파탈의 '파탈'이 '숙명적인,운명적인'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숙명을 타고나지 않은 여성이 팜므 파탈이 되기는 물론 힘들것이다. 팜므 파탈이 되고자 하려면 타고난 미모 혹은 어떤 남성이든 매료될 수 있는 매력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한 때 이 '팜므 파탈'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섹시트렌드는 살아남아 여러 남성들을 유혹하는 전략으로 상업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기에, '팜므 파탈'은 시간이 지나도 영원할 것 같다. 본능에 충실한 남성과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여성이 존재하고 있는 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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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7-08-21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지금 이 책 읽고있는데! 찌찌뽕 ^^ /

미미달 2007-08-21 13:18   좋아요 0 | URL
kitty님 오랜만이네요.
잼있지 않나요? 이히히 ^^
 
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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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애인이 살해되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하고는 이윽고 살해당한다. 그런 애인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주인공은 이 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파헤치던 중 이 사건이 죽은 애인이 생전에 참가했던 요트 여행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함께 여행을 갔던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려고 하지만 모두 그 여행에 관련해서는 하나같이 쉬쉬해서 단서를 잡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주인공은 굴하지 않고 애인을 죽인 범인을 밝혀내려고 하고, 서서히 실마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본격 추리소설은 그가 집필한 여러 다른 장르인 <레몬>,<백야행>,<환야>같은 작품과 비교했을 때 다소 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용의자 X의 헌신>(이 작품은 나오키상 수상작품이기에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호숫가 살인사건>을 읽고 다소 실망했었는데, 이 책 '11문자 살인사건'은 <호숫가 살인사건>과 어딘가 비슷하다. 일단 본격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비슷하고,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다는 점과 고전추리소설에서나 볼 법한 트릭이 있다는 점, 그리고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 중 한 명의 범인을 지목한다는 점에서 많이 비슷하다.

하지만 그의 모든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메세지인데, 이 작품 또한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과연 목숨이 걸린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과 그 선택의 현명함과 옳고 그름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물음을 던진 것이다. 선과 악을 구분해서 정확히 판단하기 보다는 사람마다 같은 결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바로 그런 경우를 적용해 볼 수 있는데, 때문에 책을 덮고 나서도 트릭을 다시 정리함과 함께 독자로서 과연 범인의 입장에서 범인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11문자 살인사건'은 트릭이 굉장히 복잡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종이에 인물들을 써 놓은 후 트릭을 다시 정리해야 할 만큼말이다. 물론 고전추리소설에 많이 나오는 트릭을 적용한 사례도 있긴 했지만. 그 외에도 이 작품에서는 사건을 파헤치는 용감한 주인공이 여자라는 점이 꽤나 매력적이다. 고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여성의 내면은 언제나 미스터리'라는 말은 <백야행>과 <환야>에서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 또한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요컨대 용감한 여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을 안겨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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