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 극장가는 아무래도 다른 시즌보다 볼거리가 넘쳐난다. 돈 많이 들인 블록버스터 급 대형 영화들도 제작비 회수와 대박을 위해 시즌을 맞춰 개봉일자를 잡고 극장확보에 열을 올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바타를 필두로 재미로 어느정도 보장받은 영화들이 관람자의 마음에 융단폭격을 내리 꽂고 있다.
그래도 시간상 여차 저차 하는 이유로 몇 가지의 영화만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골치 아프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고민의 시간도 늘어나는 건 인지상정. 일단 영화의 기본적인 스펙(감독, 배우)만을 보고 선별해 보자.
1.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오오..대단하다. 한군데 모으기 힘든 배우들을 잔뜩 모아 놨다.
메릴 스트립에 조지 클루니. 거기다가 빌 머레이, 오웬 윌슨에 윌렘 데포까지...
물론 영화의 특성상 목소리만이지만,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원작이 존재하고 감독 역시 웨스 앤더슨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격언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서지만 일단 영화평은 굉장히 좋게 나오고 있다. 쟁쟁한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 또한 무시할 순 없다.
2.셜록 홈즈
이 영화 역시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 버금가는 막강 캐스팅을 자랑한다.
감독이 가이 리치고 주연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주드 로, 거기다 아리따운 레이첼 맥아담스까지.. 재미있는 건. 소설 속 홈즈가 아편쟁이라는 사실에 근거하면 약으로 꽤나 고생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캐스팅이 제법 어울린다. 더불어 소설에선 기록자이며 홈즈의 보조역활로만 만족했던 웟슨의 역할이 예고편만으로 보건데 보다 확장된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매력은 유지하되 영화 속 역대 홈즈 중 제일 꾀죄죄한 분위기를 풍기는 홈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3.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이 영화 역시 감독과 캐스팅으로 따진다면 앞 선 영화의 무게감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더불어 감독이 테리 길리엄이다. 다른 장르는 모르겠지만 판타지 분야에선 이 양반 영화 분위기의 레벨이 꽤 고강한 편이다.(먼 옛날 쌍팔년도 영화 브라질-'여인의 음모'를 보면 장난 아니다.) 더불어 악재에 악재를 만난 영화였다고 한다. 제작자는 암으로 운명을 달리했고, 감독은 교통사고로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까지 겹쳤다고 한다. 히스 레저는 알만한 사람 다 알 듯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연이 많은 과정을 거치며 한 인물을 순차적으로 연기하는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웰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시간과 여유만 된다면 아마 다른 시즌보다 더 풍성한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는 연말이 될 것 같다. 단 앞서 말했듯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더라. '만 주의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