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샤워
야마다 아카네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임신 8개월경에 임부를 둘러싸고 열리는 여자들만의 파티 '베이비 샤워'. 결혼은 생각 없지만 아기를 직접 낳아서 키우고 싶어하는 여주인공 미소노, 그녀의 바람으로 태어난 아기 그리고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커버린 아기가 초등학생이 된 때는 2015년. 미혼모를 자처하여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이 무척이나 비현실적이라고 여기기에 작가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일까? 책에서는 2015년의 초등학교 교실에 있는 학생의 반이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거나 기타등등의 이유로 편부, 혹은 편모 가정에서 자라난다고 설정한다. 2015년이 되기까지는 앞으로 8년의 세월이 남았다. 과연 소설 속의 상황이 정말 현실이 되는걸까? 궁금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고, 그 사람을 닮은 자식을 낳아서 키우고 싶은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욕망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유전자가 반이 섞인 아기를 낳아 키우고 싶어하는 여성의 심리는 폐경기를 앞둔 미혼의 처녀라면 가질 수 있는 욕망일까? 지금만 이해하기 힘든건지, 아니면 그 상황이 되어서도 이해하기 힘들 것인지 아직 20대 초반의 난 알 수 없다.

  미소노와  그녀의 친구 쿄코, 또 미소노가 낳은 아기의 유전적인 아빠인 다, 그리고 호적상 아빠인 츠요시. 이렇게 소설은 네 명의 인물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흩어져있던 이들은 아기가 태어날쯔음 뭉치게 되고 그토록 바라던 아기가 태어남과 함께 이들은 또 다시 제각각 다른 곳에 흩어지기 시작함으로써 이야기는 어정쩡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린다.

  자유분방한 섹스라이프를 즐기는 주인공과 그들의 주변인물이 무척이나 일본문학답다로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낙태율을 비롯한 한 순간의 실수로 죄없는 새생명이 버림받아야 하는 현실속에, 자기가 낳은 자식이 다른 여느 사람들의 가족구성과 다르다는데에 개의치않고 생명은 무조건 소중하다는 스토리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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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혼에 얽힌 상식을 뒤흔드는 <베이비 샤워>
    from 일다의 블로그 소통 2009-02-07 22:30 
    언젠가 친구와 타로 카드 점을 본 적이 있었다. 친구는 자신이 아이를 낳아도 괜찮을 것인가 라는 난제를 가지고 점을 봤다.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라도 태어나는 생명은 환영 받아야 한다.” 야마다 아카네의 소설 의 마지막 문장을 본 순간 타로 점을 보던 친구가 다시금 생각난다. 내 친구뿐 아니라 대부분 여성들에게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일 듯싶다.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에서 경제적 문제까지 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