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10) 뉴스는 사실만 전달해야 하는가, 아니면 전달자의 의견/논평이 포함되어야 하는가? 허용이 된다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앵커는 뉴스 전달시 자신의 의견이나 논평을 포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1분뉴스를 들을 때는 정해진 짧은 시간 내에 아나운서가 대본을 읽듯 그 뉴스의 중요한 사실만 전하고 끝나 버립니다. 그런 경우, 사실을 들은 후 머리 속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귀에 뉴스가 남기보다는 눈(머리) 속에 아나운서의 무표정함만이 맴돕니다.


뛰어난 앵커는 간단한 소식을 전할 때도 표정, 목소리톤 등에 변화를 줍니다. 참사 소식을 전할 때는 애통한 마음을 최대한 자제하고 침착하게, 미담을 전할 때는 만면에 편안한 미소를 잔잔하게 띠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런 식으로 앵커 자신이 뉴스를 대하는 태도를 시청자들에게 나타냅니다.


저는 속내를 조금씩 드러내는 앵커들이 좋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날마다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진실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 제 생각이 어떤 건지 옳은 건지 잘못된 건지,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생각을 다시 해보는 게 좋을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는 매우 중요한 위치의 전문직업인입니다. 일반 대중이 모르고 있는 일에 대해 알려주는 최초의 사람이고, 그 사안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앵커가 “삼풍백화점이 붕괴됐습니다. 무너진 건물잔해로 인해 반경 3km 이내는 대기가 뿌연 상태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있는 생존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구조견과 경찰, 119 구조대원 등이 수색작업 중입니다.” 라고만 말한다면 저 같은 사람은 속이 터져 죽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경우 저는 앵커에게서 다음의 예와 같은 말이 덧붙여지길 원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요. 초고속 발전의 대가치고는 너무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앵커가 사실에 덧붙이는 자신의 의견(혹은 논평)은 뉴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정도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이 전할 사실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덧붙이는 의견은 시청자에게 신뢰를 주지만, 앵커의 의견이 장황하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경성(硬性, hard) 뉴스보다는 연성(軟性, soft) 뉴스를 지향한다고 하던데,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뉴스가 나아가야할 태도는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감동을 전하는 기자이고 싶다 / 김은혜

 

이 책을 저는 지금도 가끔 들추는데요. 그 이유는 김은혜 기자(현재 뉴스투데이 앵커)의 당당함과 부지런함, 추진력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지금까지 제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앵커는 김은혜입니다. ^^


혹시 이 책 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갖고 있는 책 보내드릴게요.


 

전에 언제 한 번 들른 적 있는데, 다시 우연히 방문하여 이벤트 기간이라는 걸 깨닫고 이렇게 짧은 글 남깁니다. 반갑습니다.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05-12-20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春)님 감사합니다. 형식에 딱 맞는 글을 올려주셨네요. 저는 책에 관해서 사양하는 법이 없습니다. 보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혹시 들으시게 되면 발자국을 남겨 주세요. 워낙 자폐적 성격이라 이번 이벤트가 끝나면 한동안 페이퍼 쓰는 일은 쉬려고 합니다.

하루(春) 2005-12-2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습니다. 김은혜 기자의 책이 나온지 오래된 거라 제가 드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던 건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저도 책 1권 고르도록 하죠. ^^

2005-12-20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