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김혜자의 연기를 많이 봤는데도 

엄마가 뿔났다로 연기대상을 받았다는 걸 아는데도 

그가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남들은 신들린 연기로 추앙하는 배우인데... 

사실 뭐가 연기를 잘 하는거고 못 하는건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단지 어떤 역할과 배우가 구분되어 보이지 않으면, 

배우가 그 배역에 녹아있으면 잘 하는 걸로 보인다.

내 눈에 김혜자는 그닥 아름다운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원빈은 억울할 것 같다. 

그렇게 망가뜨려도 사그라들지 않는 외모 때문에 

(후줄근한 차림에 촌스런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와도 원빈은 원빈이고 

빛나는 외모였다) 

연기에 대한 평가는 뒷전이다. 

연기를 못하는게 아닌데 

항상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irst 

 

영어 제목이 thirst인데, 왜 박쥐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개봉날 오후 그러니까 평일 오후에 반쯤 찼다. 

박찬욱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송강호에 김옥빈에 광고를 그렇게 때려대니.. 

네이버에서 박쥐의 장르를 보고 쓴웃음이 났다. 

멜로 애정 로맨스로 분류되어 있었다. 

SF 호러 아닌가? 

어디에서 애정을 멜로를 느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룸메이트의 말처럼 

박찬욱 감독이 절절한 사랑이야기에 관심 둔 적이 있었던가?  

 

친절한 금자씨를 곰티비로 봤는데 

튀는 대사도 많고(기도는 이태리타월이야 같은) 특이해서 좋았다. 

감독은 미술과 음악에 상당한 조회가 있는 사람인가보다.. 

음악은 클래시컬해서 좋았다. 

바로 CD를 주문했다. 

CD와 속지 다 만족스러웠다. 

음악에서 가톨릭적 느낌이 강하다.  

어느 성당, 형형색색 스테인드 글라스 창가에 앉아 

오르간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박찬욱 감독 영화를 극장에서 계속 놓치고 있었다. 

다음 영화는 무조건 봐야지 했던 터라 

일부러 기사도 안보고 

빨리 가서 봤는데 

그저 그런 영화였다. 

뭘 말하고 싶었던건지 잘 모르겠다.    

친절한 금자씨보다 나은 영화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친절한 금자씨가 300만 관객의 영화라 들었는데 

이건 절대 거기 미치지 못할 것이다. 

 

난 워낙 비위가 좋아서 

보기 힘들지 않았는데 

절친은 토할 것 같고 뛰쳐나오고 싶었다고 했다, 

피를 그렇게나 보여주니 말이다.. 

룸메이트와 한 친구는 이런 영화를  

볼 수 없는 류이다. 

비위가 약해서..

 

송강호나 김옥빈보다 

김해숙과 신하균의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김해숙은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완전 하하 어머니 김옥정(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여사 스타일로 나오는데 

짧은 단발에 살 두둑한 얼굴 진한 눈썹 화장 등등 

이 영화의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고 그럴싸하다. 

중년에도 살 없는 비현실적인 배우들이 많아서인지 

살 있는 얼굴, 살 있는 몸매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줌마의 모습이다..  

영화속 신하균의 첫 씬  

" 엄마, 9번이 안나와.." 

어떻게 저 대사를 저렇게 칠 수 있을까, 

너무 웃겼다. 

그 약간 비정상적인 표정과 말투.. 

 

김옥빈은 

몽유병인 척 하며 

맨발로 새벽 거리를 달린다. 

남자든 여자든 배우들이 달리는 씬을 봤는데 

김옥빈처럼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육상선수처럼 달리는 김옥빈, 

태권도 유단자라더니  

그녀는 액티브한 모든 것을 좋아할 것 같다. 

오버 더 레인보우 에서  

춤도 수준급이었는데,  

지하철역에서 웨이브를 연습하던 장면이 멋졌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lumdog millionaire 

 

It is written..

(자막은 영화 속 얘기니깐,으로 번역한다..)

(나는 이미 정해져 있다,로 번역한다.. 정말 이미 정해져 있나?)

데스티니..

(운명의 상대라는 게 있는건가? 이것도 정해져 있는건가?)

 

한 아이의 성장기이자

그 아이가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 아이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인도 불가촉천민을 다룬 영화라고만 알고 갔는데

최하위 그들의 삶은

생각했던 것 이상 극한이다..

하긴 주인공 가족은 하나 더 있다.

인도같은 종교로 죽이고 죽는게 만연된 나라에서

힌두교가 아니라 이슬람교 신자라는..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생쯤 형제는

세상에 덜렁 남겨진다.

그리고

돌봐주는 사람 없어도

기어코 살아간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하면

사람들의 태도는 두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살 필요 없다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부류..

 

이미 쓰여 있지만

그래도 가라,

계속 가라, 하는 것 같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끝까지 믿으면서 잠자코 가라.. 자말처럼, 하는 것 같다.

 

데스티니는 무엇인가

마이 데스티니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데스티니라고 믿으면

데스티니가 되는 것 같다.

결국 데스티니는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삼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가 나를 울컥하게 하다니..

흡사 아무도 모른다의 주인공이 뛰어다니던 거리를 보는 것 같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그 거리가 잔인하게 보였었는데.. 

무생물 일본의 어느 거리가 원망스러웠었는데..

정답 A 아라미스가 슬플 수도 있는 거구나, 했다.

 

제도권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정답을

그 쉬운 문제를

자말도 모르고 라티카도 모른다..

불가촉천민의 현실을 

쉽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나에게 아라미스는 슬픈 단어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Old partner 

 

잃어버린 것 

 

 
우리 동네 P에서 워낭소리를 하다니, 믿기지 않는다. 

새 영화를 하루 이틀만에도 과감히 내리곤 하는 그곳에서.. 

워낭소리가 대세 흐름이긴 한가보다ㅋㅋ 

 

동네에서 볼 수 없었다면 

볼까 생각하지도 않았을거다.  

  

처음 소의 등장부터 

소는 문외한이 봐도 털빛깔도 그렇고 

힘이 없고 축 늘어진 게 상당히 늙어 보인다. 

 

할아버지는 일흔 아홉의 모습이다. 

다리는 8살 때 침을 잘못 맞아서 절고 

이는 다 빠졌고 

발가락 하나는 뼈를 붙일 수 없는 지경이 돼버렸다. 

처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아프셨을텐데 상관없이 일하다가 그렇게 됐다.  

혈압이 높아서 중풍이 올 수 있다는데도 

일한다. 

 

" 아파. 아파.." 

" 골 아파.." 

그러면서도 일한다. 

왜 그렇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는걸까?  

 

할머니는  

남의 집 일은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거라 

몇 년간 남의 집 일 하면서 생긴 습관이라 했고, 

할아버지는 

힘들다고 안하나? 

그래도 해야지 

죽으면 몰라도 

살아 있으면 꼼짝거려야지, 하신다.  

 

결국 영화는 

죽는 날까지 계속 가라, 

죽는 날까지 아낌없이 다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할머니 때문에 여러번 웃었다. 

나는 팔자가 나빠서 저런 영감을 만나가지고.. (농약도 못치고 이렇게 고생하는데) 

저 여자는 뭔 복을 타고 나서 싱싱한 영감이 농약 친다.. 

 

우리는  

왜 그렇게 더 가지려 하고,  

새 물건이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였을까? 

 

왜 아무것도 없는 

돈도 명예도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불행해보이지 않는 걸까?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그렇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닌가? 

 

가장 슬펐던 장면은 

소가 죽기 직전, 

죽음이 임박한 순간이었다. 

코뚜레와 워낭을 풀어주고 

그동안 고생했다.. 좋은데로 가래이.. 하던 장면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일소나 우리 인간이나 다른게 없었다. 

메어 있는 존재다.. 

죽을둥 살둥 끝까지 할아버지의 일소였던 늙은 소는 

짧은 자유를 맛보고

갔다..

그리고 너른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장작.. 

 

독립 영화를 극장에서 본 적도 없고 

(독립 영화라는 것 대충 짐작했을 뿐 정확히 뭘 말하는지 몰랐었다.) 

워낭소리를 보게 될 줄 몰라서 

신문 전면에 난 프로듀서, 감독의 인터뷰를 자세히 읽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그런 정보가 없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감독이 지게를 지고 소 달구지와 귀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성자의 모습같았다고 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아, 저 장면을 말하는 거구나 했다..   

 

아쉬운 건 

할아버지는 묵묵히 일하는 선으로 

할머니는 끊임없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거였다. 

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라서? 

할머니가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툴툴거려도 할아버지의 동료는 할머니 뿐이고 

할아버지가 하는 만큼 할머니도 일을 하는데 말이다. 

 

또 

카메라가 마당에 있는 엄청난 양의 장작을 쭉 훑는 장면은

(눈물나는 장면이고 울었지만) 

너무 설정한 티가 난다. 

이래도 안 울래? 하는 것 같다. 

 

어쨌든 다 보고 나서 

넘 식상한 말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내가 가진게 무척 많구나 반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쌍화점을 보는 이유> 

1. 조인성 영화이기 때문이다.. 

  2보다는 1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그는 시대의 아이콘이고 

  하나도 유명하지 않을 때 실물을 본 유일한 연예인이다.  

  풋풋하고 잘생긴 키큰 청년..

  그때 그의 차도 기억난다. 

  구형 소나타 쯤이었을거다. 

  차이름 철자도 떨어져나간 

  낡은 차가 

  세워져 있었다.. 

    

2. 유하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가 연출한 

  결혼은미친짓이다, 말죽거리잔혹사, 비열한거리를 봤지만 

  극장에서 본 적은 없어서 

  새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지, 했다.. 

  그런데 그는 갑자기 

  고려시대를 다루려 하는 걸까? 

  왜 사극이 해보고 싶어졌을까? 

 

결론적으로 

쌍화점은 

조인성의 영화가 아니다. 

그의 이름이 젤 먼저 나오지만.. 

차라리 

송지효의 영화, 

주진모의 영화다.. 

 

비열한 거리로  

남우주연상을 안은 

조인성은 

유하 감독과 다시 만났지만 

조인성에게도 

유하 감독에게도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 

 

영화 속 홍총관 

조인성의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그와 송지효의 정사씬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사씬의 비중이 크다,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기에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그가 이 시나리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감정이 동요하는게 아니라 

연기자로서 씬에 집중할 뿐이고 

심지어 정사씬이 힘겨워 보인다. 

이 상황을  

모르는 것 같다. 

백퍼센트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랑의 본질을  

말하기에  

어린 나이인가 그는? 

 

영화 속에서 꼭 필요한 정사씬, 

송지효는 어린 여배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녀의 과감함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런데 

유하 감독의 연출은 문제가 있어보인다.  

좀 더 아름다운 정사씬으로 

연출할 수는 없었을까?

좀 덜 어색했으면 좋았을텐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왕이 감을 잡고 

확인하려고 

나에게 달여준 인동초를  

왕후에게 가져다 줄 수 있겠느냐 했을때 

홍림의 한 마디다..

(왕은 홍총관이 이미 그걸 가져갔다는 말을 들었다.)  

 

" 어련히 전의가 탕약을 준비하지 않았겠습니까? "  

 

첨으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설마설마했는데,,,,,, 

원래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 ㅋㅋㅋ 

 

사랑은 

ALL OR NOTHING 

이다...... 

내 모든 것이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라고  

말장난 같은 

명가사가 존재하는 거다.  

또  

조병화 시인은 

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라고  

노래했다. 

 

연모의 연모를 하는 상대가 있으니 

나의 것을 다 내주어도 아깝지 않고 

연모의 연모를 하다보니 

정인의 마음이 궁금하고 

확인하고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고 싶고,, 

미욱한 이 생각은 

NOTHING을 향한 지름길.. 

이제 광태만 남았다.. 

광태 

는 

그를 끝내고, 

나를 끝낸다.. 

시작은 사랑인데 끝은 ZERO.. 

 

적당히  

적당히 

조금만 사랑하자. 

마음속 한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9-01-15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그미묘한 순간이었군요..
정사신이 나오면 감정선이 고조되는게 아니라 톡톡 끊어지는 느낌이라 저도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