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악으로
에릭 나타프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스포일러 주의*

이 소설에 주구장창 등장하는 조금은 생소한 "동종요법"이 무엇일까.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악은 악으로, 선은 선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이 동종요법의 기본 모토인듯 싶은데, (이를테면, 벌에 쏘였으면 벌을 갈아만든 환약으로 치료하는 등의...) 어떤 면에서는 동양의 사상의학과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아서, 자신에게 맞는 체질을 찾아보는 재미는 있을듯 싶다. 그러나, 별자리 점이라던가 혈액형별 성격같은 것처럼 애매모호하게 끼워맞출수 있는 것들을 완전히 믿는 것이 착각이듯이, 이 동종요법 역시 사람의 체질을 완전히 분석하기란 힘들기 때문에 현제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듯 싶다.
 
추리, 스릴러 소설이니까, 일단은 연쇄살인을 터트리고 소설은 시작된다.
인간으로써 이렇게까지 할수 있나 싶을 정도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시체를 저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고 장식해놓은 것 하며, 증거물을 전혀 남기지 않는 것 하며, 이 살인범 보통인간은 아닌 듯 싶다. 또한 남기고 간 환약들은 동종요법에서 사용되는 물질이며, 동종요법에서 말하는 피해자들의 체질과 딱맞는 것인데, 이 인간 동종요법에 대해서 빠삭한 것 같다.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이 사건을 추리하는 형사의 추억의 물건들이 장소에 남겨지게 되는데, 그 증거물들은 점차 형사의 신경을 졸라오고, 결국은 범인으로 지목되기 까지 한다.
 
일단 이 책, 상당히 읽히지 않는 책이라는 점을 밝혀두어야 겠다.
의학용어가 수도 없이 등장하는데, 이런 종류의 어떤 소설들에서는 그 의학정보조차도 신비롭고 재밌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이 책은 동종요법 용어부터 기억하기 어렵고, 또 그 동종요법상의 체질이 어떤 식을 분류되는지 다 읽고나서도 잘 모르겠다.
알아들을수 없는 점은 내가 무식하려니 하고 패스하고라도, 사건의 전말 자체가 이해되지 않아서 책을 다 덮고나서 솔직히 짜증이 났다. 살인동기가 너무나 터무니 없어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아무 이유 없이 죽이고 싶어졌다"라고 말한다면 차라리 설득력이 있었을까.
일단은 고작 세살때 일어난 일을 사람이 정확하게 기억할수 있다는 자체가 황당해서 헛웃음만 난다. 또 살인자의 "치료를 위해 살인한다"라는 개념 자체가 대체 어떤 개똥철학에서 나온 개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연쇄살인마들은 저마다의 말도 안되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경우는 너무 잰채해서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냥 정신이 돈 미친놈이었다면 나았을 듯.)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본이 원래 그래서 인지, 부담스러울 정도로 지적이며 관념적인 소설속의 대화방식도 읽히지 않는데 한 몫하며, 또한 현실성도 떨어진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추리소설속에서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탐정 역활을 하는 주인공들끼리 눈맞아 사랑에 빠지는 것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여러모로 책을 읽으면서  도무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요즘 프랑스 스릴러 소설 재밌다.
지적인 오만을 흩뿌리지도 않고, 적당히 철학적이며,  재미도 있으며, 속도감도 갖추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프랑스 스릴러 소설들을 꽤 즐겁게 읽고 있는데도, 그런 책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사람마다 취향차이가 있어서, 나처럼 이 책을 헛웃음만 흘리며 보게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올해 가장 쓸데없는 독서라고 생각되는 한권의 소설이었다.
재미도 없고, 잘 읽히지도 않고, 동기부터가 황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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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08-09-2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이건 어찌하나 별 한개를 받았지ㅋㅋㅋ
저는 이런 책이 더 읽고 싶어요. 어쩜 별 하나를 받았을까 궁금해서요

Apple 2008-09-29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잘 읽히지 않아서 좀 짜증나기도 했고,
결과를 확인하니 더 짜증나기도 했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