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에 앞서 간단히 부연설명을 하자면....
경기이남 모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이 배경이다. 식품제조와 유통이 주종인 회사다. 올해 초 불어 닥친 불경기의 여파를 직통으로 맞아서인지 어렵게 유지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사장이란 인간의 뻘짓으로 인해 불경기의 여파를 몇 곱절로 맞아버렸다. 관리직은 5명에서 최종 2명으로 줄어버렸다. 더불어 생산직 또한 20명에서 현재 3명으로 감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급여는 당연히 밀리고 있다. 좀 지나칠 정도로.
대충 눈치는 챘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바로 얼마 전 까지 몸담고 있었던 곳이었다. 나름 무언가 다른 것을 해보겠다면 덤벼봤으니, 듣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은 몸을 담고서야 알게 되었다. 더 망가지기 전에 발을 빼버렸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젠 내 알바 아닌 곳이 되어버린 곳이다. 하지만 그간 같이 지냈던 사람들과의 정도 있고 채 정리되지 않은 금전적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연락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터졌다.
남아있는 인원들 사이에서 매우 불쾌한 사건이 터져버린 것 같다. 생산 쪽 직원 3명의 구성원 중 문제가 발생했다. 어차피 무늬만 관리직이었던 나였지만 그들과 부대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낸 입장이기에 방관만 하기엔 외면하기가 어렵다.
나이가 제법 들은 A라는 남자가 문제의 발단이었고 피해자의 입장으로 B,C 여자들이 존재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그간 잠재되어 있었을지도 모를 행동을 50대의 A가 20대의 B,C에게 행한다는 것이다. 말하기 불쾌하고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성추행”이다.
어느 날 갑자기 C에게 걸려온 전화는 충격적이었다. 비교적 상세한 내용의 성추행 내용이었고 이런 일이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날이면 수시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골적 성적 농담부터 시작해 이젠 그 범위를 벗어나 추행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사항은 확대되어 A는 C에 이어 B에게 까지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한다. B와 C는 동갑내기 쌍둥이로 나이에 비해 좋게 말해 순진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적으로 성장이 더딘 상태였다. 어쩌면 이런 사항 때문에 50대의 A라는 남자는 그녀들을 쉽고 우습게 보는 걸지도 모른다.
고민이다. 오늘 관리직 차장에게 이 사항에 대해 반드시 언급을 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라 단단히 충고를 했으나 그녀들의 성격상 이런 말을 할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지금 상황에서 단 한사람의 직원이라도 퇴출이 될 경우 아마도 자연스럽게 도산의 수순을 밟게 될 형편이기에 애써 외면할 게 뻔한 사장 놈의 정신상태 역시 문제다.
아마도 밤 9시 이후 난 분명 확인전화와 더불어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성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간 수컷을 수수방관하고 풀어 놓으면 결국 파국으로 진행된다는 진실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