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80110
* 딸과 아버지
- 아빠바라기와 딸바보
오랜만에, (언니인) MJ, MS 자매의 소식을 들었다. MS는 딸아이의 절친이었는데, 이 친구 가족이 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이가 멀어졌다. 안해가 MS 엄마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안해로부터 소식을 접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내게 들려준 이야기 중 하나는, MS 아빠가 MS 엄마의 명령(?)을 거역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그런 적이 없었는데 ... 사정을 알고 보니, 큰 딸인 MJ가 엄마에게 휘둘리는 아빠가 보기 안타까워 “아빠는 엄마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싫으면 싫다고 의사 표시를 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현재 중학생인 MJ는 엄마가 아빠에게 대하는 태도가 싫어 기숙사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MS 엄마가 안해에게 이야기하면서 재미를 위해 약간의 과장을 섞었을 가능성을 생각한다. 또는 MS 엄마의 이야기를 안해가 오해했거나 내게 전달하면서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MS 엄마가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싫어 기숙사 있는 고등학교를 가려 하기보다 공부만 채근하는 엄마가 싫어 기숙사 있는 고등학교를 가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은 두 딸이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하는 가족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내 주위에는 딸이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하는 가족들이 더 있다.
* 예전에 내가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어느 알라디너로부터 ‘남자의 (첫 인상이자 부정적인) 인상을 대개 아버지로부터 받는다’는 댓글을 받았다. 최근에는 페이퍼를 통해 아버지와 불편한 관계를 나타내는 두 여성 알라디너의 글을 읽었다.
궁금증 1] 딸이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했다. 그 아버지는 양성 평등의 사고와 행동을 보였다. 딸은 이 세상의 남자가 자신의 아빠와 같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마땅히 이 세상의 남자들이 자신의 아빠와 같아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이런 여성이 있을까?
궁금증 2] 나는 남녀불평등 세상에서 남성의 동류 同類로서 책임감을 가지라는 독촉에 그리 공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말투에 맞게 능동태로 글을 썼지만, 정확한 의미는 ‘공감되지 않는다.’는 수동태를 뜻한다.) 그러나 부녀 간 불편감을 가진 가족들은 보면 아버지의 동류로서의 책임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런 나의 심리 상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