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 파탈 - 치명적 유혹, 매혹당한 영혼들
이명옥 지음 / 다빈치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9세기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정욕의 화신인 팜므 파탈이 작품속에 유행처럼 표현되었고, 이토록 치명적인 매력의 여성의 등장은 남성우월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의 입지가 조금씩 넓어짐을 의미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걸맞게 팜므 파탈의 여성은 남성에게 있어 남성을 유혹하여 죽음이나 고통 등의 치명적 상황으로 몰고가는 '악녀','요부'의 이미지로 남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신화 속의 팜므 파탈 그리고 섹스의 화신로 불리우는 전설의 배우 '마릴린 먼로'등, 19세기부터 금세기까지의 최고의 팜므 파탈을 그림과 곁들어 재미있게 소개해준다. 총 네 개의 챕터 1.잔혹 2.신비 3.음탕 4.매혹으로 나뉘어져 그 주제에 걸맞은 팜므 파탈을 소개해주는데 최초의 팜므 파탈인 '이브'를 비롯해서 어머니의 청을 듣고 왕 앞에서 춤을 추어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오게끔 한 '살로메'그리고 '모나리자','롤리타'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여성까지도 알고 보니 팜므 파탈적인 이미지가 있었다는데에 무척이나 놀랍고 흥미로웠다. 

여성의 이런 치명적인 매력은 이 책의 독자가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것 같다. 내가 여성 독자로서 이 책을 평가했을 때의 아쉬움과 불만이 있었다. 책의 작가가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객관적 혹은 다소 남성적인 시각에서 책을 서술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팜므 파탈에 관련된 여러 신화와 이야기를 접한 흥미로움도 물론 있었지만, 군데 군데 남성적인 시각에 동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불만인 부분도 없지 않다. 특히 기독교의 원죄설로 이브가 순진한 남자인 아담을 유혹해 죄악의 구동이로 빠뜨린 사악한 요부가 되었다는 설명에서 작가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고, 여성 작가로서 개인적인 생각이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은, 마치 이런 원죄설에 동조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오해마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환야>를 읽고 팜므 파탈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많은 팜므 파탈의 여성이 있는 줄 몰랐다. 내가 매료된 현대의 팜므 파탈 중의 하나는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속 여주인공이 될 터인데, 그 여주인공에게 매료되고 더불어 닮고 싶기까지 한 이 욕망은 모든 여성의 팜므 파탈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아닐까? 백과 사전을 찾아보니 팜므 파탈의 '파탈'이 '숙명적인,운명적인'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숙명을 타고나지 않은 여성이 팜므 파탈이 되기는 물론 힘들것이다. 팜므 파탈이 되고자 하려면 타고난 미모 혹은 어떤 남성이든 매료될 수 있는 매력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한 때 이 '팜므 파탈'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섹시트렌드는 살아남아 여러 남성들을 유혹하는 전략으로 상업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기에, '팜므 파탈'은 시간이 지나도 영원할 것 같다. 본능에 충실한 남성과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여성이 존재하고 있는 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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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7-08-21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지금 이 책 읽고있는데! 찌찌뽕 ^^ /

미미달 2007-08-21 13:18   좋아요 0 | URL
kitty님 오랜만이네요.
잼있지 않나요? 이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