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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아주 예전에 보았던 위노나 라이더와 게리올드만 주연의 드라큘라.
나는 이영화를 원작에 충실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영화 드라큘라는 소설 드라큘라의 일부분을 확대 해석하여
드라큘라백작에게 인간적인 접근을 한것이었고,
원작과 등장인물들만 같을뿐 이렇게 쌩판 다를 줄이야...
소설 드라큘라를 로맨스무비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소설 드라큘라는 드라큘라 백작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을 거의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을 혐오스러운 짐승인 동시에,
아기처럼 순수한 영혼을 가진 가련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 소설의 드라큘라는, 복수심과 잘못된 욕망에 허덕이는 괴물같은 존재로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제목이 드라큘라일뿐인지, 정작 드라큘라백작은 많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그 최후도 상상 이상으로 허무하다.
영화에서 보았던 미나부인(영화에서는 위노나 라이더)과의 러브러브는,
그러니까 원작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영화 초반에 드라큘라의 희생양이 되어 죽었던 미나부인의 친구 "루시"가
흡혈귀가 되어가는 과정과 해결 방법이 책에서는 2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원작에서의 실제 주인공은 미나부인과, 미나부인의 남편 조나선과,
반헬싱 박사, 고다밍경, 수어드박사, 퀸시 모리스인데,
영화에서는 참 그들이 조연같았단 말이지...
청교도적인 결벽에 가까운 순결주의에 입각하여 쓴 소설이라,
보면서 여자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태도등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는
못마땅하거나, 보기 불편했지만,
120년전 옛날 소설이니 만큼 그런건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가야겠다.
소설 초반과 중반부는 매우 재밌었으나,
후반에 드라큘라 백작을 잡으러 가는 부분은 상당히 지루해지는 감이 있고,
특히 드라큘라 백작의 최후는 정말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쉽지만,
여러모로 재밌는 소설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책을 이끌어가는 서술 방식인데,
작가나, 또는 한사람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일기와, 신문, 전보문 등을 이용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설이 아니라 사건 기록파일을 읽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런 미스테리하고도 흥미진진한 서술 방식에 매우 원츄를 보내는 바이다.
(이렇게 글 쓰기 매우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