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에 거부감이 없으며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아바의 대표곡들을 거의 다 알고(다 대표곡일지도 모르겠다 워낙 알려져서)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의 매력에 빠져 본 적 있고

그리스를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음악을,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상의 영화가 아닐까.. 나처럼..

★★★★★

 

 

나에게 맘마미아는 음악 그 자체였다.

아바의 빅3(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바 노래 베스트3, Dancing Queen, Mamma Mia, The Winner Takes It All)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곡이 다 좋았다.

자막 올라 갈 때 아만다 사이프리드(소피)가 부르는 Thank you for the music까지..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한(정확한건지 모르겠다) 아바의 음악은

현재진행형이다..

베니 앤더슨은 히트곡들을 뮤지컬 영화에 어울리게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편곡해서 선보였다.

몇 년 전에 구입한 아바(The Definitive Collection) 앨범이 정적이라면, 영화속의 새로운 버전은 동적이다.

 

 

메릴 스트립(놀라운 가창력이다. 메릴 스트립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불가능했을 거다),

신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도미닉 쿠퍼,

콜린 퍼스(30대 대한민국 여성의 로망인 그는 뜻밖에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의 팬인 나는 Our last summer의 팬이 되었다,

심지어 노래도 잘하는 그 ㅋ ㅋ)등등 완벽한데..

딱 한 사람.. 피어스 브로스넌은 노래를 못한다.

 

 

그런데,,,

이 영화,

소피는 아빠 후보 셋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근 20년이 지났는데.

그들의 주소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설령 주소를 알았어도

그들 셋은 못 올 어떤 이유도 없고,

다 그렇게 시간 되고 그럴까?

20년간 딸을 키우면서 혼자 잘 살아온 도나는

결혼식을 낭비할 셈이냐고

당신을 쥐고 흔들 뱃살남이 필요한 거 아니었냐는

샘의 한 마디에

그렇게 쉽게

I do, 할 수 있는 걸까..

 

 

 

유전자 검사만 해보면

셋 중 누가 아버지인지 알 수 있는데

그렇게 삼분의 일은 나도 아버지이다 라는 세 남자의 말로

끝내버릴 일인가?

소피는 세상을 더 알기 위해서

스카이와 떠난다,

그 조그만 보트 같은 걸 타고?

십리도 못가서 발병날텐데?

 

 

영화는 영화이니

토달면 안되는 거겠지?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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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몇 월 이던가,

표지모델이 단지 조지 클루니라는 이유만으로

내게 별 쓸모도 없는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를 샀다..

표지에 조지 클루니가 없었다면 집어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지 클루니가 가진 것에 비해

표지나 관련 기사의 사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는 멋지다.

잡지를 뒤적이다 보니,

그는 오메가의 모델이다.

차라리 이 광고사진이 표지사진보다 낫다.

흰 셔츠에 타이 없는 양복차림의 멀끔한 중년 조지 클루니..

그리고 그의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는 짧은 커트 그레이 헤어..

리차드 기어와 더불어 그레이 헤어가 넘 잘 어울린다.

중후함과 절제, 정돈, 은은함을 느낄 수 있는 색깔이다.

오래전 미드 <ER>을 보다가 그에게 홀딱 반해버렸다.

바람둥이 같으면서도 소명의식 있는 의사를 연기한 그는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섹시하다.. 

헐리우드에는 중년의 섹시한 남자 배우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엔 없다..

우리나라에서 중년과 섹시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 눈엔

여유로운 미소의 조지클루니도

불교에 심취해 있는 리차드 기어도

갤럭시 광고모델 피어스 브로스넌도

아주 섹시하다..

그들의 섹시는 은근한 섹시다.

은근한데 마약같은 섹시다..

근육질 온 몸을 드러낸다고 섹시한 게 아니다.

훌러덩 벗고 하이힐에 힘차게 걷는 게 섹시가 아니듯..

보일듯 말듯 한 게 섹시다.

또 슈트에 가리어진 뱃살없는 탄탄한 몸매가 섹시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맘마미아에서 보니까 뱃살 있던데,

갤럭시 광고에서는 어쩜 그렇게 양복이 잘 어울리는지)

 

영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이제

우리나라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져서

무조건 헐리우드 영화만을 선호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헐리우드 영화에 별로 정이 안간다.

자막 읽는 것도 불편하고,

(그걸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영화인지도 모르겠고)

세계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문화도 다르고

우리의 모습은 우리 영화를 통해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헐리우드엔

우리에겐 없는

중년의 섹시 완소남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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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아다지오 - 카라얀
DG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어느 순간 이런 곡이었구나, 이렇게 좋은 곡이었구나, 할 때가 있다.

이 앨범에서 가장 긴 곡, 1번 트랙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이 내게는 그랬다.

수십번 듣고 나서야 깨닫게 됐다.

장중함이 폭풍처럼 밀려든다, 때로 아름답고 온화하기도 하다..

사실 이 앨범을 구입했던 당시에는(10년도 지난 것 같다) 파헬벨의 캐논과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정도만 알았고, 한번 들어보고 나서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에 대해, 들어본 적 있었는데(두 곡 다 자주 나오고 너무 유명한 곡이기에) 누구의 곡인 줄 몰랐었고, 그게 마스네고 알비노니였구나, 했다.

그래도 이 앨범에서 내가 선정한 최고의 곡은 말러 교향곡이다.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은 워낙 유명한 곡인데, 식상하지 않고 항상 좋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중 오제의 죽음은 숙연함이 느껴진다. 음악은 슬픔이라고 하던데,

이 곡도 궁극의 목적지는 슬픔인 것 같다. 슬퍼도 좋다.

페르귄트는 전체가 다 좋은 것 같다.(8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씨디 끼워주는 것에 혹해서

금난새 책을 샀는데, 그게 어디 박혀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 씨디로 페르귄트를 듣고 그리그와 노르웨이를 다시 보기도 했다)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근데 이 곡은 너무 대놓고 나 슬퍼, 진짜 슬퍼 하는 것 같아

멀쩡한 곡이고 명곡인데도 앞에 소개한 곡들에 비해 정이 안간다.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를 들으며,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북구의 겨울을 상상한다.

그리고 발레리나, 그녀의 얼굴은 그림 진주귀고리소녀의 모습일 것 같다.

 

이 앨범을 가장 맛있게 들을 수 있는 시기는

늦가을에서 2월 초순까지가 아닐까,

겨울이 남아있어야 제맛일 듯 싶다.

낮이 짧아지고 있다.

어둠속에서 아다지오에 파묻혀 보시라!

 

(10년 전에도 비쌌는데, 여전히 비싸다.

그래도 절대 후회 안 할 명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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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토요일,

집을 나서면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 티슈퍼에 갔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인인데

할아버지는 안계시고

할머니만 계산하는 책상머리에 앉아계셨다.

 

인사를 하고 들어서니,

" 예쁘게 차리고 어디가? " , 하신다.

" 친구 만나러요. "

음료 냉장고에서 포리를 꺼냈다,

" 짤라줄까? " 하시더니,

가위로 윗부분을 자르고, 빨대 비닐을 벗겨서 꽂아주신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황송하다..

 

" 점심은 드셨어요? "

" 아직 안먹었어. "

" 아직도 안 드셨어요? "

" 응.. 우리 며느리가 와서 문어 삼고 있어.. "

" 맛있겠네요.. "

" 한 점 먹고 갈래? "

( 이 말씀을 하시면서,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환한 웃음을 지으신다,

  몇 년을 이 동네에 살면서 티슈퍼에 드나들었지만,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는 걸 본 적이 없다.

  워낙 무뚝뚝한 할아버지, 할머니여서

  인사를 해도 본체만체 하시고

  첨에는 무색했지만, 금방 알아챘다, 그게 이분들 성격이란걸..

  암튼 오늘 할머니 컨디션이 최상인 것 같다,

  며느리가 와서 일지도 모르겠다. ) 

" 아니요, 저는 지금 가야 돼요.. "

 

소기의 목적달성!

꼭 무언가를 마시고 싶었다기 보다,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직전

위로를 받고 싶었다..

발걸음이 가볍다..

 

(은수가 그랬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요?)

 

포리에 꽂혀 있는 빨대는

반대로 되어 있다,

뾰족한 부분이 나와 있다,

할머니는 빨대 사용법을 모르신다.

글을 모르시는 것처럼..

뾰족한 빨대를 물고

할머니를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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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한가람 미술관에 다녀왔다.

한겨레 신문에서 주최하는 사진전 마지막 날이었다.

혹시나 하고 이벤트에 응했는데, 당첨돼서

절친이 3시간 KTX를 타고 서울까지 왔다.

물론 사진전만 보러 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 방문의 시발은 사진전이었다..

 

혼잡함이 싫어서

10시 반쯤 도착해서 아마추어 작품 감상하고,

11시 문 열자마자 호젓하게 감상해야겠다, 계획 세웠지만,

(11시에 들어갔어도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때부터 사람이 많았을 것 같다)

토요일 서울에 와서 나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절친은 계속 꿈나라였다..

토요일 오전까지 일하고 온 절친의 피로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깨우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출발해

한가람 미술관에 도착해보니

1층 로비에 줄선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미 10만이 본 사진전의 열기는 대단했다..

 

30분 쯤 줄 서 있었을까,

아니 그 이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그런데

사진액자 앞에 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앞이 아니라 좀 떨어져서 사진 전체를 감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람들이 우루루 한 작품 한 작품에 몰려 있어서

사진 하나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사람들을 뚫고 감상했다..

그나마 뒤로 갈수록 몰려 있지 않아서

감상 할 만 했다.

 

구보다 히로지의 '경상남도 통영' 사진과

(바다 위 드문드문 수 십척의 배.. 이것도 항공사진인걸까, 모르겠다..)

한국의 입신양명 편,

Thomas Hoepker의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절친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한겨레신문만 보고

대단한 전시라고 여러번 얘기했었는데,

그런 얘기를 말았어야 했다 ㅠ ㅠ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의 사진이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매그넘 코리아 전, 아닌가,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이 느껴져야 하는데,

한국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사진은 드물었다.. 

 

사진옆 작품 설명은 왜 그렇게 작은 글씨로 되어 있는 건지

(작품 제목, 작가, 사진 사이즈, 프린트 정보 등이 쓰여 있는)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구부려야 겨우 읽을 수 있었다.

 

다음 날,

한겨레 신문을 펼쳐들었다.

곽윤섭 사진전문 기자가

매그넘 사진전 마지막 날의 표정을 전하는데,

13만으로

대단히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는 게 전부였다.

단 한 줄도 문제점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다.

한겨레라 한들

창간 20주년 행사에 흠집 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보관함에서

매그넘 코리아 사진집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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