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에 거부감이 없으며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아바의 대표곡들을 거의 다 알고(다 대표곡일지도 모르겠다 워낙 알려져서)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의 매력에 빠져 본 적 있고

그리스를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음악을,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상의 영화가 아닐까.. 나처럼..

★★★★★

 

 

나에게 맘마미아는 음악 그 자체였다.

아바의 빅3(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바 노래 베스트3, Dancing Queen, Mamma Mia, The Winner Takes It All)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곡이 다 좋았다.

자막 올라 갈 때 아만다 사이프리드(소피)가 부르는 Thank you for the music까지..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한(정확한건지 모르겠다) 아바의 음악은

현재진행형이다..

베니 앤더슨은 히트곡들을 뮤지컬 영화에 어울리게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편곡해서 선보였다.

몇 년 전에 구입한 아바(The Definitive Collection) 앨범이 정적이라면, 영화속의 새로운 버전은 동적이다.

 

 

메릴 스트립(놀라운 가창력이다. 메릴 스트립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불가능했을 거다),

신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도미닉 쿠퍼,

콜린 퍼스(30대 대한민국 여성의 로망인 그는 뜻밖에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의 팬인 나는 Our last summer의 팬이 되었다,

심지어 노래도 잘하는 그 ㅋ ㅋ)등등 완벽한데..

딱 한 사람.. 피어스 브로스넌은 노래를 못한다.

 

 

그런데,,,

이 영화,

소피는 아빠 후보 셋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근 20년이 지났는데.

그들의 주소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설령 주소를 알았어도

그들 셋은 못 올 어떤 이유도 없고,

다 그렇게 시간 되고 그럴까?

20년간 딸을 키우면서 혼자 잘 살아온 도나는

결혼식을 낭비할 셈이냐고

당신을 쥐고 흔들 뱃살남이 필요한 거 아니었냐는

샘의 한 마디에

그렇게 쉽게

I do, 할 수 있는 걸까..

 

 

 

유전자 검사만 해보면

셋 중 누가 아버지인지 알 수 있는데

그렇게 삼분의 일은 나도 아버지이다 라는 세 남자의 말로

끝내버릴 일인가?

소피는 세상을 더 알기 위해서

스카이와 떠난다,

그 조그만 보트 같은 걸 타고?

십리도 못가서 발병날텐데?

 

 

영화는 영화이니

토달면 안되는 거겠지?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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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밀, 햇볕양/비밀의 햇볕, 비밀의 볕/Secret Sunshine



 
사실 밀양은 볼 생각이 없었다..

이창동 감독 영화가 갖는 무게감때문이었을까.

(주인공이 죽는 씬이 충격적이었던 초록물고기, 설경구를 알게한 박하사탕..

둘다 재밌게 봤지만 심각한 건 사실이니까, 왜 제목이 밀양일까 궁금하긴 했어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신문에서 극찬하는 바람에,

룸메이트가 보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말도 안하고 혼자 봤다..

 

신문에 영화평론가가 밀양에 대한 대표적 오해들의 리스트를 늘어놓았는데,

1. 전도연의 영화다 2. 코믹 멜로 영화다 3. 유괴 범죄 고발용 영화다 4. 기독교 찬양 또는 비방용 영화다

5. 한 여인의 기구한 팔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6. 전도연은 울리기 위한, 송강호는 웃기기 위한 포석이다

7. 다시 말해 '카센터 김사장(송강호)'캐릭터는 흥행을 위한 양념이다

이중에서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가장 동의할 수 없는 것은 1번이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이 영화는 전도연의 영화라는 거였다..

해피엔드나 너는내운명에서 연기가 훌륭했어도 전도연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연기에

빨려들어서 영화가 끝났을 때는 그녀가 예뻐보였다.. 물론 몇 시간짜리 생각이지만..

영화배우에게는 그런 포스가 있어야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평상시 생각을 접도록 만드는.. 

깐느에서 수상소식이 들려오기 전에 이 영화를 봤는데,

혼자서 상을 받게 된다면 어떤 상이 어울릴까 하다가,

황금종려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중에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은 제외했다..

송강호의 캐릭터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그 두 부분은 아닐 것 같았다..

남는 건 여우주연상인데, 설마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

 

6번,7번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본다.. 전도연을 보면서 통곡하게 되고, 듬직한 송강호를 보면서는 미소짓고 호흡을 가다듬게 된다.. 이청준의 원작 '벌레이야기'에는 없다는 카센터 김사장 캐릭터는 흥행을 위한 양념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거운 내용의 영화를 좀 가볍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중국요리집 주방에 들어가서 요리사 옆에 붙어 고추인가를 난도질(기분이 좋아서 요리사 흉내내며 박자맞추는게 써는 것은 아니다)하는 송강호를 보며 요리사가 이렇게 대사한다..

버려라, 빨리 버려라(이것은 망가진 고추를 버려라 동시에 너랑 안 어울리는 전도연을 버려라, 즉 마음에서 걷어내라), 니한테 멜로는 안어울린다, 니는 코믹이다..

(이때 송강호의 기막힌 대사) 코믹 멜로도 있다..

이런 대사가 나온다고 절대로 코믹 멜로는 아니지..

 

전도연의 아이 준이가 유괴 당해 사체로 돌아오지만, 여주인공의 상처(어머니가 아이를 그것도 유괴로 잃게 되는 것을 그냥 상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근데 어떤 단어를 써야 할 지 모르겠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그 괴로움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와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관한 영화인데, 유괴와 아이의 죽음은 소재다..

 

글쎄 열렬한 개신교 신자라면 기분이 나쁠까?

내가 보기엔 절대로 개신교 비방용 영화는 아닌데..

개신교의 아이러니는 주변에서 너무 흔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 그것을 가져온 것 뿐인데..

평소에 가끔은 룸메이트와 개신교도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얘기하곤 했었는데(하나님을 믿어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 같은거),

늘 궁금했었던 이해할 수 없는 개신교도들의 말과 행동 알파와 오메가가 이 영화속에 있다..

 

그리고 한 여인의 기구한 팔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고통을 이겨나가는 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전부터 이상하게도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울게 하는 영화는 없었다..

어린 시절 미워도 다시한번이나 저하늘에도 슬픔이 같은 최루성 영화를 보면서

울었던 것처럼 눈물이 밀려나오게 하는 영화는 없었다..

그런데 전도연이 (길건너 '상처 받은 영혼을 위한 기도회'라는 프랑을 보면서)구역질 하는 장면에서부터 나도 감정이 복받쳐 엉엉 울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우는게 아니었다, 다들 울고 있었다..

상처 받은 영혼이 뭔지나 알고,

상처 받은 영혼이 어떤 심정일 건지나 알고 그러는걸까?

흡사 어느 지하철역에서 보았던 문구가 떠오른다..

왜 걱정하세요? 기도할 수 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야외에 자리를 깔고,

장로는 위에서 섹스를 시도하고 있고,

아래 누운 전도연은 하늘을 보며) "보여? 잘 보이냐구?" , 였다..

소리가 난다기보다 입모양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전도연은 하늘을(신을) 엿먹이고 싶었던거다..

뭘보라는 거냐면, 이렇게 쉽게 엿먹일 수 있는거 그거 보이냐고가 아니었을까?

 

인상적인 노래도 있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나는 이 노래가 흐르던 장면이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도연이 송강호를 향해 부르는 나미의 빙글빙글..

 

거짓말이야는,

김추자의 목소리,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이렇게 시작하는 도입부 등등

독특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전도연은 미용실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와서, 가위를 들고 (자르다만)머리를 자르고,

(이것은 이제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언제나 전도연에게 친절한 강호씨는 동그란 거울을 들고 옆에 서있다.

마지막 씬은 전도연집 마당의 흙을 보여준다.

마당 전체가 흙이 아니고, 대부분은 시멘트로 발라져 있고, 흙이 있는 부분은 조금이다.

전도연이 자른 머리가 바람에 날려 시멘트 바닥을 거쳐 흙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렇게 흙 바닥을 한참 보여주다가 영화가 끝난다..



결국 우리가 기대고 의지해야 할 대상은,

하늘이 아니라 땅이다,
신이나 절대자가 아니라 발딛고 서 있는 곳에서의 이웃이고 사람이다..

그들이 설령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인간을 위로하고 구원하는 것은 인간이다.

 

전도연 - 피아노 학원 원장 이신애

송강호 - 카센터 사장 김종찬

 별은 네개..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그렇게도 잊었나 세월따라 잊었나

웃음속에 만나고 눈물속에 헤어져

다시 사랑않으리 그대 잊으리

그대 나를 만나고 나를 버렸지

나를 버렸지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말을 못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늘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우리 두 사람

그리워지는 길목에 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가네

 

어떻게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 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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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years

임권택 감독님의 100번째 영화, 그것 만으로 걍 이 영화가 궁금했다..

대한민국 최고 감독이라고는 말 할수 없지만, 역량있는 감독의 100번째 영화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투자자 문제, 주연 배우 문제..

안타까웠다..

감독님 모습이 표지인 씨네21을 샀다.. 천년학 특별호라 부를 만하다.. 수페이지에 걸쳐 천년학과 감독님 관련 기사가 있다.. 일부러 읽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내용을 좀이라도 알고 영화를 보면 몰입이 잘 안된다..

그래서 진짜 보고 싶은 영화는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할 때 채널을 돌린다.. 

 

개봉날, 조조로 보러갔다..

우선 950원 주고 프렌치카페 카라멜마키아또를 샀다(별다방 커피 부럽지 않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란..)

아침에 집중하려면 커피는 필수다..

조조 할인 가격은 4000원, 근데 캐쉬백포인트까지 적용해서 2000원이 더 할인됐다..

그래서 관람가격은 2000원.. 역시 시간 있고 돈 없을 땐 조조다..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천년학 - 12세 이상가'가 눈에 띈다..

임감독님 영화치고는 의외다..

 

조조임에도 20명 남짓이 함께 영화를 보았다..

태권V는 세명이서 봤는데..

 

첫 장면부터 내가 좋아하는 남도의 모습이 펼쳐진다.. 남도의 논과밭은 그것만으로 하나의 그림이 된다..  남도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과밭이 펼쳐져도 왠지 편안하고, 왠지 따뜻하다.. 지금 내가 대도시에 살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서편제에서 문제가 되었던,

아버지가 딸 눈을 멀게 한다는 설정,

(소리하는 딸에게 한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일본식이라고 해서,

왜 우리 판소리 영화에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 비난받았었다..

감독님도 그 부분이 껄쩍지근했나보다..

세가지 가설이 나온다..

아버지 유봉의 주장은, 송화가 손발이 차고 혈액순환도 잘 안되는 것 같아 한약을 달여 먹였는데 그게 잘못되어 뜻하지않게 그렇게 됐다는 것..

동호(조재현)의 주장은, 유봉의 흑심(어린 송화를 데려다 키워 자기 각시 삼으려는)때문에 송화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 이건 내가 생각해도 지나친 주장이다.. 동호는 눈먼 딸을 각시 삼는 게 쉬울테니까 그랬을거라고 생각하나본데, 유봉이 그렇게까지 나쁜 인간은 아니다..

또 한가지는 뭐였더라.. (영화를 보고 바로 써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러지를 못하니까, 생각이 가물가물하다..) 그래, 이미 있던 것, 서편제에서 논란이 되었던, 소리 잘 하게 하려고 그렇게 만들었다일거다..

무엇이 진실일까..

 

서편제보다 천년학에서 판소리가 더 강조된 듯 보인다..

판소리가 나올 때마다 자막으로 가사를 보여주니 알아듣기에 편했다..

천년학의 영화음악은 양방언이 작곡한 음악이라기보다는

끊임없는 소리, 판소리 그 자체였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천년학은,

판소리 영화가 아니라,

수십년에 걸친(그 수십년동안 몇번 제대로 만나지도 못한다) 

남녀의(남매로 살았지만 혈연남매는 아니다, 그래서 이어질 수도 있는거 아닌가 하면, 함께 살아 누나 동생하던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사랑이야기다..

그들의 그 엄청난 사랑은,

사랑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이다..

그 은근하고 절대적인 사랑이 눈물겹다.. 

 

누나가 고향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데,

조재현이 찾아간다..

고향에 왔어도 눈먼 상태라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사는데,

조재현이 오름을 구경시켜준다..

바람부는 오름에 서서 말로 풍경을 설명하다가,

누나를 안아서 올려주고, 안아서 내려주고 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보면 별 장면이 아닌데,

그들의 사랑이 느껴져서,

동호의 사랑이 느껴져서,

그들의 사랑이 서글퍼서 눈물이 났다..

천년학에서 젤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눈먼 누나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온갖 배려를 한 한옥에 대해,

굳이 조재현의 입을 통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리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 설명을 줄이던지, 은근히 그의 배려가 드러나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마지막에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한 장면도 영화의 전체적인 톤에서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그렇게 물이 차오르게 하지 말고,

예전의 모습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소박함이 오히려 찬란함으로 느껴지는 남도만의 아름다움을 언제 또

우리가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을까..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잘 보여주는 영화를 가까운 시일내에 또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별은 다섯개다.. 그라씨아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9만이 보고, 상영 스크린 수가 줄어들더니,

결국 13만이 보고 막을 내렸다..

룸메이트가 흥행이 될 것 같냐고 물었을 때,

이 영화야말로 천만이 봐야 할 영화다, 천만은 어려워도 500만은 보지 않겠나,

말도 안되는 나만의 추측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90만도 100만도 아니고 겨우 13만이라니..

1편이라고 볼 수 있는 서편제는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100만을 넘긴 작품이 아니었던가..

천년학이 더 좋은데..

스파이더맨3는 하루에 50만이 관람했다.. 그게 현실이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화이팅!

물량공세! 공격적인 마케팅! 돈 심은데, 돈 난다!

 

 

조재현을 좋아하지 않는데,(원래는 동호역할에 김명민이 캐스팅되었는데, 영화제작이 늦어지는 바람에 조재현으로 바뀌었다) 연기는 잘 한다.. 동호역에 김명민보다 조재현이 더 나은 것 같다.. 오정해도 서편제와 비교해서 많이 늙긴 했어도 너무 잘 어울린다(서편제가 나온지 10년도 지났으니 그럴수밖에)

영화가 너무 좋아서 극장을 나서서 바로 서점에 갔다..

이청준의 원작 소설을 보고 싶어서..

천년학이라는 제목의 책에 세개의 단편이 있는데, 마지막 선학동 나그네가 천년학의 원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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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2007-06-2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보니,
한국 영화 최초 단일관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운 게 서편제의 이력이다..

미겔 2008-08-3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비디오 테입을 2천원인가 3천원인가 주고 샀다.
동네 괜찮은 비디오 가게가 폐업하면서
출시된 지 얼마 안되고 사람들이 별로 빌려보지도 않아서
거의 새거나 다름없었던 천년학을 그 가격에 팔았다.
나는 횡재했지만, 씁쓸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Pirates of the Caribbean : AT  WORLD'S END)

 

개봉날 조조로 보러갔는데,

조조가 9시 20분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랬다..

나처럼 개봉하기를 기다렸나보다..

보통 조조는 자리가 텅텅 비는데,

극장 한개관의 절반을 채웠다..

 

조금 지루하고,

인과관계가 부족하고,

그래도 뒤로 갈수록 나아지는

이 영화가 끝나고,

누가 영화음악을 담당했는지(음악이 좋아서 궁금했다.. 대작답게 대가 한스 짐머였다..),

누가 번역했는지(이미도 아닌가 해서.. 그런데 김은주였다..) 궁금해서,

사람들은 나가는데도(사실 영화가 끝나도 자막 끝날때까지, 음악 끝날때까지 앉아 있는 편이다) 

엔딩 크레딧 보고  힘찬 주제음악 들으면서

5분도 넘게 기다렸다.

한 열명 쯤 남아있었을거다..

 

번역-김은주까지 나오고 나서,

화면에 엘리자베스 스완이 등장했다..

맨 앞에서 통화하던 여자가 황급히 자리에 앉았다,

함께 보러온 이에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다.. 대부분 나가버렸지만, 영화는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히든 씬이 있다는 걸 몰랐다..

500원짜리라도 주운 기분이다..

영화를 볼 때 절대로 아무것도 모르고 오기 때문에..

(그래야 영화가 재밌다)

엘리자베스 스완과 윌 터너 사이 2세도 아버지의 숨결이 살아있는 것 같은

바다를 바라본다..

그말은 진리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ㅋ ㅋ

 

1,2 다 개봉하고 열기가 식었을 무렵,

우연히 블랙펄의 저주를 보게 되었다..

(왜 캐리비안의 해적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걸까.. 모르겠다.. 그때 뭔가 다른 일 때문에

영화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나?)

내가 완전 원하는 영화였다..

캡틴 잭 스패로우 같은 캐릭터를 동경한다..

제멋대로 인생..

어디에 갔다놔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

여유로움.. (경험이 많아서일까?)

 

아무튼 1편에 빠져서, 3편 개봉하면 무조건 첫날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근데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 같다..

2편을 볼 시간은 충분했음에도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고 하다가

2편을 보지 않고,

3편을 보게된 것이다..

2편 내용을 알고 있었으면 3편 이해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을텐데..

 

어쨌든 3편의 시나리오는 탄탄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고,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별은 세개 반이다..

화려한 볼거리를 생각한다면 세개 반은 부족한 거지만..

눈돌아가는 장면들이 휘몰아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겠구나 싶었다..

제작비가 부족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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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극장에서 보기로 했는데, 친구가 예매한다고 했다..  300과 향수 중에서 고르라고 했다.. 상관없다고 했다.. 300은 팝툰 창간호를 보다가, 프랭크 밀러라는 사람의 만화 300 출간 광고를 봐서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꽤나 이름있는 만화가인가본데, 만화에 문외한인 난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다 티비에서 영화 300 광고를 하는데, 맨끝에 삼백!하고 끝나는데, 그냥 웃겼다.. 하긴 쓰리 헌드레드 할 수는 없는 거니까.. 향수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언젠가 김혜수가 티비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서 답하면서 이 어려운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김민종이 감동받은 책으로 에밀졸라의 목로주점을 말했을 때처럼 쌩뚱맞았었다.. 연예인이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수가 없다.. 

일요일 오후 북적대는 극장에서 5분도 안걸려 티켓을 기계에서 꺼내어 유유히 관람석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건 기분좋은 일이었다.. 서울에 와서 어딜 가나, 어느 시각에나 사람이 많아서 주말은 피했었는데, 그 정신없는 곳을 쉬 빠져나오다니, 달콤했다..  

스파르타 병사 300명이 페르시아 100만을 상대하다니..말도 안된다 그랬더니 친구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이란에서는 이 영화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란 하니까 프레디 머큐리가 생각나서, 프레디 머큐리가 이란계라서 팝을 금하고 있는 이란에서 퀸 음악은 들을 수 있다더라고 친구에게  어디선가 들은 얘기를 해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평론가들의 얘기가 궁금해졌다..  

평론가들의 말이 쥐약일때도 있지만, 그들이 본질을 꿰뚫어보는 건 사실이니까..  

이 영화에서 선과 악은 너무 분명하다..  

스파르타 병사 300은 키크고 핸섬하고 단련된, 근육질의 백인들이다..  

그들은 조국 스파르타를 위해서 목숨 이상의 것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속에서라면 그들 가슴 속에 새겨져 있는 것은 애국심이라는 말로 부족하다..  

이에 비해 페르시아는 왕 부터 무슨 호모처럼 그려놨다..  

입술 바르고, 가는 눈썹을 정성스럽게도 그렸고, 조금 과장하자면, 내 눈에 페르시아 왕은 흑인처럼 보였다.. 페르시아 왕이 흑인에 호모였다? 듣도 보도 못한 역사 해석이다..  

전투가 지속될수록 스파르타 병사는 용맹하기 그지없고, 페르시아는 그저그런 노예들이 모여있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전투의지도 없고, 무력하기 그지없다..  

친구가 페르시아 왕으로 나오는 배우가 러브 액츄얼리에 나왔었다고 얘기해줬다..  

러브 액츄얼리는 러브,러브,러브~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와 스케치북 사랑고백씬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각 에피소드에 대충 어떤 배우가 나왔는지는 알겠는데, 디테일한 내용은 지워 졌다..   

그런데 나중에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보니까 그 배우는 백인이 아니라 남미계가 분명하다..  

그래서 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거구나, 팝툰 2호 첫 페이지에 만화 300 광고가 있는데, 온얼굴에 피어싱하고, 온몸을 치장한 매서운 흑인(? 내 눈엔 흑인처럼 보이는데, 과연 프랭크 밀러도 흑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린건지 궁금하다..)이 보인다.. 영화보다 먼저 본 광고여서 누구를 그린 것일까 했는데, 바로 페르시아 왕이었다.. 영화 300은 프랭크 밀러가 제작지휘 했다고 하더니, 페르시아 왕의 모습도 만화 속 모습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페르시아 왕국을 퇴폐 마사지 업소 쯤으로, 아니 그보다 심하게 그려놓았다..  

쭈쭈빵빵 여자와 여자가 뒤엉켜 있고..  

페르시아 왕국의 자리에 지금은 이란이 있다..  

미국에게도 강경책을 쓰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에 속한다..  

그들이 이 영화에 분노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페르시아는 분명 동서를 융합한 대제국이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는 서로의 입장을 살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일방적으로 한 쪽으로 치우쳐서 도대체 뭘 얘기하자는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컴퓨터 그래픽 화면은 오히려 영화속으로의 몰입을 방해했다.. 하긴 100만 대군과 그 엄청난 범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나중에 사소한 장면들도 거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어린 시절에는 영화 속의 그런 장면들이 대단해 보이더니, 지금은 그런 장면들은 대충 짐작할 수 있어서 별로다.. 나는 미국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프랭크 밀러에게 엄청 실망했다..

단지 비쥬얼 측면으로, 흑백화면속에서 고대를 만나는 건 좋았다.. 그 시대를 짐작하게 하는 의상도.. 그런 것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게한다.. 아득한 동경의 시대, 책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시대에 대해서 이미지를 부여한다..  

서양의 고대나 중세는 나에게 동양의 고대나 중세와는 참 다른 느낌이다.. 내가 동양인이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내 뿌리와 다른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다.. 서양의 고대사와 중세사는 늘 그런 대상이었다. 서양인들에게도 동양에 대한 그런 감정이 존재할 것이다(사전 지식없이 M.버터플라이라는 영화를 권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사전 지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속의 반전이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 센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피튀기는 전투씬은 한폭의 유화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공들인 장면처럼 보였다..  

친구는 처절한 전투씬에서 여러번 고개를 숙였지만, 내게는 고개를 숙일만한 장면은 없었다.. 이미 단련 되어 있었으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면서 전쟁이라는 것이 어떤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스피커가 빠방한 극장에서 빗발치는 총알 소리는 그 자체가 전쟁이었다.. 배가 노르망디 해안에 닿기도 전에 이미 배안에서 구토하고 정신을 잃어가는 병사들을 보면서, 사회속에서 남성이기 때문에 전쟁에 나가야 하는 것일 뿐이지, 남성도 그저 나약한 한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평화는 노약자나 아이들 여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단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종종 별을 메긴다.. 기준은 현금 7000원을 내고 영화를 볼 때 돈이 아까울까 아깝지 않을까다.. 별 3개부터는 아깝지 않다는 거다.. 그런데 300은 별 두개 반이다..

극장을 나서면서 친구가 일본인들 마음속에는 이상한 것이 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지속되는 망언이 그 나라에서 먹히는 거다.. 여론의 뒷받침없이 계속될 리 없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는 미국인들 마음속에는 이상한 것이 있다는 말을 만들어냈다.. 깊이가 없다.. 가볍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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