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김혜자의 연기를 많이 봤는데도 

엄마가 뿔났다로 연기대상을 받았다는 걸 아는데도 

그가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남들은 신들린 연기로 추앙하는 배우인데... 

사실 뭐가 연기를 잘 하는거고 못 하는건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단지 어떤 역할과 배우가 구분되어 보이지 않으면, 

배우가 그 배역에 녹아있으면 잘 하는 걸로 보인다.

내 눈에 김혜자는 그닥 아름다운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원빈은 억울할 것 같다. 

그렇게 망가뜨려도 사그라들지 않는 외모 때문에 

(후줄근한 차림에 촌스런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와도 원빈은 원빈이고 

빛나는 외모였다) 

연기에 대한 평가는 뒷전이다. 

연기를 못하는게 아닌데 

항상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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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일하러 가는 룸메이트와 집을 나섰다. 

집 근처에 국사봉이 있는데  

몇 년을 살면서 정상까지 가 본 적이 없다. 

정상이라고 해봐야 얕은 봉우리에 불과한데 

뭐가 그리 바빠서..   

ㅋㅋ 집에서 드립다 잠만 자느라고......

잠은 잠을 낳고 

게으름은 게으름을 낳는다. 

 

입구 계단을 지나니 

국사봉 정상까지 0.5km 

약수터까지 0.9km

이런 표지판이 보인다. 

13분만에 도착한 정상은  

비석 하나, 전망이 별로인 전망대 

뭐 그저 그랬다. 

주위엔 운동기구들에 붙어 열심히 운동하는 아저씨들이 보였다. 

근육을 만들어야 하나보다. 

 

내친 김에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마시고 

같은 길로 돌아온다 해도  

1시간도 안 걸릴 것이다. 

 

정상까지는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돼 있었지만 

정상에서 약수터는 길도 여러갈래고 

표지판도 없었다.  

다행히 한 분이 그쪽으로 가는 길이라며 친절히 안내해 주셨다. 

 

약수터에 도착해서 약수도 마시고  

왔던 길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찰나 

장대같은 비다,,,

약수터 지붕에 

10여명 쯤 함께 비를 피했다. 

 

비가 올거라고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점퍼 주머니에 

한 쪽엔 열쇠 

한 쪽엔 전화기 뿐이었다. 

1시간 안에 금방 올라갔다 올꺼니까 

별 생각이 없었다. 

 

30여 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모두들 서서 비만 바라보고 있었다. 

세찬 소리를 내며 토사가 흘러내렸다. 

빗줄기가 상당히 가늘어졌다. 

완전히 개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흰 모자에 점퍼 모자를 겹쳐 쓰고 

일단 출발했는데     

미끌어졌다. 

등산화를 신었는데도 미끄러져 

계단 서너개 아래로 주루룩.. 

엉덩이가 얼얼하다..  

충격이 만만치 않다. 

일어나는데 꼬리뼈가 욱신거린다. 

다행이다 걸을 수 있다.

엉덩이 부분이 홀딱 젖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이건 다행인걸까 불행인걸까 

  

재빨리 일어나 

일단 바지를 털었다. 

하필 엉덩방아라니.. 

혼자 있으니 누가 봐줄 수도 없고 가려줄 수도 없고  

무조건 빨리 집으로 가야 한다. 

무작정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니 

생각했던 것보다 금방 아스팔트가 나왔다. 

양녕길.. 

처음 보는 길이다. 

어딘지 모르겠다. 

세상에나 상도4동이다.. 

상도3동에 사는 내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한 10분쯤 걸어서 

겨우 장승백이역을 찾았다.  

 

우리 집은 여기서부터 마을버스로 

10코스가 넘는다.   

추적추적 비오는 일요일 오후, 

누구를 부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나마 천원만 있었어도 

이 몰골을 버스에 실어 감추고 

편하게 집에 갈텐데.. 

이럴땐 보슬비가 고맙다. 

비라도 내 모습을 가려줘야 한다.  

최대한 모자를 당겨 썼다..

아이, 쪽팔려.. 

다행히 거리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집에서 1시 35분쯤 출발했는데 

집에 도착하니 4시 20분이었다. 

옷을 갈아 입고 

빨래를 하려고 보니 

오늘 꺼내 입고 나간 바지는  

황톳빛이다.. 

 

 

한 시간이면 뒤집어 쓰고도 남을 거리를 

해발고도 200미터도 안되는 봉우리를..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ㅋㅋ  

일기예보 사수하고 

비 오는 날은 뒷동산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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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st 

 

영어 제목이 thirst인데, 왜 박쥐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개봉날 오후 그러니까 평일 오후에 반쯤 찼다. 

박찬욱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송강호에 김옥빈에 광고를 그렇게 때려대니.. 

네이버에서 박쥐의 장르를 보고 쓴웃음이 났다. 

멜로 애정 로맨스로 분류되어 있었다. 

SF 호러 아닌가? 

어디에서 애정을 멜로를 느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룸메이트의 말처럼 

박찬욱 감독이 절절한 사랑이야기에 관심 둔 적이 있었던가?  

 

친절한 금자씨를 곰티비로 봤는데 

튀는 대사도 많고(기도는 이태리타월이야 같은) 특이해서 좋았다. 

감독은 미술과 음악에 상당한 조회가 있는 사람인가보다.. 

음악은 클래시컬해서 좋았다. 

바로 CD를 주문했다. 

CD와 속지 다 만족스러웠다. 

음악에서 가톨릭적 느낌이 강하다.  

어느 성당, 형형색색 스테인드 글라스 창가에 앉아 

오르간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박찬욱 감독 영화를 극장에서 계속 놓치고 있었다. 

다음 영화는 무조건 봐야지 했던 터라 

일부러 기사도 안보고 

빨리 가서 봤는데 

그저 그런 영화였다. 

뭘 말하고 싶었던건지 잘 모르겠다.    

친절한 금자씨보다 나은 영화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친절한 금자씨가 300만 관객의 영화라 들었는데 

이건 절대 거기 미치지 못할 것이다. 

 

난 워낙 비위가 좋아서 

보기 힘들지 않았는데 

절친은 토할 것 같고 뛰쳐나오고 싶었다고 했다, 

피를 그렇게나 보여주니 말이다.. 

룸메이트와 한 친구는 이런 영화를  

볼 수 없는 류이다. 

비위가 약해서..

 

송강호나 김옥빈보다 

김해숙과 신하균의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김해숙은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완전 하하 어머니 김옥정(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여사 스타일로 나오는데 

짧은 단발에 살 두둑한 얼굴 진한 눈썹 화장 등등 

이 영화의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고 그럴싸하다. 

중년에도 살 없는 비현실적인 배우들이 많아서인지 

살 있는 얼굴, 살 있는 몸매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줌마의 모습이다..  

영화속 신하균의 첫 씬  

" 엄마, 9번이 안나와.." 

어떻게 저 대사를 저렇게 칠 수 있을까, 

너무 웃겼다. 

그 약간 비정상적인 표정과 말투.. 

 

김옥빈은 

몽유병인 척 하며 

맨발로 새벽 거리를 달린다. 

남자든 여자든 배우들이 달리는 씬을 봤는데 

김옥빈처럼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육상선수처럼 달리는 김옥빈, 

태권도 유단자라더니  

그녀는 액티브한 모든 것을 좋아할 것 같다. 

오버 더 레인보우 에서  

춤도 수준급이었는데,  

지하철역에서 웨이브를 연습하던 장면이 멋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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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누기가  

힘들다,, 

견딜 수 없고,

마음을 가눌 길 없다.. 

또 봄이 와서인가? 

 

거리를 걷고 

음악을 듣고 

꽃을 보는데도 

그 형형색색의 철쭉에 눈길이 가는데도 

내 마음인데 

가눌 길 없다.. 

누구는 봄을 타고 

누구는 가을을 타는걸까? 

 

찬란한 봄에 

우울해지는 건 왤까? 

 

누가 뭐라건 

사는건  

고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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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umdog millionaire 

 

It is written..

(자막은 영화 속 얘기니깐,으로 번역한다..)

(나는 이미 정해져 있다,로 번역한다.. 정말 이미 정해져 있나?)

데스티니..

(운명의 상대라는 게 있는건가? 이것도 정해져 있는건가?)

 

한 아이의 성장기이자

그 아이가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 아이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인도 불가촉천민을 다룬 영화라고만 알고 갔는데

최하위 그들의 삶은

생각했던 것 이상 극한이다..

하긴 주인공 가족은 하나 더 있다.

인도같은 종교로 죽이고 죽는게 만연된 나라에서

힌두교가 아니라 이슬람교 신자라는..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생쯤 형제는

세상에 덜렁 남겨진다.

그리고

돌봐주는 사람 없어도

기어코 살아간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하면

사람들의 태도는 두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살 필요 없다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부류..

 

이미 쓰여 있지만

그래도 가라,

계속 가라, 하는 것 같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끝까지 믿으면서 잠자코 가라.. 자말처럼, 하는 것 같다.

 

데스티니는 무엇인가

마이 데스티니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데스티니라고 믿으면

데스티니가 되는 것 같다.

결국 데스티니는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삼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가 나를 울컥하게 하다니..

흡사 아무도 모른다의 주인공이 뛰어다니던 거리를 보는 것 같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그 거리가 잔인하게 보였었는데.. 

무생물 일본의 어느 거리가 원망스러웠었는데..

정답 A 아라미스가 슬플 수도 있는 거구나, 했다.

 

제도권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정답을

그 쉬운 문제를

자말도 모르고 라티카도 모른다..

불가촉천민의 현실을 

쉽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나에게 아라미스는 슬픈 단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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