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법정 동서 미스터리 북스 19
존 딕슨 카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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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지 번역이 원래 그런건지, 동서 문화사 책은 이상하게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글씨체의 문제도, 제본의 문제도 아닌데, 게다가 이 소설같은 경우는 번역도 나쁘지 않은데,
도저히 몰입이 안되서 한참 띄었다 읽고 띄었다 읽고를 반복해서
겨우 어제서야 다 읽었다.

출판사 편집기자인 주인공은 어느날 담당작가의 새로운 소설을 받아들게 되는데,
소설과 함께 작가가 소설에 함께 첨부해주었으면 하는 사진이 끼워져 있는데,
아주 오래전 사진이지만, 그게 주인공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였던 것이다.
18세기 전설의 마녀였다는 마리 도브리.
같은 얼굴의 현재의 평범한 아내 마리 도브리.
이 궁금증을 안고 한사람이 독살로 사망하고, 설상가상으로 묻었던 시체도 사라지면서
추리를 해 나가는 내용이다.

전개 부분을 빼고는 반은 추리 소설이고, 반은 오컬트 소설인데,
오컬트->추리->오컬트로 돌아오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추리와 오컬트가 적절히 어울리지 못해서
붕뜬 느낌인데다가 황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주인공들이 실컷 추리해놓으면 갑자기 미스테리한 존재가 나타나서 추리가 물거품이되고,
또 실컷 추리해서 범인 찾아놓으니 사실 알고보니 마녀의 짓이었고.
환상의 존재가 미신을 믿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범죄를 저질러버리니,
추리 자체가 별로 의미없이 느껴지기 까지 했달까.
차라리 오컬트 소설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되는 설정이 이어지더라도
그 편이 훨씬 재밌었을거라고 생각된다.

가끔씩 추리소설을 보다보면, 지나치게 결벽스러운 시간 싸움이 지겨워질때가 있다.
알리바이를 얘기하다보면 "당신은 11시 15분경 무엇을 하고 있었지?"라고 물어보면
질문 받는 사람은 정확히 잘도 대답해 대니까.
현실과의 괴리감이 느껴진달까.
그래도 재밌으면 괜찮은데, 별로 재밌게 읽지 않아서인지 그런 시간 싸움이 조금 짜증날 정도였다.

책 표지에 "엽기채색 초특급 미스테리"라는 호화찬란한 문구가 적혀있다.
엽기적이지 않아도 별로 상관은 없는데, 저 문구 누가 쓴건지 도대체가 의심스럽다.
미스테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어느 부분이 엽기적이었다는 것인지.
심지어는 살해 방법 또한 독살이라 그다지 엽기적이지는 않는데.
혹시 시체를 반으로 잘라서 화병에 숨겨놓은 장면때문에 그런 문구가 써있는 걸까?
솔직히 그 장면은 너무 말이 안되서 우습던데..-_-;
그 짧은 시간에 시체를 반토막 낼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고 그래...-_-;;
시체가 무슨 무 토막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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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11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 읽었어요 ^^ 근데, '시체를 두 조각으로 꺾는다'는건 토막 내었다는게 아니라 접었다는 얘기인듯합니다. 후에 시체를 안고 나가서 핸더슨 노인 집 흔들의자에 앉혀 놓은 장면이 나오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