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27
-인 유 어 드림스

전날 철야로 아침에 케겍 거리며 일어나니 가뿐하게 시침은 9를 넘어가고 있고 분침은 30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더라. 후다닥 튀어올라 고양이 세수하고 부리나케 사무실 나갔더니 10시가 되버렸다. 곱지않은 실땅의 시선. 그도 그럴것이 아침에 협의에 같이 갈려고 했다고 한다. 그럼 어제 말씀을 하시던가 하지...거 참 무안하게시리...

10시 반쯤 발주처 회의를 갔지만 별 소득이 없고 결정된 사항이 없기에 오후 5시 30분 2차 회의
준비를 위해 부리나케 사무실에 돌아와 2차 회의에 필요한 자료와 도면을 게거품을 물고 준비했다. 겨우겨우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보니 정확히 5시 조금 모자르는 시간이 되버렸다. 결과물 챙겨들고 실땅님 사무실 나선 시간은 5시 10분쯤...

태풍전야겠지만 고요한 시간이 찾아왔다.
가방속 핸드폰을 꺼내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핸드폰 확인을 해보니 5시 조금 넘어 마님의
부재 중 통화 하나가 떠 있더라.. 화들짝 놀라 전화를 했더니만 대뜸 마님의 목소리가 수화기
저 너머에서 울려 퍼진다.

"아까 왜...전화 안받았어..? 엉..??"

자초지종 설명하고 잘 쉬고 있냐고 안부를 물었다.
해외공연 마치자 마자 이틀연속 국내공연 소화하고 오늘 비로서 하루 쉬는 것이였기에....


자다 받았는지 마님은 웅얼웅얼 뭔가를 이야기 한다. 내용인즉슨 분당에 사는 언니집으로 가
장모님도 만나고 저녁밥 먹기 전에 들어왔다고 한다. 오늘 일찍 들어오냐는 심히 찔리는 질문엔
미안~ 하면서 지금 저녁 먹으로 간다고 답변을 했다.

저녁을 먹고 다른 일거리 정리를 널널하게 하고 있을 때 오후 8시쯤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마님" 이라고 떠버린다. 황급히 받았더니 마님 대뜸



"아까 왜...전화 안받았어..? 엉..지금 어디서 뭘 하는거야...??"

란다.......................



잠깐 당황..그리고 나서 아까 내가 전화걸어서 통화하지 않았냐고 대꾸하니.."언제!"라고 화들짝
놀란다. 6시 조금 넘어서 라고 했더니..."어 나 그때 신나게 자고 있었는데.." 라고 하신다.

그러니까 잠결에 내 전화를 받았고 역시 잠결에 내가 말하는 질문에 꼬박꼬박 대꾸를 했다는 것....
하긴 가끔 마님은 자면서도 잠꼬대로 나에게 뭘 물어보거나 내가 뭘 물어보면 꼬박꼬박 대답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여줬었다.

오늘 오후의 마님과의 통화는 말 그대로 "인 유 어 드림스" 가 아니고 뭐겠냔 말이지...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10-05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7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10-0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이 오시니 생활백서도 올라오고 좋습니다. 푸훗^^

바람돌이 2007-10-0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마당쇠 생활백서를 보니 감개무량!!ㅎㅎ 저러고도 당당하셨을 마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꼭 저를 보는 듯하여 행복합니다. ㅎㅎ

다락방 2007-10-0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그치만 저도 이런적 있어요. 잠결에 통화하고서는 전혀 기억에 없는거죠. 상대방이 통화했다는 말에 핸드폰 통화기록을 보면 어김없이 진실이라는 orz

갑자기 뜬금없이
작게작게님이 보고싶어 지는군요. 흑 ㅜㅡ

아영엄마 2007-10-06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이어 공연 하시느라 마님이 무지 피곤하시겠어요. 두 분이 다 바쁘셔서 얼굴 마주 하는 시간이 별로 없으실 것 같습니다. - 잠결에도 불구하고 따질 거, 물어볼 거 다 물어보시는군요. ^^

Kitty 2007-10-0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재밌네요. 마당쇠 시리즈 찬찬히 읽어봐야겠어요. ㅋㅋㅋㅋ

부리 2007-10-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제가 좋아하는 님의 마당쇠 시리즈... 근데 요즘 넘 무리하시는 거 아니어요? 저도 2학기가 좀 힘들어서 밤새고 그러는데, 그래도 전 새벽 2-3시면 자거든요... 힘내시구요 마님도 잘 받드시는 멋진 메피님께 달콤한 주말이 되기를 바라옵니다

무스탕 2007-10-0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암만 잠결에 받은 전화라도 생각은 다 나요. 메렁~ ^ㅠ^

실비 2007-10-0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결에도 대답 다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Mephistopheles 2007-10-07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 실은 요즘 매일 밤 12시 넘어 들어가는 관계로 마님과의 이야기꺼리가 다소 고갈되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중순이면 좀 한가해질테니 그때까지 좀 참아야겠죠.^^
바람돌이님 // 음 역시...바람돌이님은 뼈속까지 마님편이시군요.칫.
다락방님 //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 분은 아예 서재까지 폐쇄하고 어디로 사라지신 걸까요.혹시 지구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영엄마님 // 그걸 보고 "마님의 본능"이라고 한다죠 ㅋㅋ
키티님 // 재미있긴요...마당쇠 수난사입니다..수난사...
정아무개님 // 사실 저도 아주 가끔 그럽니다. 특히 아침에 잠 덜깬 상태로 아주 이상한 짓을 종종 한다는 마님의 증언이 있습니다.
부리님 // 10월 중순까지만 참는다면..!! 조금은 한가해질까 싶습니다..^^
무스탕님 // 분명 기억못하는 전화 통화나 행동이 있을 껍니다...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실비님 // 그게 일종의 무의식적인 몽유상태에서 평소 습관이 나오는 건데..그 잠결에도 마님은 마님이더군요..나원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