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공화당 지지자.
그러면서 부시와 전쟁을 강력하게 비판했던 사람.
한때 정치(시장)까지 했던 배우.
80의 나이에 아직도 맹렬한 작품 활동을 하는 노익장.
젊어서는 강력한 마초 카리스마, 나이가 들고 늙으면서
자연스럽게 연륜이 가미된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
살아서도 '레전드'로의 분류가 가능한 배우.

입 언저리에 시가를 물은 불량한 표정이 매력적인 배우.
8인치 매그넘을 들어도 여전히 포스가 뿜어져 나오는 배우.
영화 음악을 직접 담당할 정도로 재즈에 조예가 깊은 배우.
배우의 영역을 넘어서 감독의 영역에서도 정상에 오른 배우.

그리고 얼마 전 한편의 영화로 배우나 감독이 아닌 철학자가
돼 버린 배우.

배우로써 마지막일지도 모를 그의 이번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며,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09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난 이미
올해 최고의 영화를 본 것 같다.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
2009.02.26 개봉예정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코리 하드릭트, 존 캐럴 린치, 제랄딘 휴즈



영화를 보면서 흔적을 남길 때 나름 정한 룰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다양한 루트로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를 먼저 보더라도 가급적
흔적을 개봉날짜 이후에 맞추려고 합니다.
그리고 공들였건 심심풀이 땅콩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별점을 매기는 행위는
삼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만큼은 손가락이 근질거려 어쩔 수 없이 흔적을 남깁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참고로  전 클린트 이스트우드란 할배를 무지 편애합니다.
(물론 그 할배가 새파랗게 젊은 놈이 어쩌고 어째...하며 걸쭉한 목소리로 겁을 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뱀꼬리 :  

이번 그의 영화를 나름 의미 있게 보고 싶으시면 그의 전작 중 지명도가 높은
몇 편의 영화를 보면 이해가 빠를지도 모릅니다. 

  

좌로부터 황야의 무법자(1964년), 더티해리(1971년), 승리의 전쟁(1986년)

주로 마초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영화입니다.
웨스턴 영화와 형사물, 그리고 전쟁영화입니다. 거북할지도 모르지만 그의 이런
과거 마초적인 모습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이 영화에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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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2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 영화관련 페이퍼(페이퍼가 아니라 영화가)에 댓글이 하나 안달리다니! 으흑.

비로그인 2009-01-26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자가 비록 늙어서 이빨은 빠졌을지언정 기개와 지혜는 남아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죠. 타지도 않으면서 갈고 닦고 애지중지하던 그랜토리노는 그의 원칙, 속죄, 우정 등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극우들이 공화당을 망치고 있다고 일갈했다죠. 이정도 보수라면 터놓고 지내고 싶죠.

Mephistopheles 2009-01-28 12:33   좋아요 0 | URL
사실 그렇잖아요. 우리나라 보수가 어디 진짜 보수던가요.. 사이비 짝퉁 날림이죠. 그런 의미로 이 할배의 행보는 제 사상이 전혀 보수와는 관계가 없더라도 관심이 있고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게 하더라고요.

마늘빵 2009-01-2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너무 멀었잖아욧 =333 (저 체인질링 봤어요. 이것두 이 할배꺼)

Mephistopheles 2009-01-28 12:35   좋아요 0 | URL
그건 이 할배가 감독만 한거..이건 주연까지 한거...하지만 그의 영화 출연은 아마 이게 마지막이 아닐까 싶어요. 시간되시면 스페이스 카우보이도 한 번 봐보세요..팝인 "플라이 투 더 문"이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들렸던 건 에반겔리온 이후 첨이라는..^^

이리스 2009-01-2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여기 댓글가요. 대앳 그으으을~~
후다닥~

Mephistopheles 2009-01-28 12:36   좋아요 0 | URL
앗...구)낡은구두님이셨던 신)이리스님이 오래간만에 댓글을 남기시다니..^^

노이에자이트 2009-01-2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오지마 전투 다룬 <아버지의 이름으로>도 괜찮다고 하던데요...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나요?

Mephistopheles 2009-01-28 22:21   좋아요 0 | URL
아버지의 깃발 말씀하시는 거죠..개봉했을껄요.소리소문없이. 그런데 그 영화는 한 편만 보시면 안되고요.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라는 영화하고 셋트로 보셔야 할껍니다. 둘 다 아오지마와 관련된 영화에요 감독은 똑같이 할배가 했고요. 혹자는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전범국 일본을 미화한다고 거품을 무는데 제 기준으로 절대 그런 영화가 아니라고 보고 싶어요. 아버지의 깃발은 만들어진 영웅에 대한 이야기라면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강요된 영웅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비로그인 2009-01-2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잘 찾아(?) 봤습니다. 메피님.
이 아저씨 연기는 정말 소위 쩝니다. ㅎ
결말 부분이 조금 말랑말랑해진거 빼곤 맘에 들던데요. 멋져요 이스트우드 할배

2009-01-28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licia 2009-01-2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옛날에 밀리언달러베이비보고 얼마나 운지 몰라요.
엉엉 눈물,콧물 모두 쿨렁쿨렁 흘리면서 울어버렸는데.
클린트이스트우드 영화는 좀 묵직한거 같아요.
이것도 찜목록에 추가에요 메피님- ^^

Mephistopheles 2009-01-29 13:05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영화 보고 꽤나 울었더랬습니다. 주인공 힐러리 뱅크스는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그나마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두 주먹이 다였는데..그리고 그녀를 인정해주는 코치..마지막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비로그인 2009-01-3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 말 개봉 영화라고 알려주셔서 감사^^ 덕분에 2월에 기다리는 영화가 하나 더 늘었군요. 빔 벤더스처럼 처음이 더 좋았던 감독도 있지만, 이스트우드처럼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 감독 겸 배우도 있군요. 요즘은 나름 DVD 발매 이전에 개봉과 더불어 영화를 보려 노력중이니, 그랜 토리노도 그렇게 할 예정이어요.

Mephistopheles 2009-01-31 14:25   좋아요 0 | URL
참고로 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 주연 영화 중 '용서받지 못한 자'가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