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60608
≪잘못된 길≫
흥미롭게 읽기는 했으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잘못된 길≫보다 ≪행복한 페미니즘≫을 재미있게 읽었고, 별점에도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잘못된 길≫에서 주장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에 동감한다. 그러나 읽는 중간에 글쓴이의 격한 감정과 같은 것을 느꼈다. 혹시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소수로 소외된 감정이 은연중에 글에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여성을 일반화는 것은 여성 (열등) 차별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역시 한 가지로 통칭하는 것 역시 무지나 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한히 인정하는 것 역시 탐탁지 않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 정권’을 긍정하는 페미니즘도 페미니즘이라는 주장은 불편하다.
나는 대충의 갈기로 페미니즘을 둘로 나눈다. ≪페미니즘의 도전≫, ≪빨래하는 페미니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남자들은 나를 자꾸 가르치려 한다≫ 등의 의견을 가진 페미니즘이 있고, 다른 한 편에 ≪행복한 페미니즘≫, ≪잘못된 길≫, ≪여성의 남성성≫, ≪소모되는 남자≫ 등의 의견을 가진 페미니즘이 존재한다.
지금 읽고 있는 ≪페미니즘의 개념들≫은 양쪽 모두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나, 흑백논리로 양측의 하나를 억지로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후자에 넣겠다.
전자를 지지하는 분의 모토는 (어느 알라디너가 내게 주신 댓글인), ‘페미니즘을 모르는 또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반쪽 밖에 모르는 사람이며, 휴머니스트라면 누구나 페미니스트가 될 것이다’이다. 반면 (내가 포함된) 후자를 지지하는 사람의 모토는 ‘페미니즘은 (또는 페미니스트는) 편견을 버림으로써 휴머니스트가 될 수 있다’이다. (이때 페미니즘은 전자 페미니즘에 한정된다.)
나는 후자 페미니즘이 페미니즘과 다른 명칭을 얻었으면 한다. Feminism은 feminine, female에 어원을 두었을 테고, female은 male에 접두사가 붙은 것이다. fe-라는 접두사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어느 웹사이트에서는 fe-의 의미가 ‘젖을 먹이다’라는 뜻이며, female 자체가 성차별 용어라고 주장한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물론 나는 유래가 본질을 결정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으로 말의 유래를 중요시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에서 이 용어에 집작하는 이유의 ‘참정권’ 획득의 희열 때문으로 생각한다.
큰 성공은 더 큰 성공을 이루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