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 170508

 

- 어른스러운 아이 DY, 첫 번째 이야기

 

지난 4월 말에 딸아이와 아이 친구 3(일명 F4)이 우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가졌다. 이중의 한 명, DY는 평소에 어른스럽다는 평을 들었던 아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골고루 초콜릿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아저씨에게 한 개 줄 사람?”라고 하니, 선뜻 제 것 한 개 드세요.”라고 답했다. 다른 에피소드로는 내가 자기가 자고 난 잠자지는 자기가 개어야지.” 다른 아이들이 미적거리는 사이 DY는 바로 이불 개기 시작한다.

 

이런 칭찬 받는 면인 어른스러움이 당사자에게 꼭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다른 에피소드는 ; F4DY를 제외한 3명이 입술에 무엇인가를 발랐다. 나는 아이들에게 쥐 잡아 먹어냐라고 하니 웃는다. 그런데 DY는 입술에 바른 것을 거부했다. DY에게는 입술에 (화장도 아닌) 무엇인가를 바르고 지우는 것이 아이들 장난과 같은 느낌을 준 모양이다.

 

이런 상황은 DY와 다른 아이 3명과의 동질감을 약화시킨다. 동질감의 약화는 친밀감의 약화를 유발한다.

 

결국 어떤 사건을 계기로, 4명 사이에서 감정이 폭발했다. 나는 (여성 비언어적 해결 방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성 언어적 해결 방법을 적용해서) 각자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 각자의 생각 및 감정 상태를 확인한 후에 어떤 결정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에서 동질감, 친밀감, 유대감의 이행을 이야기한다. 방향이 비도덕적-비윤리적인 경우에 마찬가지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에서는 남성 내집단 편향 (male gene-meme ingroup bias)을 비판한다. 나는 (, some) 페미니즘을 여성 내집단 편향 (female gene-meme ingroup bias)으로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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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7-05-0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너무너무 오랜만에 들리게 되네요.
성장하는 따님의 이야기가 참으로 정겹고 반갑습니다. ^^

동질감의 약화가 친밀감의 약화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그래도 DY의 독특함이 사랑스럽네요. 다만
˝쥐 잡아 먹었냐˝ 라는 농담은 웃기면서도 부정적인 뉘앙스로 들릴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입술을 빨갛게 칠하는 행동이 부정적이구나 라고 받아들이게 되고, 더욱 안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겠지요.
부모가 무의식 중에 하는 습관에서 형성된 틀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이 크답니다.

저보다 더욱 좋은 아버지이시지만,
마립간님께 주된 고민 중의 하나인 친밀감과 관련된 문제가 DY에게도 있을까 염려하시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제 의견을 전달해드린답니다.

요즘 상담, 특히 부부나 가족상담, 또는 정신병리적 상담을 많이 하게 되면서
심신이 지쳤는지 누군가와의 소통에 그다지 흥미가 없어져서 알라딘에 글을 쓰지 않게 되네요.
제게 있어 현재 소통이나 정서적 교류가 넘쳐 흐르는 상황인 것 같아요.
내년까지는 이런 상태일 가능성이 크고... 제가 간간히 들어왔을 때 변치않는 마립간님을 만나는 것은 기쁨입니다.

마립간 2017-05-09 15:00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 님, 반갑습니다.

저는 한 동안 (아이가 어느 정도 성숙될 때까지) 알라딘 서재에 머물 것 같습니다. 아이가 제 서재 글을 읽기 때문에 서재의 글은 아이와 소통의 통로이기도 합니다.

˝쥐 잡아 먹었냐˝ 라는 제 말은 제가 선호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으려 했지만, 세련되지 못했네요. (좀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7-05-12 23:12   좋아요 0 | URL
아버지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따님이 알기 때문에 스스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아하는 아빠가 좋아하지 않는 행동을 자신도 싫어하는 방향으로 은연 중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뒷부분 말씀처럼 아이들과의 동질감이 중요하시다면, 아버지의 의견을 밝히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아빠는 선호하지 않지만, 아이들과의 동질감을 위해서 너는 입술을 빨갛게 하는 행위를 선호하는 편이 좋겠다는 것은 자녀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이중적인 메시지라고 보입니다.

마녀고양이 2017-05-12 23:15   좋아요 0 | URL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는 부모의 다양한 메시지는 자아와 타인, 세계상의 기초가 되니까요. ^^

이렇게 얘기하면서,
제가 코알라에게 하는 이중적인 메시지는, 아하하, 엄청납니다. ㅋ

마립간 2017-05-13 16:48   좋아요 0 | URL
저는 모순적 (상보적) 상황을 확인하는 지식적 접근에 머무는 수준입니다.

예를 들면, 병자호란의 주화파, 주전파 모두 의미가 있고, 개화기 시절의 개화파, 위정척사파 모두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이중적이기도 하고, 딸과 그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7-05-14 23:27   좋아요 1 | URL
이중구속 즉 더블 바인드에 해당하는 의사소통 부모의 자녀가 얼마나 큰 심리 손상을 입는지 자주 확인해서 제가 예민했을 수 있습니다. 마립간님의 언어와 행동이 그 정도로 불일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해하실까 하여...

마립간 2017-05-15 07:57   좋아요 0 | URL
아! ‘이중구속‘의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상보성보다는 인지부조화에 더 가깝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