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딸들아 

갑작스럽게 날씨 변화가 생기니 너희들 걱정이 된다. 

감기나 걸리지 않는지. 

○○ 너, 기관지가 않좋으니 걱정이고 

○○는 편식이 심하니 이렇게 눈보라 휘날릴 때 먹는 것이라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곁에 엄마가 없으니 엄마는 늘 걱정이다. 

 

○○야, 엄마는 너희들에게 펜을 들때는 늘 소녀같은 마음이야. 

언제 우리도 따뜻한 커피 한 잔 놓고 너랑 ○○ 모두 앉아 

지난 이야기 삶에 이야기 할 날이 있을까 

엄마는 어언 육십 고개를 넘으니까 

희망도 삶에 바램도 없어진다. 

오로지 너희들 건강과 짝이나 잘 만나서 제 집으로 가는 바램밖에.  

그리고 내 인생 끝 마칠 그날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었으면 말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일하러 갈 수 있고 

그날 하루를 마칠 수 있는 일이 제일 즐거워. 

새벽 기후가 몹시 차거웠지만 일을 마치면 보람도 있다. 

 

○○야 

인생은 잠깐이야 그리고 너도 마음을 좀 비웠으면 좋겠다. 

엄마도 아빠하고 젊었을 때는 맞지 않아 힘이 들었지만 

요즈음 새벽 3시반이 되면 어김없이  

일하러 나가는 뒷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이것이 부부인가봐.  

부부는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어야 하는 것이 

젊었을 땐 모른다. 

서로 자존심도 세우고 자기 고집도 세우지만 

세월이 지나가면 모든 것이 필요없다. 

그러니 너도 너무 너의 기준으로만 보지 말고 

너의 자신(마음)을 비워봐. 

얼굴도 필요없어야. 

그 사람 됨됨이가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엄마이기 전에 인생에 선배로써 너에게 말한 것이야. 

○○ 이달이 금년에서 제일 좋다고 하니 마음을 비우고 찾아봐. 

너와 ○○도 걱정이야. 

제발 좋은 배필을 만날 수 있다면 그이상 바램이 없다. 

 

○○에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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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4시간을 자 본 사람은 알지 

하루에 20시간을 자 본 사람은 알지 

하루에 하루를 자 본 사람은 알지 

하루에 한 달을 자 본 사람은 알지 

 

삶이 지루하다는 것을. 

삶이 몽롱하다는 것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14시간 잔다는 부활 리더 김태원 얘기에 

김수영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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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어,

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정현종 옮김

네루다 시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에서..

 

나에게도 그렇게,

왔으면 좋겠다..

서재질을 할 때,

쓰고 싶은게 있을 때,

어디선가 와서

술술 쓰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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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아..

 

10년이 지난다고 달라질까..

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자그마치 10년이다.. Ten years..

10년 동안.. 죽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래도 버텼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니까..

 

그러나 아직도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대성통곡한다..

그리고 웃는다..

웃찾사를 보면서 웃는다..

팝툰을 보면서 웃는다..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는다.. 

밖으로 나간다..

걷고 또 걷는다..

걸으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동안 아무 생각도 못한다..

사야 할 것을 잊고 집으로 돌아온다..

 

숨이 막힌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나를 누일 곳이 없다..

다시 밖이 그립다..

그것은 바람이다.. Wind..

바람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숨 쉬게 한다..

살 것 같다..

바람만 있어도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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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1 1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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