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0803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이 책과 13년 만에 재회다. 재회의 동기가 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이 책은 식스센스 내가 유령일까라는 페이퍼의 목록에도 빠져 있는데, 이 글을 쓸 당시에 따로 독후감을 쓰겠다는 무의식이 작용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독후감을 쓰면서 페미니즘과의 연관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지만, 가능하면 나의 소회만 남기려 한다.

 

이 책이 내게 각인이 된 이유는 (어쩌면 아니 당연하게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되는데) 비유하자면 박해받는 선지자에게 나중에 내려진 성경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 봐, 내 말이 맞잖아' 정도 (내가 생각해도 '박해받는 선지자'는 과도하다. 코스프레 コスプレ.)

 

이 책에 행동주의자, 환경결정론자의 전성기는 1970년대다. 북미주와 우리나라의 시차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전성기는 1980년대에 걸친다. 그런데 그 시절, 나는 다른 사람과 가치관 정립을 위한 대화나 논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나는 행동주의에 동의할 수 없었다. 이 행동주의에 반대는 거의 나 혼자였는데, 이해도 안 되고, 동의할 수 없는 것을 동의하는 척 할 수 없었다. 그리고 10년 또는 15년이 지난 후 이 책을 만났을 때, 1980년대의 내 상황이 박해받는 선지자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이 책의 다이아몬드 박사와 같은 위치다. (박해받는 선지자라는 용어를 내게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실 나보다 더 박해받는 선지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이 책의 주인공 데이비드다.

 

이 책의 앞부분에 글쓴이와 데이비드가 대화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럼에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데이비드가 자살을 하지 않나 조마조마하면서 읽었다. 그만큼 데이비드는 고난을 겪었고 책에 잘 표현되어 있다.

 

이번 독서에서 성 gender identity보다 더 눈에 띠는 것은 선의의 어떤 결정이 악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론과 재닛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아빠는 알콜 중독자로, 엄마는 우울증으로, 형은 자살 충동, 동생은 비행 청소년의 결과를 낳고 가정은 와해가 된다. 이 책의 말미에는 가정을 회복하는 Happy ending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구글 검색에는 동생이 먼저 자살하고, 이 책의 주인공은 2004년 자살한 것으로 나온다.

 

* 머니 박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가치와 평가는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의사는 진료가 변호사는 변론이 가치라면, 실제 환자나 의뢰인은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가치에 덧붙여진 (정치력을 포함한) 포장된 것이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나 의뢰인이 포장된 것에 의해 판단하게 되고, 오히려 본연의 가치에 치중한 사람들은 퇴출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왜 팔리는가>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런 피해에서 벗어나려면 2nd opinion을 얻는 것인데, 일부 환자들은 hospital shopping으로 이어진다. (김구와 이승만에 대한 국민의 선택도 이와 비슷하다.)

 

* 데이비드에게 친구 둘이 있다. 헤더와 메리 맥켄티. p282 “브렌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했지요.”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나의 맥켄티들께 감사한다.

 

* 돌이켜보면서 내가 행동주의에 대한 반감이 1970년대 상황과 맞물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는 하면 된다가 국가 슬로건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못 마땅했다. 하면 되는 것도 있지만, 해도 안 되는 것도 있고, 하면 되지만 부작용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도 있다. ‘하면 된다가 일부 행동주의와 공통점을 갖기도 하지만, 나 역시 감정의 전이가 일어난 것 같다.

 

* 이 책에 흔하게 볼 수 없는 인터뷰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양성자 hermaphroditism인데, 나는 트렌스젠더인 분을 봤지만, 양성자를 본 적이 없다. 의학 책 외에 본 것은 드라마 별순검이다. 실제 확률이 낮기도 하지만, 이 양성자들이 의학적 도움으로 한 가지 성으로 결정해서 삶을 살아갈 것으로 추정하지만, 국내 증례 보고와 관련하여 4건만 검색된다. 이 책에 의하면 양성자 가 2천명 중의 1명이라고 하나 구글 검색에 의하면 ‘Not XX and not XY’‘one in 1,666 births’라고 나오며 ‘Ovotestes’‘one in 83,000 births’라고 밝히고 있다.

 

* 밑줄 긋기

p9 의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이들 쌍둥이는 별탈 없이 자랐고, 성은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결정된다는 확고한 증거가 되었다. ... 게다가 남성과 여성의 격차는 생물학적이 아니라 문화적인 데서 비롯된다는 근거로 제시되면서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p10 명백한 실패였다.

p12 그가 데이비드를 선택한 이유는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이름인데다 14년 동안 그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렸고 했던 배후 세력과 싸워 이긴 자신의 모습이 성경에서 천하무적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과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p13 “부모님은 정말 미안해하세요. 당신들이 제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은 저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그렇게 하신 것 아니겠어요? 너무나 막막한 상황에 처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잖아요.”

p33 두 사람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머니 박사의 자신감이었다.

p45 양성 hermaphroditism이란 내외 생식기의 기형 때문에 중성으로 태어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 헤르메스 Hermes와 아프로디테 Aphrodite의 이름을 결합시킨 단어로, 태아 2천 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측된다.

p52 머니는 의견을 내라고 하면서도 사실은 동의해주기를 바라는스타일이었고, 상대방이 맞장구를 쳐주지 않으면 불쾌한 기색을 거리낌없이 드러냈다.

p58 인간이 유전적인 영향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다니 겉만 번지르르한이론이며, 문화, 교육, 환경이 인간의 성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은 유전적인 요소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p59 연구 결과, 양성으로 태어난 어린이의 신체구조와 성 정체성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가정은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p61 “저는 이론을 반박했을 뿐인데, 머니 박사는 그걸 개인적인공격으로 받아들인 거죠. 제 의도하고는 무관하게 말입니다.”

p80 거짓은 거짓을 낳고/p213 잘못된 집념

p87 그러한 상황이 동성애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p91 그의 고백에 따르면 당시에는 순수하게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줄 알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사적인 감정도 섞여 있었던 같았다고 한다./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머니는 이처럼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안 그러면 이해 못할 몇몇 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빈정댔고,

p95 “뭔가 앞뒤가 안 맞다는 걸 아주 어렸을 때 눈치챘죠.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었어요. 전혀 몰랐죠.”

p113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전혀 몰랐다. ... 하지만 머니 박사에게 또 다른 면모가 있지는 않을까 의심한 적이 한 번 있기는 했다.

p263 그는 이 논문에서 환경결정론자로서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쌍둥이케이스가 실패한 이유는 데이비드가 남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요인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니까 초기에 성을 바꾸기로 결정을 내렸을 때 부모가 애매한 태도를 취했기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p287 그런데 놀랍게도 결과는 데이비드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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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08-0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이랑 너무 비슷해서 찾아보니 같은 저자가 쓴 건데 절판돼서 다른 이름으로 재 출간된 것이군요.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로 2014년에 나온 책과 같은 것 같아요. 원저자가 같고 내용도..

마립간 2015-08-04 15:51   좋아요 0 | URL
저도 확인해 보니 같은 책이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5-08-0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수학과 여성 http://blog.aladin.co.kr/maripkahn/7536301
* 독서기록 150115 레몬 http://blog.aladin.co.kr/maripkahn/7333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