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0313
≪휘둘리지 않는 힘≫
지난주 3월 10일 금요일, (삼계탕을 먹지 않고,) 나는 늑대를 묻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점점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책 내용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내용이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너무 잘 묘사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p209 이러려고 왕이 되었단 말인가.’는 박근혜 전대통령의 2017년 11월 4일에 2차 대국민 담화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휘둘리지 않는 힘≫은 2016년 1월에 출간되었고, 원고는 그 이전에 썼을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 상황을 보고 쓴 것 같다.
‘p205 그러나 맥베스는 왕권의 정통성, 왕위 취득과정의 정당성 등 부분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국가 전체 문제를 관리하는 CEO의 역할을 게을리했다.’ 이 글도 국정원 댓글 논란과 관련하여 정권 유지에 집작하면서 국정 운영을 못한 상황을 떠올린다.
p196 그는 왕을 죽일 수는 있지만 ‘왕다움’을 손에 넣을 수 없고, 왕이 될 수 있지만 군주로서의 덕성을 손에 넣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p202 지위욕구와 권력의지는 같지 않다. 이 글도 박 전태통령이 대통령이 되고자 했으나 정작 대통령이 되고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p237 나는 오셀로가 ‘진실한 사람’ 따위의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순박하다 못해 유치하다고 느낀다. p238 나는 여기서 오셀로의 내면에 있는 터무니없는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셀로는 자기 생각과 행동의 책임을 자신이 스스로 걸머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 글은 박 전대통령과 최순실씨와 관계를 설명한다.
400년이란 시간차와 영국과 한국이란 거리 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꼭 들어맞는 상황이 있다는 것은 이와 같은 상황이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것도 불변한 마음을 더한다. 다시 말하면, 이와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을 언급했으니 몇 가지 생각을 덧붙이면,
# 이번 탄핵에서 박 전대통령은 기득권의 죽은 카드가 아니고 버려진 카드다. 죽은 카드와 버린 카드는 차이가 크다.
#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최초로 탄핵되었다는 것의 연관성이다.
나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남자는 목욕탕 가서 친해지고, 여성은 친해져서 목욕탕을 간다는 속설이 있듯이) 본인에 관한 요인과 조현아 대한 항공 상무처럼 사회적 요인 모두 작용했다고 본다.
# 비판과 비난과 비하는 같은 말이 아니다.
뱀발) 나는 페미니스트들( feminst와 Feminst)의 여성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특히 정희진씨는 박근혜 전대통령을 여성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글을 썼는데, (기분이야 나처럼 찹찹하겠지만) 이번 탄핵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