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아다지오 - 카라얀
DG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어느 순간 이런 곡이었구나, 이렇게 좋은 곡이었구나, 할 때가 있다.

이 앨범에서 가장 긴 곡, 1번 트랙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이 내게는 그랬다.

수십번 듣고 나서야 깨닫게 됐다.

장중함이 폭풍처럼 밀려든다, 때로 아름답고 온화하기도 하다..

사실 이 앨범을 구입했던 당시에는(10년도 지난 것 같다) 파헬벨의 캐논과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정도만 알았고, 한번 들어보고 나서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에 대해, 들어본 적 있었는데(두 곡 다 자주 나오고 너무 유명한 곡이기에) 누구의 곡인 줄 몰랐었고, 그게 마스네고 알비노니였구나, 했다.

그래도 이 앨범에서 내가 선정한 최고의 곡은 말러 교향곡이다.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은 워낙 유명한 곡인데, 식상하지 않고 항상 좋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중 오제의 죽음은 숙연함이 느껴진다. 음악은 슬픔이라고 하던데,

이 곡도 궁극의 목적지는 슬픔인 것 같다. 슬퍼도 좋다.

페르귄트는 전체가 다 좋은 것 같다.(8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씨디 끼워주는 것에 혹해서

금난새 책을 샀는데, 그게 어디 박혀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 씨디로 페르귄트를 듣고 그리그와 노르웨이를 다시 보기도 했다)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근데 이 곡은 너무 대놓고 나 슬퍼, 진짜 슬퍼 하는 것 같아

멀쩡한 곡이고 명곡인데도 앞에 소개한 곡들에 비해 정이 안간다.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를 들으며,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북구의 겨울을 상상한다.

그리고 발레리나, 그녀의 얼굴은 그림 진주귀고리소녀의 모습일 것 같다.

 

이 앨범을 가장 맛있게 들을 수 있는 시기는

늦가을에서 2월 초순까지가 아닐까,

겨울이 남아있어야 제맛일 듯 싶다.

낮이 짧아지고 있다.

어둠속에서 아다지오에 파묻혀 보시라!

 

(10년 전에도 비쌌는데, 여전히 비싸다.

그래도 절대 후회 안 할 명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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