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곤하지만 널널한 농땡이를 친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비교적 일찍 퇴근 후
대여점에서 빌린 `신의 물방울'을 보면서 오~ 하다가 잠깐 잠이 들어 버렸다.
오후 11시...메피스토에겐 정말 지나치게도 이른 취침시간이였다는...
새벽 3시가 되자 누가 깨우지도 않고, 알람이나 핸드폰도 안울렸건만, 알아서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이 아닌가...무서운 월드컵 알람의 위력을 다시한번 느꼈
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축구를 가슴 조이면서 뒷목 뻐근한 흥분과 억울함을
느끼면서 전,후반을 시청하고 묵직한 두통과 함께 식식거리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 누워버렸다.
눈떠 보니 오후 3시...집은 텅 비어 있었다..
마님은 오늘 포천으로 공연을 간다고 했으니 늦게 들어올 것이고....
아버지는 결혼식장에..어머니는 전화로 확인결과 주니어와 함께 신발을 사러
백화점에 있으시단다...
주린배를 대충 채우고 공중그네를 잡고 잠시 낄낄 거리다가 들어온 식구들
마중하고 겜방에 내려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아직까지 오늘 새벽의 그 억울함이
풀릴리야 없겠지만...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잘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마도 4년후 또다른 축제의 장에서 그들은 지금보다 더욱 노련한 여우가 되어서
호랑이처럼 그라운드를 장악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때...나는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주름이 더욱 잡히고 보다 더 늙어 있겠지만,
다시 한번 당신들을 위해 밤을 새가면서 열심히 응원할꺼라고 약속하고 싶다.
그때쯤이면..주니어도 제법 커 있겠지...??
뱀꼬리1 : 우리가 참가하는 세계적인 축제는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부터 현실적인 머리아프고 가슴 아픈 현실들이 무더기로 러쉬를 해올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약해지지 말라우~~
뱀꼬리2 : 술을 자주 먹거나 유독 즐기는 타입은 아니지만..오늘만큼은 지글지글
기름냄새 풍기는 안주에 소주한잔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