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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 One Fine D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쩔 수 없다. 난 이 영화에 100점 만점에 보너스 점수까지 얹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여전히 멋진 조지 클루니와 여전히 아름다운 미셀 파이퍼는 1997년에 만나 이 영화를 찍었고 그리 달갑지 않은 장르인 로맨틱 영화임에도 나는 환장하며 봤었으니까. 더군다나 그녀의 직업이 건축가라니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영화가 돼버린다. 그렇게 아름답고 멋진 두 배우에게 헤벌레하며 영화를 보고 ‘스토리 따윈 상관없어.’라는 주관적인 판단은 흐지부지 되고 제법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싱글맘, 싱글파파로 설정되어 있다. 거기다가 그 복잡하고 부대끼는 도시 뉴욕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냥저냥 데이트 상대나 남자에 대한 이런저런 상처로 더 이상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은 애 딸린 남녀가 하루 동안 공동으로 번갈아가며 육아를 책임지며 벌어지는 사랑스런 소동을 이야기한다.

핸드폰까지 뒤바뀌며 서로에게 상처가 될 악담을 퍼붓던 남녀는 점차 조금씩 끌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시간 달콤한 키스와 함께 둘 사이의 관계 발전을 도모하지만 평소보다 몇배로 힘들었을 피곤한 육체 때문에 소파에 서로 기대 달콤한 잠에 빠지며 영화는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이런 스토리보드 속에 나이가 들고 애를 키우며 새롭게 깨닫는 사실을 하나 직시하게 된다. 비록 싱글파파는 아니지만 애 딸린 가정에서 맞벌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 전 모님의 늦은 시간까지 정성스럽게 애를 봐줄 수 있는 어린이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에서 그 고단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영웅은 다름 아닌 애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엄마라는 사실은 멋진 배우가 나와 아름다운 로맨스를 보여줘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다가 온다.
같은 영화를 재차 볼 때마다 보는 관점과 먹은 나이에 따라 새롭게 발견되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이건 어쩌면 또 다른 의미의 공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