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 혜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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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우고 있는 우리집 반려견 초코, 최근에 내가 지어준 비공식적인 이름은 '까기'이다. 까기가 올해 열한 살이 되었다. 까기는 2009년 동생이 엑스 보이프렌드로부터 선물 받았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처음 본 까기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 전까지 강아지를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던터라 너무 낯설었는데 키울수록 나는 까기에게 빠지게 되었다. 정작 강아지를 데려온 주인은 전혀 신경도 안 쓰다가 까기가 한 번씩 아플 때에만 관심 좀 가져주는 정도였고, 아이러니하게도 수의사를 만나서 결혼했다.

 

회사 다닐 때에는 평일에는 어쩔 수 없이 까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회사를 항상 칼퇴했던 이유도 집에 혼자 있을 까기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생이 집에 있긴 하지만 까기가 동생을 싫어하기 때문에 거의 나 혼자 독박육아를 했다고 보면 된다. 정말  힘든다. 사람으로 따지면 의사표현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10년 넘게 케어한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내가 아니면 집에서 딱히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다가 내가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편이라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케어하고 있다. 주중에는 일하느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은 대신 주말에는 어디를 가던 늘 데리고 다닌다. 유모차에 태워서 공원이나 쇼핑몰을 가거나 가끔 강원도에 있는 애견 펜션에 놀러간다. 생각해보면 일년동안 까기를 집에 두고 주말을 즐겼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사실 아직도 한국은 반려견에 대한 제약이 있는 곳이 많아서 식당에 가도 까기를 차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될 수 있으면 애견동반이 가능한 식당으로 가는 편이지만 그런 곳은 가격이 비싸고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슬픈 현실이다.

 

십 년 넘게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강아지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슬프게도 강아지가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아픔과 불편함에 대한 시그널은 아직도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어쩌면 강아지가 나이가 들수록 견주가 더욱 예민해지고 모든 행동에 촉각을 세우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말그대로 강아지의 '카밍시그널'에 대해서 알려준다. 강아지를 키우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 있다. 나도 지금까지도 까기의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이 꽤 있다. 투리드 루가스라는 전문가가 여러 행동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주고 설명해준다. 거기에 강형욱이 책 곳곳에 설명을 곁들인 사진으로 소개해준다.

 

유튜브로 여러 견주들의 시그널 문의에 대한 강형욱의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까기를 키우면서 해석했던 행동의 이유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 구독은 취소했다. 내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와 다른 나만 알 수 있는 시그널을 갖춘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까기가 워낙 어렸을 적부터 다른 강아지와 어울릴 줄 모르고 사람에게 더 친숙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강아지의 유전자에 책에서 소개한 시그널이 새겨져 있긴 하지만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막상 키워보면 견주만 알아챌 수 있는 시그널이 많다. 바로 이게 같은 듯 하지만 다른 나만의 반려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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