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이 다큐멘터리는 무섭고도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심장이 약하시거나 뭔가에 깜짝깜짝 잘 놀라시는 분일지라도 웬만하면 꼭 시청을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유요?? 이제 남의 나라 바다 건너 존재하는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신문지상을 통해 국민의료보험의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들린다. 취지와 내용이야 이곳 서재 분들의 서재. 더 자세히 말하면 무화과나무님의 서재를 보면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그 분의 서재를 찾아가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보인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간다. 라는 분들이 계시다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최신 다큐멘터리 “식코”를 한 번씩 시청해보는 걸 적극 권장한다. 이해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93201143359810.jpg)
식코(Sicko.2007)
감독 : 마이클 무어
이 다큐는 다만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의료행위에만 국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감독 스스로 비교적 국민의료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의 실태를 돌아보며 민주주의의 근원과 함께 그 속에서 주권을 가진 한 개개인의 의식변화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은 영국의 전 의원 토니 벤과의 대화에서 자세히 표현된다.
무어 : 이렇게 영국 사람들이 의료 복지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까?
벤 : 굳이 거슬러 오르자면 민주주의에 그 기초가 있습니다. 선거권을 쟁취하기 이전에는 모든 권리가 부유층 손아귀에 있었습니다. 돈이 있다면 보험도 들 수 있고 애들 교육도 할 수 있고 노후도 걱정 없겠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하층이 선거권을 얻었고 이는 곧 권력이 시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걸 뭐라고 부르냐면 '금고에서 투표함으로'라고 합니다. 시민들의 요구는 간단했습니다. "1930년대 시절엔 실업자 천지였다. 하지만 전쟁 중에 실업은 없었다. 독일 놈들 죽이는 짓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다면 병원 건설, 학교 설립 간호사나 선생 고용으로는 전원 취업 못 할 게 뭐냐?"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무어 : 그러네요.
벤 : 노동은 자랑할 일. 이런 생각이 상황을 180도 반전 시켰습니다.
무어 : 그게 언제입니까?
벤 : 1948년이오.
벤 : (당시 영국의 국민의료복지정책을 읽어나간다.)"여러분을 위한 국민건강보험이 오는 7월 15일 시행됩니다. 이것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얻을까요? 이 보험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질병 치료, 치아치료 및 간호를 보장합니다. 빈부와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의료 전 분야를 지원합니다.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금은 필요없습니다.가입 조건은 없지만 이것이 자선활동이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이 보험은 납세자 여러분의 혈세로 운용되며 아플 때 그 부담을 덜어드릴 뿐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핵심은 다 들어 있죠.
마이클 무어의 나레이션:
1948년에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사실 놀랐습니다. 당시의 영국은 비참한 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겨우 올라섰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토는 파괴되었고 재정도 파탄지경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요.겨우 그 여덟 달 동안 4만 2천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9월 11일의 두 시간을 견디고 일어났지만 그들은 거의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겠지요. 그 9월 11일 우리가 무엇을 느꼈습니까? 모두가 손 맞잡고 일어났던가요? 그 사람들은 그런 심정이었겠지요.
그리고 전쟁 직후 그들이 함께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작정했던 일은 모두에게 무료로 의료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벤 : 대처 수상의 언급과 같이 "국민건강보험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여성 투표권 확대와 같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에게 투표권이 왜 없어야 하는지 말할 사람은 없었습니다. 영국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보니까요. 그리고 국민들은 의료복지 정책의 악화나 실패도 원치 않았습니다.
무어 : 만약에 대처 수상이나 블레어 수상이 의료복지를 서서히 없앤다고 발표했다면...
벤 : 그게 나라 뒤집힐 일이지요, 네
경제를 살린다고 서민들 먹고 사는 걱정 없게 해준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수치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몇 만 불의 소득성장과 GNP. 몇 퍼센트의 성장. 이를 위해 노동자는 더더욱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 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차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저런 명시화된 수치상의 성장이 과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일까. 아니면 모든 국민들이 의료비에 드는 지출금이 제로가 되는 그 날이 선진국이 되는 것일까. 예상하건데 신자유주의, 뉴라이트의 체제 속에서는 후자의 상식이 절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감기약 한 통에 몇 만원. 인슐린 하나에 몇 십만 원. 설마 농담이라고 생각되는 어마어마한 의약및 의료비는 현실로 다가오려고 한다.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는 상식 중에 상식이다.
뱀꼬리 : 다행히 이 다큐는 4월 달 개봉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개봉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행여 그것이 불법적인 경로나 어둠의 경로일지라도 한번 씩은 필히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쎅끈한 야동만 돌려보지 말고 이런 현실적인 다큐도 돌려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