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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오랫동안 기다렸던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알게되었을 때, 이미 품절된 상태여서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싶다가 다시 가져다 주는 것이 귀찮아서 보지 않았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재발간되더라.
오랫동안 기다렸던 책인만큼 나오자마자 질러놓고 두근두근 대면서 읽었었더랬는데...그랬는데....
왜 이 책의 재미를 조금도 느끼지 못하겠는 건지....두꺼운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책의 얇고 두툼함은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데, 이 책은 유독 왜 이리 활자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지...
아마도 몹시 취향에 맞지 않던지, 아니면 이 책이 소문만큼 재밌는 소설인 건 아닌가 보다.
교생실습을 나간 히로세는 교실에서 다카사토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무척 평범한 외모, 뭔가 튀는 구석 하나 없는데도 주위를 유리시켜버리는 마성의 아이가 바로 다카사토이다. 왕따를 당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혼자 있으며, 아이들이 딱히 다카사토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다카사토는 은근히 뒤로 물러서있다.
표정없는 얼굴,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제어하는 듯한 말투, 딱히 나서서 선행을 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나쁜 마음을 먹거나 타인을 미워하지 않는 아이. 아이답지 않은 초연함과 차분함이 더 비현실적인 아이.
아이들이 다카사토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은 다카사토에게 불행을 이끌고 다니는 아이라는 별명이 붙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묘하게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주위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죽고 했기 때문에 혹여나 저주에라도 걸릴까, 아이들은 다카사토를 싫어한다기 보다는 무서워 하고 있었다.
가미가쿠시. 어린아이가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는데, 다카사토에게는 그런 과거가 있다.
어린 시절 1년동안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났고, 어디로 갔었는지는 다카사토 본인도 모른다.
다만 그 사건 이후로 다카사토는 돌이킬수 없이 변해버려 지금까지 와버렸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아이. 원치않은 복수극에 죄책감만 가져야 하는 아이.
이 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너무나 예상외의 책이라서 대체 이 책이 어떻게 끝나려고 그러나 싶었다.
이 책의 장르를 소개하기도 참 뭣한 것이, 미스테리+환타지+호러의 느낌이 들기 때문에 딱히 어떤 종류의 소설이라고 규정짓기도 어렵다. 예상밖의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즐겁다면 좋았겠지만, 사실 나는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
너무 기대하고 있었던 탓일까?
본론을 얘기하기에 앞서 너무나 뜸을 들이기 때문에 도무지 무슨 내용으로 전개될지 잘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반부터 중반을 넘어서까지 낭비다 싶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에피소드가 수없이 반복되고, 그러다보니 에피소드들이 늘어지기만 하고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 게다가 뜬금없이 환타지로 끝나버리다니....
게다가 주인공들의 대사는 살짝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했으니....
이런 종류의 소설인줄 알았더라면, 아마 보지 않았을 것 같다.
환타지는 질색이다. 게다가 어딘가 끌리는 점이나 신비로운 점 또한 느끼지 못했다.
오노 후유미는 <시귀>라는 공포소설로 유명한 작가이다. <십이국기>와 <마성의 아이>, <시귀>정도가 작가의 대표작인 듯 싶은데, 이세계의 이야기를 다룬다거나 알수 없는 종족들이 나와버리는게 특징이라면 앞으로도 볼 일 없는 작가가 될 수밖에.
솔직히 내게는 시간낭비 밖에 되지 않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