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요읽기 180109

 

<언니의 일기> - 김인순

 

사랑을 하면서 애태운다면

뭣하러 사람들은 사랑을 할까

 

그이가 보냈다는 메모 쪽지에

파랗게 내려 쓴 낙서를 보고

...

아가씨 내 마음을 믿지마오

그대를 사랑할 수 없다는 말에

...

언니의 사랑을 고백할테야

 

* 메모의 내용을 보면 언니의 사랑은 상대가 모르는 짝사랑이 아니라 상대가 이쪽의 마음을 아는 외사랑이다. 따라서 작중 화자 話者가 대신 고백해서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 특히 그대를 사랑할 수 없다는 구절은 상대 남자가 기혼자가 아니면 사랑하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다.

 

* 오랜만에 들은 이 가요의 가사의 의문점은 아래 가사다.

사랑을 하면서 애태운다면 뭣하러 사람들은 사랑을 할까

 

그러게 말입니다. 뭐 하러 사랑을 할까. 며칠 전 아이의 하소연과 함께, 안해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아이 친구의 엄마들에게 관한 것들이다. 안해는 무언가를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 잘 해주려 했다. 나는 당시에 안해에게 경고했었다. 일방적으로 잘해주려 하면,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중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안해는 배려에 대해 답례를 받지 못하거나 속된 말로 선의에 대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끼는 경우를 당했다.

 

나 역시 알라딘에서 선의로 (그것도 꽤 조심스럽게, 부담을 안고서) 어떤 댓글을 남겼더니, 상대가 분노로 답한 적이 (큰 것만 두 번) 있었다. 그러나 나의 감정적 동요가 적었던 이유는 게임의 이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나의 답은 이렇다. 애태운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면, 사랑하지 마라.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강담하게 하시느니라 (고린도 전서 10:13)

 

김인순의 언니의 일기에서는 뭣하러 사랑을 할까라고 묻는다.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에서는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하겠네.라고 답한다. 마립간은 이렇게 말한다. 논리적 추론의 과정이 참이라고 해서 그 결론이 사실적 참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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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8-01-0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태우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사람을 자극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거지요.
그 괴로운 과정을 실은 즐기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해요. 아무런 자극이 없는 오랜 시간보다는 생생함이 나은게 아닐까 싶구요.

감당할 수 없다면, 기대하지 마라, 단절하라. 는 의미는 아니시지요?
안해분께서는 실망을 많이 하셨겠네요, 약간 상처도 입으셨을 거 같구요. 사람들이 참 내 맘과 같지 않아요.
그리고 이 글에는 마립간님이 안해분의 하소연을 들으시면서 느끼신 안타까움이 제게도 느껴지네요.
가까운 이가 속상해하면 저도 속상합니다.

마립간 2018-01-09 15:02   좋아요 0 | URL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애태우는 과정을 즐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랑에 상처 받은 것이 사랑 한번 못한 것보다 낫다‘고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자극 없는 오랜 시간이 생생함보다 열등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감당할 수 없다면, ‘기대하지 마라‘는 제가 의도(의미)하는 바이지만, ‘(인간 관계를) 단절하라‘는 실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제 의도(의미)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녀고양이 2018-01-09 18:40   좋아요 0 | URL
애태우는 게 자극 없는 것보다 더 낫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였어요. ^^

실망과 좌절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인간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기대하지는 말라는 말씀이시군요. 모든 기대를 내려놓을 수는 없지만,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한계를 아는 것은 중요한 것 같네요.

마립간 2018-01-09 20:11   좋아요 0 | URL
애태우는 게 자극 없는 것보다 더 낫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 그렇죠.^^ 제가 어감을 오해했습니다.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http://blog.aladin.co.kr/757611146/9826774 글의 마녀고양이 님과 cyrus 님과 댓글에서도 받는 느낌이 우리는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녀고양이 2018-01-09 20:56   좋아요 0 | URL
객관적이려고 노력하는 면이 사이러스님의 매력이지요.
젊은 느낌이 들어서 예뻐요, 사이러스님이 이 말을 들으시면 화내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