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0703

 

<일베의 사상>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내가 실천하고 여부를 떠나서 이상을 삼는 바는 신독愼獨이다. 일베(일간 베스트)는 신독과 대척점에 서 있다. 몰이상의 이상, 내게는 몰이성의 집착으로 보인다. 물론 이성이 정의나 최선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밑줄 긋기만 먼저. (처음으로 4색을 사용했다.)

 

* 밑줄 긋기

p8 일베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다. 가입자 수만 해도 백만 명에 육박하고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 1~2만 명이다.

p9 인터넷이 진보적 유저들에게 친화적이라는 그동안의 통념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p9 일베가 만들어낸 신조어와 유머 코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일베가 많은 네티즌들의 프레임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p10 그러나 그들을 비인격화하거나 벌레 취급한다고 해서 (설사 그들이 실제로 벌레 같은 짓을 한다고 해도) 일베와 같은 존재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p12 마지막으로 그들은 더 이상 국가로부터 결정적인 변화나 개혁을 기대하지 않는다.

p12 의사소통 행위, 즉 공적인 숙의 deliberation

p13 칭찬받은 인터넷 환경 ... 공론장의 합리성과 시민의식 같은 윤리적 규범을 타인에게 굳이 강요하지 않고서도 서로 재미를 추구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p15 말하자면 동물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즈마 히로키가 말한 동물화란 이성의 실종이나 인간성의 결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인정욕구에서 초래된 방향성의 변화를 의미한다. ; 악에서 선으로 정향성은 무엇인가?/p16 ‘세계를 동물화하라

p19 말하자면 그들은 좌파들의 거울쌍이다./진보좌파에 대한 반동에서 연유한다. 일베는 본질적으로 진보와 좌파의 증상이다. 진보와 좌파의 존재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일베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33 타인에게 자신만의 생각을 강요하는 행위나 획일적인 분위기를 지칭하는 민주화라는 단어의 이러한 부정적인 용례는 사실 일베 이전부터 활동했던 보수적인 네티즌들에게서 유래한 것이다.

p33 ‘가치 전도

p36 무엇보다 일베가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이유는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의 네티즌들을 저격하고 신상을 터는그 특유의 공격적인 방식 때문이다.

p38 삶의 분노를 표출시키는 것, 인터넷이라는 광장을 통해서 집단화하는 것, 설사 그 자체가 배설일지라도 일베 현상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일지도 모른다.

p39 일베 유저들이 정치적 논쟁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이른바 팩트.

p42 “빠가 까를 양산한다.”

p51 같이 병맛스럽게 노는 곳으로 여겨지던 곳(이외수도 디씨에 자주 접속하는 유저였다.)에 갑자기 훈계조로 나서며 사과문을 쓰라고 대응하는 것이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 나름대로 유저들 간의 평등한 상호인정을 추구

p56 일베 스스로 독자적인 서버를 확장하며 유저들이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운영 방침을 바꾼 것이다. ... 일베라는 괴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p59 유머 코드 ; 나에게는 하나도 웃기게 보이지 않는다.

p62 네티즌들은 이러한 증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집단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기도 한다./그렇게 공격받고 상처 입은 만큼 다시 공격하고 성처를 주는 것이 인터넷 세계에 존재하는 일종의 윤리이다.

p64 그들이 인터넷에 관철되는 논리를 인터넷을 넘어 현실에도 끌고 온다는 점이다./p85 인터넷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호수성을 인터넷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는 데 있다.

p64 증여와 답례의 호수성 reciprocity’ ... 그들 나름대로의 평등하고 수평적인 사회질서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p68 유희로서의 ; 대부분 긍정적으로 사용되었던 유희가 그 자체로 긍정적이지 않음을 나타낸다.

p68 여성 커뮤니티 안에서도 특정 정치인이나 논객에 추종 분위기가 형성되기고 하고, 남성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반대파에 대한 상당히 과격하고 음험한 비방이 일어나기도 한다. ... “여성시대는 여자들의 일베 같은 곳이야” ... 어디에든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p77 하지만 그러한 공간이 반드시 평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

p79 이러한 난장은 이를테면, 하버마스가 규범화했던 공론장의 모델과 다르다. ; 나는 난장보다 수학적 증명을 좋아한다.

p83 우리가 오늘날 악성 댓글이라든가, 일베와 같은 존재에서 보게 되는 인터넷의 부정적인 측면들은 사실은 원래 강준만에게는 일종의 이상이었던 셈이다.

p85 무엇보다 인터넷의 호수성이 지닌 이러한 양면성은 인터넷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무의식으로 규정한다.

p87 여기서 곤란한 점은 이러한 행동에 대해 진지하게 분노하고 항의할수록 상대와 똑같은 수준으로 격하된다는 점이다.

p89 일베 유저들은 시위나 집단적 의견 표명 방식을 꺼린다는 점에서 진보적인 네티즌들과 다르고 심지어 일본의 넷우익과도 다르다.

p90 <나는 꼼수다> ... 공적/국가적 정의진리를 말한다는 정치적 환상이 부여

p91 일베 유저들은 ... 인터넷에서는 어떤 욕망이든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적이고 평등한 공간이며, 무엇보다 거기서는 모두가 희화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p95 우리는 일베와 같이 자신의 혐오 문화를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새로운 젊은 우파들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인터넷 문화가 결코 이상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p96 ... 일베 역시 이미 존재했던 반여성주의, 지역 혐오, 정치 혐오 정서들이 네트워킹에 의해 결집시켰다. ; 일반 정감의 부정적이 예이다.

p100 우리가 획득한 국가의 이미지는 현실의 부족함을 극복하는 언젠가 도래할 정상국가의 모습이었다./p103 오늘날 젊은이들이 바라는 정상국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해 줄 국가란 (미국이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대한민국이다.

p105 애초에 인터넷이 지닌 정치적 가능성에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한 것이 잘못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 수직적인 위계 질서가 아닌 상호 평등한 네트워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보에 더 친화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p106 특기해야 할 것은 이러한 사건들을 계기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군필자 남성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여성주의자들에 대한 안티 정서가 인터넷상에서 자라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p107 급속한 심리적 환멸과 실망이 사람들을 차악이 아닌 최악으로 치닫게 한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에서 얼마나 실망하든, 옳은 것은 옳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꾸준히 외쳐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환경단체에 가입해서 국가와 자본의 폭력에 꾸준히 문제의식을 느껴온 사람들은 현실의 정치인에 대해 아무리 실망을 해도 초심을 유지할 수 있다.

p110 나는 너를 혐오할 권리가 있다.

p114 일베의 이러한 경향은 다른 남초 사이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성 혐오 성향 내지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이가 있다. ; 무슨 차이냐 하면/태도를 더욱 공공연하게 과시하기 때문

p116 이러한 관지자의 방침은 바로 혐오발언을 하나의 문화적 권리 정도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유래한다.

p117 시사IN의 한 기사가 올바르게 지적하듯이 일베 유저는 특별한 종류의 소수자이다.

p119 요컨대 여성에 대한 억압은 성별화된 자신의 모습공적으로드러내지 말 것에 대한 암묵적인 요청에 기초해 있다.

p120 물론 여기서 묘사된 여성의 섹슈얼리티, 성적 특질은 굉장히 왜곡된 형태로 표상되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왜곡되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나의 의견에 어떤 분은 문제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답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p121 법학자인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 제목이 시사하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일베여도 괜찮아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일까?

p123 만일 우리가 일베에 대해 관용과 배려를 가르치고 싶다면 우리 스스로가 일베를 관용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일베를 관용하더라도 일베의 공격성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베가 보수든 진보든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거기게 있다.

p128 이렇듯 일베는 누군가를 혐오할 권리위에서 유저들 간의 고유한 상호인정의 질서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상호 비존중의 상호인정 속에서 자신들만의 형제애의 세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p132 이러한 혐오 문화가 일베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인터넷의 혐오 문화, 타인에 대한 비아냥거리는 능력의 과시 등은 오히려 진보적인 인터넷 논객 쪽에서 시작되었다./일베는 일종의 인터넷의 민주화 현상

p134 일베는 자신들만의 언어 습관과 의례를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유럽의 네오나치보다는 미국 사회의 히스패닉이나 흑인 커뮤니티에 가깝다.

p136 이른바 팩트.

p139 그들(일베)... 이러한 의심은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의 주장이 지나치게 당위적이고 가치 지향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어떤 주장이든 가치판단을 함축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현실을 초월한다.

p140 일베 유저들은 커뮤니티 바깥에서 논쟁할 때 흔히 회의론적인 상대주의자의 입장을 취한다.

p140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이중성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이중성이 일베만의 것은 아니다.

p144 일베 유저들은 몰이상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몰이상성 역시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이념적이다./p145 일베의 사상이란 한 마디로 몰이상의 이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p147 ‘팩트 대 감성팔이라는 저 구분 자체가 감성적이고 이념적이다. 예를 들어 일베 유저들 자신이 항상 논쟁 과정에서 팩트에 강하냐 하면 그렇지만도 않다. 5 18이 폭동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때 ...

p146 진보/좌파들이 너도 나도 같은 이상을 공유하고 있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상호적이고 평등한 인정의 질서를 만들어나가려 한다면, 일베는 정반대로 너도 나도 병신이다라는 상호인정에서 출발한다.

p153 미학 aesthetics이란 18세기 독일의 비평가 바움가르텐에 의해 고안된 용어다. 그것은 오늘날 흔히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감성에 관한 학이다.

p156 일베는 ... 미학적 공동체 ; 즉 일베는 감성 공동체이다. 부정적인 일반정감의 결집

p169 어떤 사건에 대한 역사적 의미 부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p178 한편 공론장에서 자유로운 논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해 가능성 Verst ndlichkeit, 진리성 Wahrheit, 정당성 Richtgkeit 그리고 진실성 Wahrhaftgkeit이라는 선험적인 의사소통의 행위 규범들이 요청된다.

p219 일베의 여성혐오 발언에서 단어를 순화시키고 말투만 점잖게 바꾸면 대부분의 남초 사이트에서의 주류 사상이나 발언과 일치한다.

p236 이 모든 것들은 일베 내에서도 이 사회 속에서 청춘과 젊은이들이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며 기만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정의감과 공분이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241 이와 같이 일베의 사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난 날 촛불이 들었던 이들이 자기 자신의 정치적 상상력을 반성하고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실의 국가에게 불가능한 이상이나 도덕성을 국가와 정치인에게 기대하거나 설교하는 상상력 대신 일상 속에서 타인들에게 먼저 자신의 이상을 작게나마 공유하고 검증받을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 가족 정도에게 겨우 소통하는 정도, 그나마 열린 생각을 가졌을 법한 알라딘에서도 상대는 나를 벽으로 나는 상대를 벽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으니.

p243 이렇든 일상적인 자치활동과 내부의 민주주의에 의해 축적된 역량과 자신감이 국가 개입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p246 ‘거창한 사상 대 소시민적 현실’/맑스주의자들의 전향 배후에 추상적인 사고와 구체적인 삶에 대한 실감이라는 양극단 사이에서 정신적 동요를 발견한다. 말하자면 그러한 동요가 반복되는 것이다.

p247 자신의 이상에 대한 환멸을 견디는 것

p251 상위의 국가에 대한 지지와 항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생태주의가 되었든, 여성주의가 되었든, 맑시즘이 되었든, 사회민주주의나 복지국가가 되었든 정치적 이념과 대의는 먼저 수평적인 관계어서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만들어나가야 한다.

p252 수직적 위계질서 속에서 일어나는 성폭력도 문제이지만 수평적인 관계에서 생겨나는 성폭력의 문제가 훨씬 까다롭다. 수평적 관계 속에는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부터가 개인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인지, 어디부터가 폭력적인 것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p254 무엇을 할 것인가/p255 오히려 그렇다면 촛불을 들었던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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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7-04 0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그닥 찾아 읽고 싶진 않으나 궁금은 했었습니다
마립간님의 꼼꼼한 줄긋기 덕분에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볼까?싶기도 하구요~~~
한 번씩 님의 좋은 글들 읽으면서도 안부는 여쭙지 못했었네요~~잘지내시죠?^^

마립간 2015-07-06 08: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책읽는나무 님.

책읽는나무 님의 근황을 서재글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서재에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2000년 초부터 알고 지내는 알라디너 분들은 마치 고향 분을 뵌 것 같이 정겹습니다.