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스센스 내가 유령일까

-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에 비유되는 행동주의 여성주의

 

나는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부르지만,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나를 기독교인으로 또는 비기독교인으로 보는 그룹으로 나뉜다. (이것도 알라딘에서 여러 번 언급한 이야기다.) 그 이유는 나의 기독교 가치관이 우리나라 개신교 주류와 공통점이 있지만, 상당 부분 영지주의자 입장을 취하며 무교회주의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진화론자다. 그리고 과학을 가장 신뢰한다.

 

이런 나의 입장은 종교적으로도, 과학을 주제로 하는 모임에서도 소수小數일 수밖에 없다. 기독교인에게 진화론을 설득하는 것은 내가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을 주제로 하는 모임에서 '진화론이 맞지만, 기독교(또는 넓게 유신론자)의 반론을 들어 보면 과학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조차 기각된다. 이 두 집단 사이의 거리감은 브라만과 불가촉천민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양 집단에 대해 내집단 편향을 갖지 못했고, 그 만큼 불이익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다. ; 나는 과학을 신뢰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진화론적 과학 지식은 ‘맞다’고 할 만큼 신뢰한다. 그러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은 즉 진화론의 허점은 창조론을 기각할 수 없다. 어쩌면 진화론을 생명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될 수도 있다. (나는 단자 monad로 수학, 물리, 정신 이 세 가지 외에 생물을 고려한다.)

 

이런 나의 생각은 내 평생 딱 한번 지지를 받았다.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었고 지금은 대학생이다. 긍정적 반응이 아닌 지지하는 변론을 했을 때 좀 놀랐다.) 그가 내 의견을 지지했다고 해서 그의 생각이 나와 똑 같은 생각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나는 왜 이 세상에서 흔하지 않은 어쩌면 혼자만의 생각, 넓게 잡아도 단 2명밖에 인정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가치관에 대한 해석의 결과는 우습고 당황스럽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 오직 나만이 (또는 두 사림이) 옳고, 나 외의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유령일까?

 

물론 방어기제는 있다. 다수가 진실은 아니다. 지동설이 처음 나왔을 때, 진화론이 처음 나왔을 때, 그 가치관은 다수가 아니었다. 이 가치관을 주장한 사람은 악령惡靈의 평가를 받았고, 지오다노는 화형에 처해졌다. 누가 유령일까? 나는 유령일까?

 

칼 세이건의 유명한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 있다. 이 책에서 악령을 지칭하는 것에는 UFO와 외계인 납치, 아틀란티스 대륙과 초고대 문명, 심령술사, 신앙치료사, (대체 의학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기에 의료의 민간요법까지 넣는다. 대체 의학이란 용어는 현대 의학과 일정부분 교집합이 있기 때문이다.) 등이 있다.

 

칼 세이건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악령과 과학을 구분하라고 하지만, 나는 상대론적 회의를 했을 때, 칼 세이건이 제시한 방법으로 나는 악령과 과학을 구분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이 방법으로 진화론과 창조론을 진단할 수 없었다. 스티브 호킹은 <시간의 역사>에서 지구를 받히고 있는 코끼리와 거북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와 같은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다.

 

무신론자에게 모든 지식은 상대적이며 바뀔 가능성을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진화론이 뒤바뀔 가능성을 물어봤다. 그의 답은 0%다. 그렇다면 ‘창조론’이 소멸된 가능성은? 역시 (거의) 0%다. 아마도 이 세상은 누군가를 악령으로 생각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일지 모르겠다.

 

* 여성주의와 행동주의

 

여성주의는 행동주의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동행자의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행동주의 이론은 틀린 이론이다. 틀린 행동주의 이론에 기반한 여성주의가 틀렸다고 말할 때 ; 이 판단은 적절한가? 아니면 결과적으로 옳기 때문에 옳다 주장하는 것이 적절한가? 이번 2015년 페미니즘 논쟁에서 내가 간과한 것은 행동주의가 틀렸다는 전제에 동의했는가 하는 것이다.

 

반anti 행동주의를 주장하는 인용 글과 동영상이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p155 행동주의의 아버지가 남긴 저 유명한 말을 오늘날까지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행동주의가 승승장구하던 시대에도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 다 똑같지만 무엇을 보고 듣느냐에 따라서, 가정에서 어떤 습관을 통제당하거나 격려함으로써 차이가 난다’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p20 남자아이에게 중요한 가치는 따로 있다 p27 남자와 여자는 처음부터 다르게 태어났다

딸과 아들을 동시에 키우는 엄마들은 모두 다 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들은 자동차와 싸움놀이를 좋아하고, 딸은 자동차만 있는 방에서도 소꿉장난을 하며 논다. 아들과 딸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나 뇌 구조와 호르몬 분비가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경로를 거쳐 지능과 정서가 발달한다. 아들을 움직이려면 이런 아들의 본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 EBS 다큐 <아이의 사생활>

https://www.youtube.com/watch?v=R2rvTBVHbg8

 

이 reference에 어느 알라디너께서 이런 의견을 주셨다. ; 책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씀이다. 내가 유령일 수도 있다. 내가 유령이라면 다음과 같은 책들이 (책들의 오독으로) 나를 유령으로 만들었다. <빈 서판>, <도덕의 정치>, <아이의 사생활>, <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아들이 아니라 학교가 문제다> 등이고 간접적으로 <바른 마음>, <진단명 사이코패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인간본성에 대하여>, <이타적 유전자> 등이 포함된다.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43

어느 분이 시사인의 글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이 글은 행동주의 오류에 해당하는 글이 아니다. 반면 ‘딸아이에게 ’핑크‘와 ’공주‘, ’인형‘같은 것들을 쥐어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를 써왔는데 유치원에 다니고 나서부터 핑크와 공주만 가지고논다고. ’나 혼자‘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가 오류에 해당한다. 후자의 상황이 맞다면 여성의 군입대와 동성애자에 대한 가치판단에 모순이 생긴다. 인용된 글과 링크된 시사인 페이지의 내용에 구분이 없다면 <페미니즘의 도전>,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빨래하는 페미니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네 권의 책은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앞의 두 권의 책과 뒤의 두권의 책은 다르다.

 

내가 편협한 독서와 오독으로 유령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유령의 판단여부는 제가 제시한 책을 읽고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 나의 오류를 지적해 주시면 더욱더 감사할 다름이다.

 

행동주의자의 입장에서 쓴 책은 내가 알지 못한다.

 

나의 여성주의에 대한 입장과 주장은 이미 글을 썼는데, 다시 어느 분이 인용만 하지 말고 나의 주장을 무엇이냐 물어왔다. 같은 글을 쓰기보다는 어느 알라디너의 글을 소개한다.

; 남성을 이해할 때 여성들이 먼저 인지할 점은 동물적 부분이죠. 남성은 기본적으로 동물적 습성이 강하죠.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 이상한 페미니스트 발언에 스스로 자승자박한 꼴이 되죠.

하지만 여성들이 이상하게 된 건 남성들의 잘못은 맞지만, 그런다고 그 잘못은 저지른 남성과 그로 인해 피해보는 남성은 다른 계급이란 점을 인지하지 못한 이상 한국의 이상한 페미니즘은 계속 미궁으로....

 

종교와 진화론에 대한 나의 생각에 비하면 나의 페미니즘에 대한 동조는 그나마 빨리 발견한 셈이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마립간 님의 주장에 대한 반론
    from 새빨간 활 2015-07-25 17:52 
    마립간 님의 주장에 대한 반론 여성에 대한 포지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 본성론 > 이고, 다른 하나는 < 환경론 > 이다. 전자가 < 생물학 - 영역 > 이라면 후자는 < 사회학 - 영역 > 인 셈이다. 보부아르의 유명한 정의, " 여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 라는 지적은 여성이라는 존재가 사회적 요
 
 
uzleen 2015-07-2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는 분이지만 알라딘에서 문득 읽고 글을 남깁니다.
창조설화(이론이 구성된 것도 아닌데 론은 그렇죠?)는 과학이 아닌데 진화론과 묶어서 이야기하시다뇨.
충분한 수의 화석과 비교동물학, 생물학, 지질학 등의 데이터를 살펴보고 믿을만한 가설을 제시한 후
발생학, 유전학, 분자생물학 등으로 견고한 이론의 틀을 획득한게 진화론입니다. 모든 과학이 여러 경로를 통해 진화론을 지지하고 있어요.
창조설화는 어디에 기반하나요? 애초에 창조설화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이론의 골격이 있나요?
누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창조했으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어서 주장하는 겁니까?
저도 주장해봅니다.
중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원숭이들이 잡아당겨서 그렇다.
뱃속의 소화작용은 역시 눈에 보이지 않고 엑스레이에도 안나타나는 절구가 들어있어서 그렇다.
지구와 달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할 수 없는 밧줄이 묶여있다.
등등 한도 끝도 없이 `주장` 할 수 있을 겁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마립간 2015-07-30 07:42   좋아요 0 | URL
네,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렵게 댓글 남겨 주신 것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