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구는 결승에서 졌다. 준우승이 어디야 잘 한거지 그 정도면.
맛의 달인 만화가는 한국 감독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하고
비신사적인 일본의 경기 매너가 연일 유명하신 일간지 간판에
달리는 것 같은데....
대인배의 마음으로 모든 걸 이해하자. 원래 그런 애들이잖아
한마디로.
애시당초 대진표나 이해할 수 없는 경기 방식 자체에서 결승까지
올라갔으면 잘해도 보통 잘한게 아니잖은가.
2.
이치로. 대단한 선수다.
단신에 영장류를 닮은 얼굴을 한 그는 야구로써는 분명 천재임에
틀림없다.
왕떡대 거구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수위타자를 지키고
있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면....
이번 WBC 역시 야구실력보단 입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 분노 이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제..왜 저러지..?
어제 경기결과를 보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건 일종의 고도의
심리전이나 도발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연일 자극적인 발언으로
한국팀을 자극했고 (1회 대회보단 그래도 얌전해졌다.)
그로 인해 연장 10회 마지막 투수 임창용의 오기를 발동시켰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아시다시피 결과는 이치로의 이름값을 드높여줬다.
말려들면 지는거다.
3.
요즘 퇴근길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장면이 공원에서 야구공과 글러브를
갖추고 캐치볼을 하며 노는 아이들이다. 국대경기의 영향은 대단한가
보다. 아마도 야구에 별 관심이 없었을 아이들이 TV를 보고 글러브를
사달라 공을 사달라 졸라 그걸 들고 공원으로 나왔을 것이다.
과연 그 애들이 얼마나 야구공과 글러브를 가지고 놀까.
4.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안거리가 이런 국제경기 스포츠의 승전보
밖에 없다는 사실은 비극일수도 있다. 이런 스포츠 열기 기간동안에
벌어진 국내 사정을 보면 비극의 수위를 넘어 참극의 수준까지 도달했다.
5.
본의 아니게 고자질쟁이가 되버렸다.
고자질쟁이가 얼마나 좋지 않은 이미지인지는 학창시절에
많이도 봐왔었다만. 이번에 한 내 행동으로 누가 날 욕하더라도
내깔겨 둘란다. 난 다른 사항보다 표절엔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인간형이다. 그런 행위가 내 눈에 걸렸고 내 기준으론 이건 묵과할 수도
넘어갈 수도 없는 사항이다. 더군다나 목적성이 뻔히 보이는 속내를
보여준다면 더더욱이나.
그 분에겐 미안한 감정도 죄송한 감정은 추호도 없다. 원망을 하던
날 씹던 편하신대로 하시라 단. 누워서 침뱉기라는 사실만은 알아주길 바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센터측의 미비한 검증기능을 꼽고 싶다.
나같은 사람이 고자질 하기 이전에 미리미리 찾아내 처리 했으면
하는 바램은 너무 욕심일까?
6.
영화 40자 평을 쓰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1980년대 영화 40자평을 가나다 순으로 쓰고 있다 보니
유난히 화면이 살색 투성인 국내영화가 많이도 쌓여있다.
어제 TV 토크쇼에 나온 최양락씨의 발언도 생각난다.
1980년대에는 대머리, 주걱턱, 순자가 방송 금지어였다고 한다.
개그 역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은 사전검열로 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 후로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 더 고강도의 언론과 방송에
대한 대대적인 감시와 모니터링이 예견되고 있다. 시대가 아무리
돌고 돈다지만 나쁜 것까지 돌고 돌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나쁜 것의 윤회를 막아내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결코 현명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은 것 같다. 건망증까지 대단히 중증이고..
교육열만 냅다 높으면 뭐하나. 정작 중요한 건 무지 그 자체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