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0812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별점 ; 생략. 구매

 

바둑 천재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구입한 책. 조훈현은 내가 바둑을 알게 된 이후 쭉 좋아했던 인물이다. 한마디로 천재. 한국 토종 서봉수, 돌부처 이창호, 창칼 휘두르는 유창혁, 미소짓게 하는 바둑해설 윤기현. (이세돌부터는 대국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들 바둑 기사 중에서 가장 내 스타일에 맞아 좋아했던 기사는 이창호다. 그러나 가장 빛나는 별은 조훈현이다. 팝송의 비틀즈나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를 떠올리게 한다.

 

조훈현에 대한 인상은 ‘MBC 성공시대 4편 조훈현에서 한 번 더 각인되었다. 그리고 조훈현에 대한 이야기를 <이창호의 부득탐승>의 독서일기에 남겼다.

 

* 독서일기 (110924) http://blog.aladin.co.kr/maripkahn/5099311

 

글이 투박한데 나는 오히려 이점이 마음에 든다. 직접 글을 썼다는 느낌을 준다.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는 대부분 아는 이야기들. 이 점은 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이것은 조훈현이 갖는 지명도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미디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장고長考하는 바둑은 사라지고, 속기 바둑만이 남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바둑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 통째로 버리는 느낌이다.

 

바둑은 다른 무엇보다 세상과 닮아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이기기 어렵지만(不得貪勝), 승리에 대한 의지마저 버리면 역시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바둑은 도이되 도가 아니라고 한다. (승리에 대한 의지는 내가 다듬은 말이고 원래 문장에는 승리에 대한 집착이나 승부욕이였나 다른 단어가 쓰였다.)

 

책의 구성에 대해 못마땅한 것을 이야기하면, 이야기마다 글씨의 색을 달리하고 점선으로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만난다. 글의 핵심 또는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문장인데, 이것은 독자가 글을 읽으며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음식을 씹어 먹는 것이 아니라, 갈아 먹는 느낌이다.

 

* 뱀발 ; 瀬越 憲作 (せごえ けんさく) ; 橋本宇太郞 (はしもとうたろう), 呉清源, 曺薰鉉

세고에 선생은 세상을 흔들고 움직일 정도가 아니면 제자로 받지 아니하셨다.’ ; 위대한 세고에 겐사쿠의 제자중 하나는 새로운 정치적 조류를 열었고(하시모토 우타로), 다른 하나는 새로운 바둑의 흐름을 바꿨으며(오청원의 신포석), 다른 하나는 세계 바둑을 정복했다.(조훈현의 응창기 제패)라고 평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발췌 http://blog.naver.com/deitydoll/188712718)

 

* 밑줄 긋기

p26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 플라톤적 사고방식

p27 다르게 생각하라/p131 고수의 말을 잘 들어라 ; 이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른 것을 가리키지만 실제로는 상보적이다.

p39 다른 생각 ... 뭔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얻게 된다.

p52 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勝德,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 된다.

p57 생각은 나무처럼 가지를 뻗으며 자란다. 한번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를 뻗으면 계속 그 방향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간단한 일일지라도 원칙과 도덕을 지켜야 한다. ; 역시 플라톤적인 생각. 고정관념도 같은 방식으로 형성되는데, 문제는 잘못된 방향과 옳은 방향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

p79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길 수 있다면 이겨야 한다.

p80 내가 버텼던 이유는 이겨야 한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아직 이길 기회가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p82 이것은 욕심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 욕심 맞다. 그래서 나는 바둑이 도보다 세상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p89 패배의 아픔에 절대로 무뎌지지 않는 투쟁정신. 어떻게 보면 이것이 계속 이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훗날 정상에서 내려와서야 알게 되었다.

p92 새로운 로 승부해라 ; 류는 무한히 많은가 아니면 아직 찾아내지 못한 것이 많을 뿐인가?

p101 스스로 강한 자는 절대로 변명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지더라도 당당하다./나는 고수가 갖춰야 할 싸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예의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154 신념을 위해 악수를 둔다

p174 이처럼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 준다.

p175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p228 세고에 선생님이 바둑계의 도인이라면 슈코 ふじさわ ひでゆき 선생님은 기인 奇人이 분명하다.

p248 승부의 세계에서 나이와 체력은 핑계가 될 수 없다. 나이 때문에 체력 때문에 질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해버리는 순간 승부사로서의 인생은 끝난다.

p246 “나이 마흔에 바둑을 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이 끝이었다. 바둑은 슬픈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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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5-09-0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남편이 바둑하고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와 바둑 틈틈히 귀로 듣는데, 바둑의 세계도 나이 삼십 넘으면 한풀 꺽이나 보더라구요.,나이 들면 더 잘할 것 같은데, 그 날고 기던 이세돌이 요즘 꺽이는 거 보면, 참 십대이십대가 두뇌의 절정 같아요. 김지석이나 박정환인가 하는 젊은애들한테 지더구만요~

마립간 2015-09-02 08:0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 님의 의견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인에 이야기에 의하면 제가 알던 시절(이창호 까지)과 지금의 차이는 축적된 바둑의 지식이 차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조남철 씨의 `바둑은 인생과 같아서 인생의 경험이 바둑 성적을 향상시켰다`는 말을 실감했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