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이 다큐멘터리는 무섭고도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심장이 약하시거나  뭔가에 깜짝깜짝 잘 놀라시는 분일지라도 웬만하면 꼭 시청을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유요?? 이제 남의 나라 바다 건너 존재하는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신문지상을 통해 국민의료보험의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들린다. 취지와 내용이야 이곳 서재 분들의 서재. 더 자세히 말하면 무화과나무님의 서재를 보면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그 분의 서재를 찾아가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보인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간다. 라는 분들이 계시다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최신 다큐멘터리 “식코”를 한 번씩 시청해보는 걸 적극 권장한다. 이해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식코(Sicko.2007)
감독 : 마이클 무어


이 다큐는 다만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의료행위에만 국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감독 스스로 비교적 국민의료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의 실태를 돌아보며 민주주의의 근원과 함께 그 속에서 주권을 가진 한 개개인의 의식변화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은 영국의 전 의원 토니 벤과의 대화에서 자세히 표현된다.

무어 : 이렇게 영국 사람들이 의료 복지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까?

벤 : 굳이 거슬러 오르자면 민주주의에 그 기초가 있습니다. 선거권을 쟁취하기 이전에는 모든 권리가 부유층 손아귀에 있었습니다. 돈이 있다면 보험도 들 수 있고 애들 교육도 할 수 있고 노후도 걱정 없겠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하층이 선거권을 얻었고 이는 곧 권력이 시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걸 뭐라고 부르냐면 '금고에서 투표함으로'라고 합니다. 시민들의 요구는 간단했습니다. "1930년대 시절엔 실업자 천지였다. 하지만 전쟁 중에 실업은 없었다. 독일 놈들 죽이는 짓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다면 병원 건설, 학교 설립 간호사나 선생 고용으로는 전원 취업 못 할 게 뭐냐?"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무어 : 그러네요.

벤 : 노동은 자랑할 일. 이런 생각이 상황을 180도 반전 시켰습니다.

무어 : 그게 언제입니까?

벤 : 1948년이오.
벤 : (당시 영국의 국민의료복지정책을 읽어나간다.)"여러분을 위한 국민건강보험이 오는 7월 15일 시행됩니다. 이것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얻을까요? 이 보험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질병 치료, 치아치료 및 간호를 보장합니다. 빈부와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의료 전 분야를 지원합니다.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금은 필요없습니다.가입 조건은 없지만 이것이 자선활동이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이 보험은 납세자 여러분의 혈세로 운용되며 아플 때 그 부담을 덜어드릴 뿐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핵심은 다 들어 있죠.

마이클 무어의 나레이션:
1948년에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사실 놀랐습니다. 당시의 영국은 비참한 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겨우 올라섰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토는 파괴되었고 재정도 파탄지경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요.겨우 그 여덟 달 동안 4만 2천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9월 11일의 두 시간을 견디고 일어났지만 그들은 거의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겠지요. 그 9월 11일 우리가 무엇을 느꼈습니까? 모두가 손 맞잡고 일어났던가요? 그 사람들은 그런 심정이었겠지요.
그리고 전쟁 직후 그들이 함께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작정했던 일은 모두에게 무료로 의료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벤 : 대처 수상의 언급과 같이 "국민건강보험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여성 투표권 확대와 같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에게 투표권이 왜 없어야 하는지 말할 사람은 없었습니다. 영국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보니까요. 그리고 국민들은 의료복지 정책의 악화나 실패도 원치 않았습니다.

무어 : 만약에 대처 수상이나 블레어 수상이 의료복지를 서서히 없앤다고 발표했다면...

벤 : 그게 나라 뒤집힐 일이지요, 네

 

경제를 살린다고 서민들 먹고 사는 걱정 없게 해준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수치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몇 만 불의 소득성장과 GNP. 몇 퍼센트의 성장. 이를 위해 노동자는 더더욱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 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차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저런 명시화된 수치상의 성장이 과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일까. 아니면 모든 국민들이 의료비에 드는 지출금이 제로가 되는 그 날이 선진국이 되는 것일까. 예상하건데 신자유주의, 뉴라이트의 체제 속에서는 후자의 상식이 절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감기약 한 통에 몇 만원. 인슐린 하나에 몇 십만 원. 설마 농담이라고 생각되는 어마어마한 의약및 의료비는 현실로 다가오려고 한다.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는 상식 중에 상식이다.

뱀꼬리 : 다행히 이 다큐는 4월 달 개봉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개봉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행여 그것이 불법적인 경로나 어둠의 경로일지라도 한번 씩은 필히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쎅끈한 야동만 돌려보지 말고 이런 현실적인 다큐도 돌려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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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13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라도 시작도 안한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우리나라 복지정책이 미국보다 잘 되어있나요? 라고 반문한다. 나쁜 건 제발 따라하지 말아요.

순오기 2008-03-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잘 알겠습니다. 마침 무화과나무님의 서재에서 자세히 읽고 왔답니다.^^
저는 어둠의 경로에 어두운 아짐이라 4월까지 기다려 동네 아짐들과 반드시 같이 보겠습니다!

순오기 2008-04-04 10:52   좋아요 0 | URL
메피님, 이 기사 식코 번개하면서 저희 독서회카페로 업어다 놨습니다. 감사^^

프레이야 2008-03-1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군요.^^ 저도 어둠의 경로는 잘 모르고 개봉하면 봐야겠어요.

승주나무 2008-03-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 전에 이 다큐를 보았던 것 같아요. 마이클 무어에 필받아서.. 손가락 두 개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듯~~

그 상징적인 장면 하나만으로 이 작품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뇌리에 남을 거라고 봅니다.
메피 성님 오랜만이에용~~

L.SHIN 2008-03-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꼭 봐야겠군요.
그러나 불법적인 경로로 보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옳은 목소리를 내려면 옳은 행동을 먼저 해야하는 법.

Mephistopheles 2008-03-1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 예정은 4월이라지만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극장개봉이나 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들고 개봉관 얼마 못잡을 것 같아요. 아마도 내외적인 압력이 장난 아니겠죠?
혜경님 // 개봉은 4월인데...모르겠어요..가만 냅둘지..
승주나무님 // 아...그 미국인 결국 돈이 없어 중지 한마디 손가락은 폐기처분해버렸죠.사람 몸에다가 가격을 매기는 행위가 무슨 의료이며 보험인지 웃기지도 않더군요..
에스님 // 개봉은 4월이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극장을 잡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도 적극 이 영화를 권장하곤 있다지만 정부의 압력도 무시 못할꺼에요. 그리고 거품물고 덤비는 상대에게 성인군자처럼 대적하는 법이 만사형통은 아닌 것 같아요. 상대가 거품을 물면 이쪽도 눈이라도 뒤집어까고 맞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라로 2008-03-1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그래도 넘 무서울까봐,,,ㅠ
마이클 무어의 작품이라 욕심은 나건만,,,
메피님 말씀에 힘입어 용기를 (4월까지)내도록 노력할께용~.

마냐 2008-03-1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국 있을때, 우리 영어클래스 선생이...이른바 비정규직. 보험 없다고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다리 다쳤다고 한달 절룩거리면서...약먹고 버티대요. --; 그때 제 아들 이빨 두개 치료하는게 견적 90만원 나왔어요. 하나만 50만원인가 주고 하고...나머진 버텨서 한국 와서 했죠..

Mephistopheles 2008-03-1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 그래도 외면해선 안될 진실이 가득가득 들어있습니다.^^
마냐님 // 재미있는 나라에요. 특히나 정치인들에게 로비가 공공연한 암묵적 합법인 나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언젠가 MB씨가 "로비도 공개적 합법이다."와 비슷한 주장을 펼친 것이 기억납니다. 의료보험 민영화요..? 불을 보듯 뻔한 결과에요..이번 정부의 마인드를 보면.

비로그인 2008-03-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에서는 질병통계를 내보면 감기환자가 거의 없답니다..
진료예약을 하고 기다리면 일주일..
그동안 감기는 저절로 낫는답니다.
영국의료보험체계는 그만큼 훌륭하지요.
감기를 질환목록에서 퇴치한 나라입니다. 하하

에피소드 한가지.
수년전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 부인이 런던에서 뇌졸중이 발병하셨는데..
리콴유 수상께서 블레어 총리께 청탁하여 특별기를 동원하여
급히 싱가포르로 귀국한 사건이 있었지요.
자국에서 부인을 치료하기위해..
대부분의 의사들이 국가로 부터 월급을 받고 근무하는
사회주의 스타일의 의료보험의 폐해를 영국의료보험체계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답니다.


Mephistopheles 2008-03-14 10:27   좋아요 0 | URL
다큐 한 편으로 그 나라의 의료제도의 폐해와 장단점을 모두 보여줬다고 말할 순 없겠지요 한사님. 그리고 이 다큐는 의료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을 비판하진 않습니다. 방치와 리베이션에 집착하는 정부관료와 수익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험가입자의 꼬뚜리를 잡아 보험료 지급을 차단하고 수익을 증진하는 보험사의 폐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스타일을 우려하는 미정부의 이야기 또한 나옵니다. 단지 감독이 감독인지라 어마어마하나 매카시즘으로 묘사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이 다큐의 주요 기둥은 감독의 조국 그러니까 미국의 의료체계를 비판하는 내용이였습니다. 팍스아메리카 세계의 수호신 자칭 초일류강대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자국민의 의료정책에 비효율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정부가 개정을 진행할려고 하는 의료보험제도가 미국의 그것과 여러가지로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리콴유 수상의 에피소드요.? 우리나라에 오는 미국정계인사들은 행여 몸에 약간의 이상이 있다면 비교적 훌륭한 시설을 갖춘 미 8군의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보고 싶은데요. 현대 회장가가 삼성병원이 아닌 아산병원을 이용하는 것과 삼성로얄패밀리들이 삼성의료원 이용하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사님이 말씀해주신 단점을 안고 있는 영국의료보험체계이지만 미국의 체계보다는 나아보였답니다. 단지 다큐에서 보여주는 한계에서만요^^
무뇌아가 아닌 이상 현 정부가 스스로 발목잡는 짓을 안하리라 보고 싶습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슬로건을 내걸은 정부입니다. 돌려 말하면 적자생존, 약육강식과 같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체제에서의 민영화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나라의 정책이라는 것은 50%의 가능성만 가지고 실천하기에 리스크가 꽤 높고 부작용 또한 치명적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대통령은 서울시장때부터 도통 차분한 검토와 시간을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혹자는 과감한 결단력이라고 칭송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헥헥...답글을 너무 길게 썼더니 기력이 없습니다..헥헥.

비로그인 2008-03-1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일있으시면 좀 보내주세요...는 페이크고 알아서 보겠습니다. 마이클 무어가 문제를 제시하는 방식이 다소 극단적이긴 해도, 민간 의료보험은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르니 긴장하고 받아들여야겠죠. 시장에 맡기면 효율적이 되나요? 시장에 완전경쟁시장이 존재하는게 극히 힘들다는게 경제학 개론만 읽어봐도 알텐데 말이죠. 물론 정부에서 지금 하는제도도 불만이 있을 순 있겠죠. 복지정책의 철학과 방향이 어떤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쪽으로는 24시간 학원 편의점이 생긴다니...뭐 제대로 불을 지르시네요. 이제 학교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대놓고 자겠군요. 학교는 이제 낮에 자는 수면실이 될듯...

Mephistopheles 2008-03-15 00:3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경제 시장이 그리 청렴하며 결백하진 않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료보험제도는 어쩌면 유영철에게 대통령 직인이 찍힌 살인면허를 발부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을지도 몰라요. 아 페이크는 하셨지만 완벽하게 간파하였습니다. 주소 남기시면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2008-03-16 0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