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일찍 들어갔더니..(밤11시) 식구들이 대부분 취침시간 전이였으므로 대화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다지 좋은 이야기들은 아니였었다. 듣고 있자면 빈정 상하고 약간은 불쾌해지는 이야기들이 전부였었다. 주로 어머니의 측근들 혹은 친척들의 이야기...
1. 이모가 이제 슬슬 세상을 마감하실려고 준비 중이신 듯하다.
이모는 내 어머니와는 다르게 다산을 하셨다. 아들 3명에 딸 2명...... 그다지 여유롭고 풍족하게 사신 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일찍 돌아가신 이모부가 의사셨기 때문에 그나마 집한채와 어느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계셨었나 보다. 문제는 약 2년전 치매에 걸리시면서 비교적 풍족하게 사는 첫째딸과 둘째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의 재산 알력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막내아들과 함께 살던 이모는 모시다가 포기하고 독립을 한 장남이 모시기로 했지만,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자면 장남이라는 책임감 때문에라기보다는 그 얼마하지 않는 돈과 집 욕심때문에 이제 살날이 얼마 안남으신 이모를 모셔간 것이라고 하신다. 이런 상황속에서 형제들은 대립했고 결국 모시던 막내아들과 모실려는 장남은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 아직도 현제 진행형이다.
부모의 사후, 부모가 남긴 재산으로 인해 형제들의 추잡한 재산다툼은 뉴스를 통해 들었거나 보았던 재벌가 2세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 싶다. 어머니의 말씀을 빌리자면 재산이 많건 적건... 유산이 남겨진 형제가 100이면 100명다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사이가 벌어진다고 한다.
2.가까운 친척중에 꽤 부유하게 사는 친척이 있다. 내또래와 비슷한 아들과 딸이 두명이 있는데 아들은 국내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 지금은 대기업 꽤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에 비해 딸은 공부에 소질이 없었는지 아들에 비하면 학력이 비교적 짧은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애는 내가 봤을 때 꽤 착하고 속이 깊었던 아이였었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도 꽤 좋은 남자(돈이 많거나 집안이 빵빵한 것이 아닌 정말 속이 꽉찬 남자)를 만나 아이도 낳고 비교적 평안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남편이 박사코스를 밟고 있다고 예전에 들었었다. 어제 어머니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그집 딸도 편입을 했다는 것이였다. 내가 알기론 공부에 그닥 취미가 있는 아이는 아니였는데아마도 남편과의 학력수위를 맞추기 위해 편입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내친김에 대학원까지 준비한다고 한다. 자세한 정황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워낙에 쉬쉬하면서 이일을 진행했고 가장 가까운 어머니에게만 살짝 공개가 되어 있는 상황이였다.
아마도 비교적 부유한 친정의 자본력과 인력을 동원해 이뤄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
진정한 배움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학력도 충분히 돈으로 살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간접 체험하게 되었다.
3. 어머니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중에 3대독자 장남이 하나 있다.
3대독자 장남이라서 그랬는지 집에서 애지중지 오냐오냐 키웠던 아들이였는데, 문제는 이 아들이 머리가 크고 성장을 했음에도 지나치게 부모의존도가 컸었고 자기개발 능력이 타인에 비해 월등히 떨어졌었나 보다. 대학도 돈으로 보냈고 결국 대학에서 만난 3살 연상의 미모의 여자와 결혼까지 하고 유학까지 가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유학생활에서 부인은 아무문제가 없었지만 그 3대독자의 계속되는 유급과 낙제로 인해 강제퇴출이 되버리는 경우까지 갔다고 한다. 딸린 자식까지 가진 몸으로 결국 이 부부의 유학생활 시작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풍족하고 부유했지만, 남자의 무능력과 게으름으로 인해 초라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었다.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별반 할 수 있는 건 없었고, 남의 밑에서 일하기는 싫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인해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업을 몇번했으나 말아먹고 결국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삼대독자가 재혼을 한다고 한다. 연애가 아닌 중매로...그것도 애가 딸린 이혼남의 신분으로 처녀와 재혼을 한다고 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연속적인 실패를 겪었던 이양반이 이제 좀 바른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다.
4.어제 집에서 본 고발프로 "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선 혼혈자식을 어렸을 때 입양을 보낸 기지촌 여성들의 가슴아픈 사연이 주제를 이루고 있었다. 보는동안 복잡한 심정도 심정이였지만 나도 이젠 자식이 있는 몸이다 보니 그분들의 그 찢어지는 속마음을 아주 약간이나마 공감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천대...그리고 알게모르게 국가 차원에서 강요된 희생과 함께 구구절절 이놈의 나라가 단단히 잘못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발전이라는 이름아래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했지만 정작 발전의 결실이 열리게 된 시점에선 희생된 국민에게 보상은 전혀 없고 오직 희생을 강요한 작자들만이 포식하고 떵떵거리는 세상..
나도 내가 사는 세상이 이런 세상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부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