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 보면 뜸금없이 나왔다가 샥 사라지는 배우들이 존재한다.
그냥저냥 이름없는 배우들이라면 모를까 이름꽤나 알리고 돈꽤나 번 배우들이 스리슬쩍 얼굴 한번 비추고 사라지는 걸 보면 영화 속 보물찾기 같은 느낌이 든다. "카메오"라고 하는 이 기법은 영화 속에서 또다른 재미 혹은 단번에 시선을 끄는 역활을 한다지만 카메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출연했는지 의구심만 잔뜩 들게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1. 파이널 디씨전 (Executive Decision, 1996) 에서의 스티븐 시갈



포스터를 봐도 분명 주연급임에는 틀림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이 배우....영화시작된지 30분도 안되서 황천행으로 감감무소식 되버린다.



영화 초반에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더니만....

하이제킹된 여객기를 구출하기 위해 스텔스기로 여객기에 잠입할려는 특수부대의 대장으로 나온 그는 스텔스기에서 여객기로 이동 중 연결부분의 파손으로 인해 불귀의 객이 되버린다. 주인공인 커트 러셀에게 "뒷일을 잘 부탁하오" 하면서 떨어져 나갈 땐 장엄 혹은 비장하기는 커녕 어안이 벙벙했었다는..

그래도 조연으로 나온 할 베리 덕분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있었기에 영화가 살았다.

2.로스트 하이웨이 (Lost Highway, 1997)에서의 마를린 맨슨



언제나 시청 후 두통거리를 안겨주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이 영화에서 놀랍게도 쇼크락의 대부인 "마를린 맨슨"이 출연한다..그것도 극의 제일 마지막에....영화 속의 등장인물도 아닌 영화속 또 다른 영화의 주인공으로.....



그로테스크의 결정체...그 이름은 "마를린 맨슨"과 그의 밴드...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 영사기에서 투과되어 나오는 기괴망칙한 흑백포르노틱한 영화속에서 역시 기괴하신 행색을 하신 마를린 맨슨은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그로테스크한 몸짓을 선보여준다.. 네이버에서 찾은 영화정보에서는 캐스팅에 이름조차 안올라와 있다. 혹시 "비" 와 "정지훈" 혹은 "에릭"과"문정혁"같이 영화속에선 본명을 썼을지도....

3.엑스맨시리즈에서의 사이클롭스



불행한 주연.. 그 이름은 "사이클롭스"

엑스맨의 영화판은 총 3편이 상영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들을 한꺼번에 불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해줬던 영화였었다. 하지만..주연급이면서 대사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얼굴 한번 보여주지 못하는 불쌍한 배역이 존재한다. 3편내내 짙은 선그라스나 고글을 끼고 등장해 한번도 완벽한 열굴을 못보여줬던 "사이클롭스"를 맡은 "제임스 마스던"이라는 배우이다.



차라리 안경을 씌울까...

눈에서 광선이 나가는 특수능력때문에 언제나 특수안경 혹은 고글을 끼고 다녀야 한다는 설정 때문이라지만 배우에게는 가혹한 배역일 뿐이다.
3편의 영화 내내 단 한번도 완벽한 얼굴을 안보여주다가 3편에서 눈까지 노출된 완벽한 얼굴을 보여준다..(아주 잠깐)하지만 얼굴 보여주고 초반에 다크피닉스로 부활한 전편의 연인인 진에게 살해 당한다.



이 장면 후에...아주 잠깐 안경을 벗고 완전체의 얼굴을 선보여 주신다..아주 잠깐...

 

왜 나왔을까?라는 의구심과 동정표을 받음에 전혀 거리낌 없는 배우들...
그래도 영화 중간중간 튀어나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런 배역들때문에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잔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고 생각된다.

뱀꼬리 : CSI에서도 가끔 눈에 띄는 조연들이 존재한다. CSI Day를 통해 밝혀진 스핀오프 뉴욕시리즈의 "대니 메셔"(탱글우드라는 갱조직에 잠시 머물렀던 과거가 있는 인물)가 다른 스핀오프 시리즈에서 동네 건달로 나왔다던지..혹은 뉴욕시리즈 악덕판사가 또 다른 스핀오프 시리즈에서 변호사로 등장했다던지 하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다. 하지만..CSI라스베가스 시즌을 보면 잭 바우어가 나오는 24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가끔 등장한다.

토니의 아내로 나온 미셸은 CSI 유전자실에 하루만 근무하고 치를 떨며 나가떨어지는 역활로 시즌 4의 CTU 내부의 배신녀로 나온 흑인여성은 CSI 라스베가스 그렉의 후임으로 유전자검사실을 맡고 있다.^^

압권은 CSI 라스베가스 시즌 1에서 범인의 아버지로 나온 24 시즌 4~5의 꼴통 로건대통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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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1-1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파이널 디씨전봤을때 스티븐 시갈아저씨때문에 되게 황당했어요. 쌈 한번 안 하고 어처구니 없이 죽었잖아요.
글구 저 세번째 남자는 안경 없이는 존재감도 없네요.전혀 알아볼 수 없어요.ㅋㅋ

마늘빵 2007-01-1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 근데 마릴린 맨슨이 나온단말여요? 그 영화 보고 싶군요. 다 돌려서 뒤에만 볼까. ^^

다락방 2007-01-11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이널 디씨젼 보고 시갈 아저씨 때문에 완전 어이가 없었어요. 그리고 엑스맨에서도 그남자가 너무 빨리 죽길래 부활할 줄 알았죠(이를테면 다시 살아난다던가, 사실은 죽은게 아니었어 라는식으로). 깜짝이야. ㅋ

moonnight 2007-01-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데 싸이클롭스가 저 총각이었어요? 안경 꼈을 때랑 벗었을 때가 우찌 저리 다를꼬. ^^; 근데 로스트 하이웨이는 너무 무서버서 끝까지 못 본 드문 영화 중 하나예요. 마릴린 맨슨이 나왔었군요. 으음 -_-;;;

Kitty 2007-01-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를린 맨슨;;; 정말 꿈에서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고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도 절대 못보는데;;
데이빗 린치+마를린 맨슨이라니 저랑은 지구 반대편쪽 끝에 있는 영화군요 -_-;;;

Mephistopheles 2007-01-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 글쎄...엑스맨의 싸이클롭스는..정말 불쌍한 인물이라니까요..코믹스
엑스맨에서는 꽤 쎈 사람으로 나오는데요...^^
아프님 // 예 나옵니다 아주 잠깐...평소 본인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게요..ㅋㅋ
다락방님 //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싸이클롭스가 코믹스에선 꽤 비중이 높은 인물이거든요..그런데 3편(?)만에 물가에서 객사를 시켜버리니..나원참...^^
달밤님 // 로스트 하이웨이가..무서우셨군요.. 전 무섭기 보단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다시 속삭이신 분 // 헉..설마...돈 쫌 벌만큼 번 양반들일텐데..^^
키티님 // 으흐...사실 마를린 맨슨이 결코 대중적인 뮤지션은 아니지요..^^
거기다가 데이빗 린치 역시 마찬가지고요..^^

다락방 2007-01-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건 완전 비밀인데요...
제가 대학교때 교양으로 <호신술>을 수강한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제 별명이 뭐였는줄 아세요?
'스티븐 시갈' 이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쉿~ 이건 완전 비밀이예요!!)

피에쓰.참고로, 전 여자랍니다 ^^;;

마태우스 2007-01-12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이널 디시젼 극장서 보고나서 황당했습니다... 주연은 절대 중간에 안죽는다는 법칙을 깬 보기드문 영화죠.

Mephistopheles 2007-01-13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헉...알아서 잘 모시겠습니다...형님...ㅋㅋ
마태우스님 // 왜그랬을까요..? 그 당시 스티븐 시갈이 절대 못나갔던 배우는 아니였는데..뒤늦게 자신이 주연이 아니란 걸 알아차린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