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늦게 늦게 차가 끊어질 시간까지 일하다 보면 택시를 잡기 위해 출근길과는
다른 루트를 통해 퇴근을 할때가 있다.
차 두대가 다니는 좁다른 길에 간판들을 주렁주렁 달아매고 있는 소점포들이 잔뜩
몰려있는 길. 시간이 시간인지라 편의점을 제외한 거의 대다수의 가게는 셔터를 내린 상태.
그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있었으니...물건을 사고 파는 가게가 아닌 사무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주력품목을 선전하기 위해 꽤 큰 간판이 걸려있다.
이름하여 "누브라"
어깨끈이 없이 간단한 접착식으로 브레지어의 역활을 한다는 그 물건...
홈쇼핑에서 여름철만 되면 자주 팔던 그 물건을 판매하는 본사같은 건물이 그 길에 자리잡고 있다.
커다란 간판의 한쪽 구석에는 핑크색상의 라인으로 여성의 가슴라인을 표현한 문양이 들어가
있고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부드러운 글씨체의 "누브라" 위에 그보다 작은 글씨가
유난히 눈에 띈다.
"내 것 같은 자유로움~~"
샤방샤방한 글씨체의 그 작은 문구를 접하면 요상한 충동에 시달린다.
두번째 글자 ㄱ,ㅅ을 ㅈ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
그 시각 밤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길에는 나 혼자 뿐이다.
노골적이겠지만 직설적인 선전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