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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창공
로렌 아이슬리 지음, 한창호 옮김 / 강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과학이 날로 발전하면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더욱 철학과 인문학에 집중하고 인본주의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들어 인문학과 과학의 접목을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로렌 아이슬리의 1959년에 신시내티 대학에서 과학철학 교수로 강연했던 여섯 개의 원고를 묶은 이 책 또한 그와 맥락을 함께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아주 오래전의 강연 원고이지만, 약 오십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이 책이 더욱 가치 있어진 것은 과학의 발전이 그 당시보다 훨씬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 뿐만이 아니라 철학, 인문학에도 깊은 소양을 가진 학자답게 그의 글 속에서는 자연을 과학보다 우선하는 마음과 더불어 겸허함까지 느껴진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으로 인해 읽으며 막히는 부분이 적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지만, 문장 하나 하나에서도 그의 과학적 지식을 비롯한 지구적인 고찰과 지적 깊이가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과학을 문학과 접목하여 문학적인 시각과 마음으로 세계를 바라본 그이기에 그를 '시인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과학자'로 칭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자연스럽다'라는 말의 의미를 지구적 시간과 모든 생명체의 진화와 소멸을 두고 정의내렸을 때, 과연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어느때가 되었음을 의미하는지 모호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바라보던 것들이 모두 익숙하기에 이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여섯개의 원고의 제목 모두 세계, 죽음, 생명, 인간으로 나누어서 이것들이 얼마나 자연스러워졌는지에 다루고 있다. 과학에의 집중과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목표가 자연스러워진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이것들이 더 이상 이런 과정으로 자연스러워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이는 외부에서의 발전이 아닌 인간 내면에서의 발전을 지향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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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는 제약이 있는 세상에서 모든 인간은 단 한 번의 삶을 삽니다. 따라서 인간은 오직 자신의 내면에서만 에덴동산의 비밀을 찾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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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문장에 그가 강조하고 싶은 모든 것이 담겨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결국은 과학의 발전과 같은 외적인 것이 아닌 인간을 향한, 그리고 내면의 가치를 향한 것이 진정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자 별빛보다 더 빛나는 가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