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3 밀리언셀러 클럽 21
에드 맥베인 외 지음, 제프리 디버 엮음, 홍현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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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시리즈중에 가장 재밌는 3편.
기분때문인지, 1,2편과 좀 다른 방향의 단편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상할정도로 기분이 좋아 모든 사람이 사랑스러워보이는 남자와 그날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가 만나
예상외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는 에드맥베인의 "즐겁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해,
매력적인 강도와 그에게 매료된 채 아내를 잃어버리는줄도 모르는 남자의 대결구도가 돋보이는
존 루츠의 "너무 젊고 부유해서 죽은 사나이"까지-
언제나 그렇듯 재밌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 단편집의 묘미(?)에서 좀 벗어나
전체적으로 훌륭한 단편들이 모여있는 그야말로 서스펜스 걸작선.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단편은  "즐겁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번스타인 죽이기", "이것이 죽음이다"
"울타리 뒤의 여자", "재수 옴 붙은 날" "협곡너머의 이웃" "너무 젊고 부유해서 죽은 사나이"정도이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만 평가하자면 "추억의 유물"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즐겁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모두가 즐거워야할 크리스마스.
어느 바에 한 남자가 기분좋은 얼굴로 앉아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건다.
시시콜콜 고민이 뭔지 물어보며 귀찮게 따라붙는 남자에게 질릴대로 질려 협박을 해도 소용없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서 오지랖이 넓어진 남자와 그날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의 대결구도가
팽팽한 긴장을 자아내는 단편이지만, 흐지부지한 결말부분이 아쉽다.

*번스타인 죽이기
임팩트있고 입에 잘 달라붙는 제목부터 단편의 흐름, 몰입도, 내용성-
모든 것이 "바로 이것이 단편이다"라고 말해주는 듯한 훌륭한 단편이다.
아무리 하룻밤 사랑이라지만, 날이 밝자 무섭도록 차가워진 직장상사 미스 번스타인.
남자는 지난 밤을 깡그리 잊어버린 듯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 번스타인을 끝내 죽여버리고 마는데,
희한하다. 죽였던 여자가 내일이면 또 돌아온다. 그것도 세번이나.
이 단편은 흐름과 몰입도, 의외의 결말까지 모든 것이 단편으로써는 완벽하다.
개인적으로는 장황하게 문체를 늘어놓거나, 설명하는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문체를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 들어보는 할런 앨리슨의 문체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다른 책도 볼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것이 죽음이다
제목 그대로의 단편이다. 죽음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단편.
이 단편은 한 남자가 자괴감에 빠져 자살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그가 자살하기까지의 동기와 과정을 보여준 후에, 자신이 죽은 방에서 영원한 고통속에 빠져 살게된다는
다소 우울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의 독백으로 보여준다.
뭔가 가슴이 아파지는 단편으로 이 단편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울타리 뒤의 여자
마초성 가득한 작품으로 악명이 높은 미키스필레인의 단편이다.
아직 미키 스필레인의 다른 책을 보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이 단편에서만큼은
지독한 마초성은 발견하기 힘들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온순해보이던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을 늘 가로막고 빼앗기만 하는 친구에게
복수를 해주는 이야기이다.
결말부분에서 극단적으로 흘러가긴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의외성의 결말이 무척 괜찮았다.

*재수 옴 붙은 날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제목이 붙은 단편은 거의 재밌었던 것 같다.
하나의 소품으로 훌륭한  "재수 옴붙은 날"은 서스펜스와 코믹한 분위기가 멋진 단편이다.
어느날 아내의 옛사랑에게서 온 편지를 훔쳐보게 된 남자,
아내와 차안에 갖혀 강도를 당하는데, 아내를 인질로 잡히고 강도에게 줄 돈을 뽑으러 은행으로 가던 도중
또 강도를 만나고....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아내와의 오해도 풀고, 나름대로 해피엔딩이 되는데,
과정이 무척 재밌는 단편이었다.

*협곡너머의 이웃
"협곡너머의 이웃"은 추리단편이라기보다는 공포나 미스테리쪽에 가까운데,
몇년전 개봉한 "숨바꼭질"이나 환상특급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폐쇄적인 한 가정, 옆집으로 이사온 사람들에게 매료되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어린 딸,
그리고 의외의 섬뜩한 결말. 재밌다.

*너무 젊고 부유해서 죽은 사나이
옆집에 유명한 강도가 살고 있다면 당신이라면 어쩔것인가.
게다가 그가 엄청나게 매력적인 호남형 인간이라면...
한 신혼부부가 옆집에 사는 남자가 강도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이 강도라고 떳떳히 밝히는 이 남자에게 빠져든다.
경찰에서는 그를 잡으려 혈안이 되어 도움을 청하지만,
옆집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게된 부부는 어딘지 마음에 내키지 않는데,
급기야 아내가 옆집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화자의 의문으로 마무리 짓는 이 단편은 다시 되돌아가 읽어볼까...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단편이다.

 

*추억의 유물
씁쓸한 뒷맛, 우울한 기분, 어딘지 그립고 황망한 느낌이 드는,
이 책 전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으로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철도 없고 패기만만했던 10대 시절, 그녀는 한 스타의 열광적인 팬이었고, 그의 음악에 울고 웃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여자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가진 미혼모로, 웨이트리스를 해가며 근근히 살아가는데,
그런 그녀의 앞에 왕년에 그렇게나 흠모하던 스타가 나타났다.
다 망가지고 지쳐, 과거의 영광에 대한 허망한 꿈밖에 남지 않은 추한 몰골로 말이다.
유일하게 자신이 예전에 스타였다는 것을 알아본 여자에게 남자는 의지하기 시작하고,
그녀는 추억의 유물로써, 그리고 지금은 다 망가져 쓰레기통에 버려진 어린 시절의 인형을 대하듯이
그를 위로 하기 시작한다.
이 쓸쓸한 관계성과 그런 분위기에 몹시 잘 어울리는 문체, 마무리까지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시리즈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3편.
유독 마음에 드는 단편도 많았고, 전체적인 느낌이 상당히 좋아서 뭐 하나 집을수 없을 정도로
거의 다 재밌었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추억의 유물"은 다 읽고 나서 한번 더 읽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날때마다 들쳐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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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4-2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집은 좋은 거 몇편에 만족해야 하나봐요^^

Apple 2007-04-21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건 또 거의다 재밌어요..^^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