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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여자 - 여자 몸에 대한 연구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경식 외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야심한 밤에 편성되어 있는 오른쪽 상단에 19금이라는 붉은 딱지가 선명히 박혀있는 패션쇼(란제리)를 우연히라도 시청하게 되면 감탄을 하게 된다. 실용성이라고는 그다지 있어보이지 않는 란제리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늘씬과 쭉쭉빵빵을 겸비한 모델들의 모습 때문이다. 섹스심볼적, 야하다는 표면적인 판단을 벗겨내고 장시간 시청을 하자면 여성의 신체에 대해 美라는 조금은 고상해보이는 판타지를 경험하게 된다.
날때부터 남자였고 동성연애자가 아닌 이상, 남성으로써 여성에게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지사..어렸을 때부터의 왕성한 호기심에 활자 혹은 그림과 사진을 통해 여러루트를 거쳐 탐독아닌 탐독을 하게 되었으나 30살이 훌쩍 넘은 지금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면 단지 성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혹은 노골적으로 강조한 단편적인 상식을 경험했을 뿐이였다.
왕성한 호기심이 적당히 수그러드는 시점에서 나와는 염색체부터 틀린 또 다른 인류에 대한 좀 더 있어 보이는 상식과 지식을 깨닫고자 찾아 본 책.. 작가의 유명한 전작 "털없는 원숭이" 를 접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책을 접했기에 얼마나 겹치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는 판단 불가능한 상태였다. ( 작가는 책에서 끊임없이 전작의 내용에 대해 궁시렁 거린다.)
책 자체는 여성의 신체 부분 부분 파트별로 생물학적. 혹은 인류의 역사와 버무려 여러가지 방향과 제시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산만하지 않게끔 조목조목 설명해 나가고 있다.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혹은 오해였던 부분 또는 전혀 새롭게 인식되어지는 부분까지...전부를 알수는 없지만 (이건 불가능하다.) 어느정도의 이해와 지식을 습득하게 해준다.
이런 나름 영양가 있는 내용에 재를 뿌리는 듯한 약간은 선정적인 표지와 책 중간중간의 컬러화보의 존재이유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책의 데코레이션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속이 보이는 구성품목이라고 판단되어진다.
또한 읽는 해석에 따라선 마치 대형 정육점의 벽에 걸려있는 소와 돼지의 고기부위그림처럼 여성의 신체적 부위 해석은 양날의 칼로 세부화라는 장점과 함께 약간의 불쾌함을 동반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