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숭배와 광기 - 개정판
발트라우트 포슈 지음, 조원규 옮김 / 여성신문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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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아름다움의 추구'란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즉 아름다움이란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유연하고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오히려 이 사회가 아름다움에 대한 병리적 현상에 처해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아름다움의 역사와 실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지만, 점점 성별을 분리하여 여성 위주의 아름다움에 기인하는 페미니즘의 색깔이 짙어서 책의 원래 취지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는 남성들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대가 다가왔고, 관련 미용 시장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인간의 의식 속에서 아름다움이란 자연스레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기에, 사회속에서의 아름다운 인간은 자연스레 사회의 바람과 잘 용해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아름다움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나무만을 본 채 숲을 바라보지 않으면 아름다움이란 쫓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숲을 본다면 결국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는 허황된 실체에 불과하다. 숲을 보았을 때에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뿐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것이 결코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은 인간의 내재적인 본질에 충실한 것이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자본주의와 미의 추구는 둘을 상생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부각한다.

이제는 '옷이 날개'가 아닌 '몸이 날개'가 된 시대가 되었다. 너도 나도 아름다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사실 이 책이 다른 관련 책들과는 큰 차별이 없어서 지겨웠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한 시대적 변화의 서술은 그나마 유익했다. 페미니즘에 관한 부분이 뒤로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했기에 책 제목에 필히 '여성'이 붙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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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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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작가들의 성장소설이 지금의 세대가 읽기에 다소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열이면 아홉 작품에서 운동권 시절을 풀어놓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이 내게는 그런 소설이었다. 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의 시대에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나같은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란 역시나 동시대를 함꼐 경험했던 이의 손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는 내가 처음 접한 그의 소설 <검은꽃>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재기발랄함 사이로 우리 세대의 아픔을 후벼팔 정도로 신랄하면서도 정확한 부분을 보듬어주고 있다.  

책은 사생아로 태어나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외할머니가 세상을 뜨면서 갑작스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빚을 탕감해야 하는 주인공 민수를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이야기로 풀어진다. 하루 아침에 집을 팔고 고시원의 창문도 없는 방에 기거하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그에게 유일한 활력소는 바로 인터넷 채팅 퀴즈방이었다. 채팅을 매개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텔레비전에까지 등장하게 된 그는 누군가의 유혹에 의해 생업으로서의 퀴즈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한 순간도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소설다운 소설이면서도 현 세대에 대한 푸념에서는 소설같지 않은 소설이었다. 현실을 반영하는 소설이야말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소설은 어느 정도 그 값어치를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이르러 아니나 다를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함에 오히려 더 씁쓸함이 느껴졌다. 역시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소설인건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소설로서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하는 건가라는 회의로 괜한 독자로서의 심술이 생겼다. 어쩌면 대학 졸업을 앞둔 구직자인 지금의 내가 이 책의 주인공과 매우 비슷한 입장이기에, 괜히 그렇고 그런 끝맺음이 현실같지 않다고 느낀 것은 아닐까.

몇 년 만에 접한 김영하의 또 다른 소설에서 나는 <검은꽃>에서 느꼈던 조금의 실망감이 이 책으로 충분히 상쇄되었기에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작가가 왜 유명한지를 깨닫게 된 이유도 한 몫하지만,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기다릴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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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지배 - 돈과 영혼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김희선.최정미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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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내가 몇 권을 읽은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딱히 손이 쉽게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뭔지 모를 과거의 실망감이 한 몫 했으리라. 그러나 책의 제목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기에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하고 읽어보았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수전노'이다. 역사상 수전노로 악명높은 인물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놀랍게도 저자가 수전노로 평가한 인물들 중엔 내가 알고 있었던 인물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찝찝했던 것은 탐욕과 인색에 대한 저자의 사고방식이 정말 객관적일까라는 점이다. 인색과 절약에 대한 구분 또한 모호하기에 설득력이 없어서 유감이었다.  

오타를 발견한 것은 흔히 있는 일이기에 넘어갈 수 있다고해도, 매끄럽지 못한 번역과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가 난해한 이런 책을 읽으면 독자로서 무척이나 화가난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느낀 뿌듯함을 대신한 분노로 인해 이 책의 가치는 정가의 10%인 1,380원을 줘도 살까말까 망설여질 정도였다. 탐욕의 지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빈정거림이 독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기 위해서라면 적어도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림 몇 개 붙여 놓고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것은 확실히 기만이다. 그렇기에 독자로서는 그 이전에 이 책부터 빈정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악의 선택, 최악의 시간 낭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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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1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 2
A. 토크빌 지음, 박지동.임효선 옮김 / 한길사 / 1997년 7월
25,000원 → 23,750원(5%할인) / 마일리지 7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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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주의 1
A. 토크빌 지음, 박지동.임효선 옮김 / 한길사 / 2002년 12월
28,000원 → 26,600원(5%할인) / 마일리지 84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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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로컬리티,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 혜안 / 2009년 8월
22,000원 → 20,900원(5%할인) / 마일리지 63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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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르케임을 다시 생각한다- 에밀 뒤르케임 탄생 150주년 기념
한국사회이론학회 엮음 / 동아시아 / 2008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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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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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이 오랜시간동안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의 자리를 잃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아주 오래전에 일본에 대해 이토록 상세한 설명을 한 책은 없었기 때문일까? 물론 많은 이유들 중 하나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가 가장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루스 베네딕트가 한 번도 일본을 방문하지 않고, 일본에 관한 가장 친절하고 상세하며 논리적인 책을 냈기 때문이다. 문화인류학의 가장 기본적인 연구자세가 바로 최소 1년을 참여관찰로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라면, 이 책이 문화인류학의 기본 지침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하나의 상징이 될 만큼 큰 의미를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참여 관찰로 관찰대상 및 지역에 대해 꼼꼼하게 관찰했다고 해도 이 모든 것들보다 가장 우선시 되는 자세가 바로 상대적인 관점이다. 설령 일본에 머물며 오랜기간 미국인의 눈으로 일본을 겪었다고해도 당대의 흔히 서방세계가 일본에 대해 여기고 있는 뿌리깊은 편견은 깨끗이 사라질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비록 참여관찰이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방법을 활용하지 못했지만, 루스 베네딕트에게는 이런 자세가 하나의 신념으로 작용했기에 이 책이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녀의 연구 성과가 그 후의 문화인류학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은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으며 항상 염두해 두어야 했던 점이 바로 저자가 미국인이었다는 점과 그녀가 이 책을 쓴 시기였다. 가까운 일본의 지리적 위치 및 뗄 수 없는 역사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전파로 인한 문화적인 동질성이 매우 짙다. 책을 읽으며 느낀 그런 많은 점들이 나와 달리 미국인에게는 매우 생경하게 그려진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 미국인만큼이나 일본 문화의 이질성 또한 많이 느꼈다. 무엇보다도 기리, 기무, 주와 같은 일본인들의 문화적 관념과 그 관념들을 바탕으로 한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전혀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고, 첫 장 부터 끝장까지 읽는 내내 과연 현재까지 일본에 존속하고 있는 문화는 어떤 부분인지 궁금했다. 

당시 미국인의 눈에 비친 일본의 많은 부분이 현재의 일본과는 분명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 국가의 문화를 철저히 자료만을 참고로 한 채, 영향력 있는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국화와 칼>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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