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호주 - 꿈을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도전한 20인 이야기
하정아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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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워킹 홀리데이의 '워'도 모르는 내가 워킹 홀리데이를 처음 들어본 계기는 바로 TV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취지도 좋고 저렴해서 많은 학생들이 호주로 워킹 비자를 받아서 가지만 막상 가보면 성공하는 확률보다도 실패할 확률이 그에 못지 않게 높다는 방송을 보고, 원래부터 생각도 없었지만 더더욱 워킹 홀리데이에 끌리지 않은 것은 당연지사. 23살인 나도 어학을 위해 연수를 생각해보고 요즘 부쩍 부모님과 그 점에 대해 대화가 많은 시기인데 영국에 가고 싶은 굴뚝 같은 마음은 소시민의 매달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데다 발음 문제로 이미 물건너 갔고, 캐나다나 미국 둘 중 한 곳이 유력할 것 같다. 대화에 아예 등장하지도 않은 호주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부터 끌리지 않았지만, 워킹 홀리데이를 경험한 이들이 정말 TV에 나온 이들의 사례와 같은지 그리고 괜찮다면 연수 코스로 고려해볼만할 것 같아서 책을 들었다.

총 스무명의 인터뷰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중에는 한국 사람을 비롯해서 일본, 독일, 영국사람 등의 인터뷰도 끼어있어 그 국적도 참으로 다양하다. 주로 한국인의 인터뷰가 많은데 안타깝게도 참으로 고발 프로그램에서 보던 그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는것은 타지에서의 노동이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과 같은 한국 사람에 대한 부당한 대응 따위로 저렴한 워킹 홀리데이가 정말 그 저렴한만큼의 대가를 요구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쩜 같은 한국인끼리는 외국에서 보듬어주지는 못 할 망정 항상 서로 적이 되어버리는지 모를 일이다. 

누구는 영어공부를 위해, 또 누구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리고 또 누구는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서 오게 된 호주. 비록 그 중에서는 목표하는바를 충실히 이루어가는 이도 있는 반면, 실패하는 이도 있다. 정말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목표를 세우고 착실히 매진하는 것이다. 한 가지에 올인하지 않은채로 이것저것 대충하면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교훈을 가장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이 책이 호주라는 곳과 워킹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않게 된 계기로서도 한 몫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워킹 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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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이어리 -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제환정 지음 / 시공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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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관련 책은 시도때도 없이 쏟아져 나오니 그 중 몇 권만 통독한다면 굳이 뉴욕에 가보지 않아도 뉴욕을 아주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박준의 '네 멋대로 행복하라'를 읽고 바로 이 책을 집어드니 겹치는 내용도 제법 있지만, 역시 개인마다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느낌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뉴욕의 몇몇 부분을 다소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뉴욕이 결코 이방인을 친절히 받아주는 도시가 아님을 네 멋대로 행복하라에서 우회적으로 알려주며 그럼에도 멋진곳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도록 만든다면 이 책은 무턱대고 영화와 드라마에서만 보던 판타지를 쫓아 뉴욕에 오기에 뉴욕은 그리 녹록치 않은 곳임을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그 곳에 사는 세계 각국에서 온 이들에 대해서 또 뉴욕의 예술에 대해서 모든 뉴욕 관련 책의 구성과 많이 다르지 않은 틀을 유지한 채 뉴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뉴욕 관련 책 중에서도 특별한 이유는 그 누구도 알려주기 꺼려한 그리고 덮어두거나 혹은 미화시키려 했던 부분을 가감없이 들추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냉정과 감성을 오가는 작가의 훌륭한 문체 또한 이 책을 더욱 빛냈다고 할 수 있다. 

그 유명한 '섹스 앤 더 시티'를 보지 않았지만 최근의 뉴욕 관련 도서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이 드라마가 그 유명세만큼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게끔 하는 것 같다. 이미 내게 조금 남아 있던 뉴욕에 대한 판타지가 이 책으로 하여금 모두 증발해버린 것은 다행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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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잃다
박영광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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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종종 경찰이나 소방관이 사명을 다 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소식을 접한다. 그저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혀를 차거나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는 않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들의 명복을 빌 뿐이다.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억울하지 않게 죽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또 제 명을 다 하지 못하고 먼저 하늘로 떠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직접 겪어보지 못하더라도 뉴스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한 남자가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예기치 않게 이처럼 일찍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경찰 신분으로서 범인을 잡다가 예상치 못하게 칼에 찔려 끔찍하게 죽게 되고, 책의 내용은 그가 죽은 후 영혼만이 살아남아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을 되돌아가며 보듬어주고 있다. 십년이라는 짧으면서도 긴 시간을 그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살아가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분신과 같은 아들과 딸을 두고 그 어떤 유언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이는 비단 죽은 사람 뿐만이 아닌 남아 있는 사람들 또한 그 보다 몇 배나 더 힘든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죽은 이는 말이 없지만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는 행복했던 추억이 고통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고 사랑했던 이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냉정하고 아픈 의무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이런 사별한 가족들의 아픔을 책으로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 경찰로 복무하고 있는 작가 덕분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찰의 업무에 대한 묘사 뿐만이 아니라 주인공이 죽어갈 때의 묘사력이 대단했다.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는 감히 이런 글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이는 작가의 직업적인 내공 덕택이리라고 본다.

사람의 목숨이 질긴 것 같으면서도 한 없이 가볍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란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죽음이 닥쳤을 때는 생명이 있는 다른 것이 소멸하는 것과 다른게 무얼까. 그저 남아 있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슬픔을 남기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죽음의 가장 큰 슬픈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탈없이 건강하게 그리고 화목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또 어떤 것인지 또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빠와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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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의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2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2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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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게리첸의 '외과의사' 속편인 '견습의사'. 외과의사에서는 주인공으로 활약한 리졸리와 수많은 무고한 여성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앤드루 캐프라와의 결투 끝에 결국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외과의사가 감옥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의 잔인한 연쇄살인은 일어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끝난 줄 알았던 외과의사의 만행이 예상치 못하게 또 다시 그 때의 끔찍함을 재현하고 리졸리는 당시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사건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외과의사와 견습의사를 보며 느끼는 공통점은 이 두 시리즈의 주인공과 스카페타 시리즈의 스카페타가 무척이나 흡사하다는 점이다. 와일드한 성격에 여성으로서의 남성이 지배하는 분야에서 자존심을 내세우며 남성과 다르지 않음을 지나치리만큼 내세우는 성격과 주변인물의 캐릭터, 주인공과의 로맨스에 얽힌 등장인물까지 스카페타 시리즈에서 이미 본 것을 이름만 바꾼 채 그래도 재현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쉽게도 진부해도 너무 진부하다고 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견습의사에서는 외과의사 혹은 스카페타 시리즈처럼 마지막에 범인과의 결투 장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뻔한 레퍼토리를 답습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당혹스러울 정도로 시시하게 끝이 나고 만다. 뻔한 부분을 길게 늘어놓지 않은 쿨함이 좋지만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썼더라면 작품성이 지금보다는 더 뛰어났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느껴진다.

뻔해도 읽는 순간 재미있는게 바로 의학스릴러가 아닐까. 단, 너무도 뻔한 리졸리 시리즈가 좀 더 상투성에서 벗어난다면 스카페타 시리즈만큼 리졸리 시리즈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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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행복하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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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으로 뉴욕의 모든 것을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다. 이상하게도 젊은 나이답지 않게 열정과 패션의 첨단 도시인 뉴욕보다도 미국 서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여행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내게 도대체 왜 다들 뉴욕을 선호하고 뉴욕에 살고난 후에는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을 정도로 뉴욕에 매료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아주 솔직한 뉴욕에 관한 이 책을 통해 왜 뉴욕을 벗어날 수 없는지 아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저자의 뉴욕에서의 예술 찬미가 책의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오리지널 뉴요커를 비롯해서 각자 다른 국적을 가지고 인종도 다양한 이들이 뉴요커로서 느낀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뉴욕에 정착하게 된 이유가 다양하듯 뉴욕에 대한 느낌 또한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바로 뉴요커들이 뉴요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어떤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열정을 가진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너도 나도 아티스트라고 내세우지만 정작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악명 높은 렌트비는 좀처럼 내려갈 줄 모른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곳이니만큼 서로를 관대하게 보고 존중할 줄 알지만 이런 친절함과는 반대로 자기가 해야 할 일과 목표를 뚜렷이 하지 않은 채로 뉴욕을 찾는다면 금새 뒤쳐지고마는 와일드한 정글 같은 곳이 또한 뉴욕인 것이다.

많은 열정을 가진 이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뉴욕, 그렇기에 도시 자체는 언제나 빠르게 변화한다. 조금이라도 놓쳐서는 아주 놓칠 것 처럼 그야말로 도시 중에서도 진정한 도시가 뉴욕인 것이다. 뉴욕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보니 과연 이런 각박함 속에서 나는 제대로 견딜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예술에 조예도 깊지 않고 흥미도 깊지 않기에 그저 여행 목적지로서 가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싶은 건 뉴욕의 와일드함을 부딪쳐 보기엔 나 스스로가 안일함과 나태함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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