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신성한 학교에서 늘씬 얻어터지고 있다. 속칭 집단 다구리다. 이 아이 제법 반항한다. 열대 맞으면 벌떡 일어나 몇 대는 때린다. 하지만 맞는 아이가 항우장사가 아닌 이상 결말은 뻔하다. 중과부적. 오죽하면 화장실에서까지 두들겨 맞는다. 그런 아이가 택한 도피처는 옥상이다.
괜찮아 드라마잖아
바람이나 쐬려고 옥상에 올라갔을까? 천만에 팥떡 만만에 콩떡 되시겠다. 이 아이는 얻어터진 얼굴에 피를 질질 흘리며 옥상 난간에 올라선다. 꽤 높은 위치에 선 아이는 아득한 땅바닥을 쳐다보며 '이 방법밖에 없지..'를 중얼거린다. 재미있는 상황은 주변풍경이다. 교복을 입은 그 학교의 재학생들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핸드폰을 쳐들고 핏국물 질질 흐르는 이 비참한 학생을 피사체로 열심히 폰카를 찍어대고 있다.
괜찮아 드라마잖아
떨어져 곤죽이 돼 버리던 안구가 튀어나오던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속칭 왕따의 최후를 기록하고 녹음하는데 열중한다. 이때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우리의 서민소녀. 세탁대금을 빌미로 떨어지는 아이를 역발산의 파워로 잡아챈다.
괜찮아 드라마잖아
때 아닌 인명구조 생쑈에 냄새 맡은 매스컴과 우매한 군중심리는 동요한다. 이러쿵저러쿵 문제 많다 고쳐야 한다. 각성하라. 폐교하라. 대응방침은 서민소녀영웅을 장학생으로 입학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참 묘하다 그렇게 들끓던 민심과 매스컴이 한순간 쥐죽은 듯 고요해진다.
괜찮아 드라마잖아
마님은 그동안 닥본사를 못하셨기에 나를 닦달하여 결국 전편을 몰아서 봐버리시고 질문하나 던지신다. 이런 애들(F4)이 정말 있을까??
답변. 있지 물론. 그런데 걔네들 우리나라에서 학교 다니진 않을 거야 아마. 그래도 그 비슷한 부류는 내가 고등학교 때도 있었어. 아버지가 상위 1%재벌은 아니지만 4성 장군 이였거든. 갠 언제나 돈을 다발로 들고 다녔지. 고등학생인데..애들한테 거의 뿌렸다지...그래서 언제나 그 애 주변에 애들이 들끓어..일종의 패거리가 형성된 거지. 드라마에서 나오는 배경하고는 쨉도 안되지만 말이야. 나름 그때 내가 다닌 고등학교에선 제법 강력한 무력을 행사하는 패거리였거든..
정말정말 괜찮아 이건 어차피 가상의 세계 드라마니까..
그런데 과연 정말 괜찮은 거야...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