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한가람 미술관에 다녀왔다.
한겨레 신문에서 주최하는 사진전 마지막 날이었다.
혹시나 하고 이벤트에 응했는데, 당첨돼서
절친이 3시간 KTX를 타고 서울까지 왔다.
물론 사진전만 보러 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 방문의 시발은 사진전이었다..
혼잡함이 싫어서
10시 반쯤 도착해서 아마추어 작품 감상하고,
11시 문 열자마자 호젓하게 감상해야겠다, 계획 세웠지만,
(11시에 들어갔어도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때부터 사람이 많았을 것 같다)
토요일 서울에 와서 나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절친은 계속 꿈나라였다..
토요일 오전까지 일하고 온 절친의 피로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깨우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출발해
한가람 미술관에 도착해보니
1층 로비에 줄선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미 10만이 본 사진전의 열기는 대단했다..
30분 쯤 줄 서 있었을까,
아니 그 이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그런데
사진액자 앞에 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앞이 아니라 좀 떨어져서 사진 전체를 감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람들이 우루루 한 작품 한 작품에 몰려 있어서
사진 하나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사람들을 뚫고 감상했다..
그나마 뒤로 갈수록 몰려 있지 않아서
감상 할 만 했다.
구보다 히로지의 '경상남도 통영' 사진과
(바다 위 드문드문 수 십척의 배.. 이것도 항공사진인걸까, 모르겠다..)
한국의 입신양명 편,
Thomas Hoepker의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절친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한겨레신문만 보고
대단한 전시라고 여러번 얘기했었는데,
그런 얘기를 말았어야 했다 ㅠ ㅠ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의 사진이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매그넘 코리아 전, 아닌가,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이 느껴져야 하는데,
한국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사진은 드물었다..
또
사진옆 작품 설명은 왜 그렇게 작은 글씨로 되어 있는 건지
(작품 제목, 작가, 사진 사이즈, 프린트 정보 등이 쓰여 있는)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구부려야 겨우 읽을 수 있었다.
다음 날,
한겨레 신문을 펼쳐들었다.
곽윤섭 사진전문 기자가
매그넘 사진전 마지막 날의 표정을 전하는데,
13만으로
대단히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는 게 전부였다.
단 한 줄도 문제점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다.
한겨레라 한들
창간 20주년 행사에 흠집 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보관함에서
매그넘 코리아 사진집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