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여인 - 나혜석羅蕙錫
정월晶月 나혜석이란 이름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최초의 서양 여류화가입니다. 무엇이든지 최초는 매력이 있지요. 선구자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문필가로 소설 ‘경희’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혜석씨는 서양화가로서보다 여권운동자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렬하였습니다. 요즘에도 공개하기 쉽지 않은 이혼고백서라는 글을 썼다는 것은 그의 저항정신을 느끼게 합니다. 나혜석을 좋아하는 이유는 불합리에 대한 저항정신입니다.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며, 오히려 그 저항의 대상이 남성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년이 불행하게 된 것은 너무나도 뛰어났기 때문에 사회와 타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혜석의 변 ‘현모양처란 교육가들이 자성없이 상업적으로 내세우는 주의에 불과하며, 온양유순을 가르치는 것도 여자를 노예로 만들기 위한 것이며, 정조는 취미와 같은 것이어서 도덕이나 제도로 강제할 일이 아니다.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결혼을 하더라도 각자 배우자 이외 다른 이성을 만나 사교를 하는 것이 쉽사리 권태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 지금 들어도 너무 파격적입니다. 불꽃같은 여자라는 수식어가 매우 잘 어울리죠. 최근에 나혜석 평전이라는 책이 새로 나왔는데 한번 읽어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