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중파 편성에서 재미있는 다큐를 포착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한국국적을 가진 음식들과 이를 취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러가지 방향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었다. 비싸고 고급스런 음식부터 길거리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한 붕어빵과 서민음식인 짜장면까지 여러계층을 표방하는 음식들의 흥망성쇠를 간접 경험하였다고나 할까.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중국의 길거리에서 붕어빵을 파는 중국인이였다.
우리나라 붕어빵이야 안에 단팥이 들어있는 것이 전부이며 기계틀에 따라 붕어의 생김새가 조금씩 틀리거나 아니면 새우 혹은 조그마한 국화빵으로 분류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중국 길거리에서 중국 현지인이 팔고 있는 붕어빵은 참으로 다채로웠다. 생김새는 붕어의 모양과 별반 다를바가 없었지만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단팥으로만 국한시키지않고 초콜릿, 사과잼 등등..총 4~5가지의 내용물을 구비해 놓고 구입자가 원하는 걸 넣어서 만들어주는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많이 팔리면 하루에 천개를 넘개 판다고 한다.
이미 붕어빵 장사로 이 중국인은 자신의 집을 비롯해 식구들의 집까지 총 3채의 집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돈으로 2백만원은 족히 넘는 현금을 들고와서 붕어빵 반죽의 비법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일언지하 묵살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노하우를 전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의 꿈은 지금으로 만족하지 않고 중국에 맥도널드나 KFC같은 붕어빵 체인망을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말한다.

또 다른 중국인(조선족)의 경우 한국에서 파는 짜장면을 맛보고 그 맛에 반해 중국현지에서 한국식 짜장면을 팔아 체인점을 써 3곳 운영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척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는 없는 중국요리인 짜장면을 중국인들 입맛에 맞게 약간 개량하여 판매를 했고 이 전략이 맞아떨어져 지금은 가족과 친지들까지 동원할 정도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는 법..
위의 두가지 경우와는 반대로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겪었던 요식업의 실패와 성공사례까지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었다.

전주집이라는 한정식집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던 어떤 한국인은 변하지 않는 메뉴와 반찬으로 인해 엄청난 수세에 몰렸다가 로테이트식으로 메뉴의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기적적으로 되살아난 이야기..
어마어마한 규모로 거대 한식당을 개업했다 쪽박을 차고 궁여지책으로 중국사람들은 회를 안먹는다는 점을 착안하여 참치전문점을 조그마하게 낸 후 대박을 터트린 후 체인점을 4곳을 내는 성공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심한 중국시장에서 언제나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신중해졌다는 이야기..

(사진의 재활용...호호)
외국에서 맹활약중인 한국국적의 음식들을 보고 있자니...옛날 누나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먹었던 한국음식 생각난다. 휴양도시로 유명하기도 하며 절대 적은 규모의 도시가 아님에도 그곳에 있었던 단 하나의 한식당에서 먹었던 냉면의 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한마디로 음식이 아니였었다.
48시간(싸게 오기 위해 3군데를 경유했다는.)동안 느끼한 기내식과 모텔에서 배달시켜 먹은 피자로만 배를 채웠던 나는 누나가 사는 동네 공항에 떨어지자마자 토사곽란을 일으켰고, 뱃속이 겨우 진정되었을 때 그래도 한국음식은 들어갈 수 있겠지란 생각에 누나의 식구들과 갔던 곳이였다.

불고기를 전문으로 팔지만, 느끼한 고기먹을 속이 아니였기에 메뉴판의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비빔냉면을 시켰던 것이 실수라면 실수였었다. 이북출신인 외가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냉면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나도 아무리 미국이라도 냉면만큼은 들어갈 줄 알았는데.....
일단 푸짐했다. 조막만한 양을 주는 한국에서의 냉면과는 다르게 푸짐하게 곱배기에 버금가는 양을 선사했지만, 왜 비빔냉면에 상추가 들어가 있는 것이였는지.. 거기다가 맵기는 커녕 그 맛의 정체를 알수 없는 양념까지..식초와 겨자...거기다가 고추가루까지 뿌리는 극약처방에도 그 냉면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였었다. 결국 반에 반도 못먹는 나를 보고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하는 누나...
왜 누나가 어쩌다 한국에 나오면 길거리에서 파는 순대,떡볶기와 분식집에서나 파는 쫄면에 환장하는지 알것 같았다.
뱀꼬리 : 참치전문점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 참치집 메뉴...한국돈으로 2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참치는 무제한 공급...거기다가..각종 해산물까지....성게알까지...중국원양어선을 독점계약했기에 양질의 수산물을 싸게 들여와서 저리도 푸짐하게 손님께 접대할 수 있다고 한다...딴 건 몰라도 어제 저녁 본 음식들 중에 제일 탐이 났다는... 참치 먹으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